【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길을 가던 한 커플이 근처에 설치된 TV에서 나오는 소리에 걸음을 멈춘다. TV 속 MC들은 이원생중계 녹화를 통해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장난스레 질문한다. “여자분, 남자친구 분은 낮이밤이, 낮이밤져, 낮져밤이, 낮져밤져 중 어느 타입이예요?”
JTBC ‘마녀사냥’의 녹화 풍경이다. 질문하는 MC도 대답하는 커플도, 시청자도 큰 거리낌이 없다. ‘낮져밤이’라는 여성의 대답에 MC들이 낄낄대며 환호한다. 옆에 있던 남자친구가 으쓱해 한다. 자연스럽고 유쾌한 모습이다.
분명 우리 사회는 변했다. 미혼남녀의 연애와 성은 더 이상 금기시되는 방송 소재가 아니다. 사실 방송은 뒷북친 것에 불과하다. 현실 속 젊은이들의 연애와 성은 생각보다 더 과감하고 자유로운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으니 말이다.
“연인이 아닌 사람과도 스킨십을 할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30대 미혼남녀 10명 중 7명가량은 이렇게 답했다. 대체 어떤 스킨십을 연인 아닌 다른 사람과 할 수 있다는 걸까. 아마 남자친구를 둔 여성들이 보면 당장 연인을 달달 볶아 ‘너도 그러냐’고 심판할지 모르겠다. 남성 절반 이상의 답은 ‘잠자리’(52%). 이어지는 대답은 ‘허그’(29%), ‘키스’(13%), ‘손잡기’(6%) 순이었다.
‘다른 이성과 스킨십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남성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본능적으로’(40%)라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본능적으로 생각은 하지만 진짜로 하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 말곤 할 게 없을 듯하다. ‘연인과의 스킨십이 만족스럽지 않아서’(27%), ‘다른 이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27%), ‘다른 이성의 대시나 유혹 때문에’(16%) 순의 응답이 이어졌다.
‘연인이 아닌 사람과 스킨십을 할 수 있다’고 응답한 여성들에게는 남성 응답자와 다른 순서의 대답이 이어졌다. ‘허그’(35%)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손잡기’(25%), ‘잠자리’(24%), ‘키스’(16%) 순의 응답이 이어진 것. 이들을 대상으로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물은 결과 ‘다른 이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36%), ‘다른 이성의 대시나 유혹 때문에’(33%), ‘연인과의 스킨십이 만족스럽지 않아서’(20%), ‘그냥 본능적으로’(11%) 순의 답변이 나와 남성 응답자의 대답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혼전 동거, 요즘 젊은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혼전 동거에 대한 미혼남녀의 인식은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30대 미혼남녀 10명 중 6명 이상이 “혼전 동거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 이들을 두고 ‘요즘 것들은’이라는 투의 반응을 보이면 ‘꼰대’ 취급을 받을 수도 있겠다.
지난 3월부터 약 1달간 9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설문에서는 ‘기회가 되면 동거한다’(37.8%), ‘결혼 날짜가 잡힌 경우 동거한다’(28.4%)는 대답이 전체 66.2%를 차지해 혼전 동거에 긍정하는 의견이 크게 나타났다.
‘동거에 장점이 더 많다’(59.2%)고 답한 비율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단 남성과 여성의 견해는 조금 달랐다. 남성은 이상적이고 단순한, 여성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를 들은 것. 남성들의 응답은 ‘연인과 매일 함께 살 수 있다(25.4%)’가 1위를 차지했다. ‘남녀가 다름을 이해하고 양보를 배운다(22.8%)’, ‘혼자 사는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22.0%)는 순의 응답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무엇을 동거의 장점으로 꼽았을까. ‘이혼 예방이 가능(29.0%)’하다는 답변이 첫 번째로 꼽혔다. ‘생활비, 데이트 비용 절약(24.0%)’은 2위로, ‘남녀가 다름을 이해하고 양보를 배움’(22.1%)을 3위로 꼽았다.
‘동거를 절대 하지 않겠다’(33.6%)는 반대 의견은 10명 중 3명 꼴이었다. ‘동거에 단점이 더 많다’(40.8%)는 의견은 10명 중 4명 꼴. 남녀 모두 ‘이별 후 피해가 크다’(34.9%), ‘임신 등 계획에 없던 돌발 상황이 발생’(20.3%), ‘책임감 없는 이성 교제에 익숙해짐’(14.5) 등 순으로 동거의 단점을 꼽았다.
내가 하는 건 그렇다 치고, 결혼을 약속한 상대방이 동거 경험이 있다면 어떨까? ‘이 결혼은 반댈세’라는 이들은 남성 10명 중 3~4명꼴, 여성 10명 중 5~6명꼴로 나타났다. 질투에 좀 더 못 견디는 여성들의 성격이 반영된 걸까. 남성은 ‘언짢고 내키지 않으나 결혼은 한다’(38.9%)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던 반면 여성은 ‘‘파혼을 진지하게 고민한다’(35.9%)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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