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에 유모차 전용도로 만들어주세요"
"군산시에 유모차 전용도로 만들어주세요"
  • 기고 = 김고운
  • 승인 2014.05.31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모차 이용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시장되길

[특별기획] 우리 동네 좀 고쳐주세요 - 가고 싶은 유모차, 갈 수 없는 우리 동네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실 군산시장님께. 안녕하세요. 대한민국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엄마들의 고민을 털어놓고자 시장님께 직접 글을 써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제 몸에 변화를 느끼고 첫아이를 뱃속에 품은 순간 저는 반평생 느껴보니 못한 감동을 느끼며 행복한 태교를 해왔습니다. 무거운 몸으로 10여 개월을 보내고 아이를 처음 품에 안은 순간의 가슴 벅참은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감기와 잦은 병치레로 일주일에 두 번, 많게는 세 번까지 병원을 자주 왕래하게 되는데, 아이를 어떻게 데리고 가야할지부터가 난감했습니다.

 

수도권이 아닌 시골의 작은 동네이다 보니 병원이 우선 아주 작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들어가게 되면 세워둘 공간부터가 부족하고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어요. 할 수없이 유모차를 밖에 잠깐 세워두고 들어가게 되면 유모차에 두고 온 소지품들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랍니다. 대기환자는 평소에 항상 20명 정도는 기본인데 기다리는 시간이 대략 한시간정도 걸리기 때문이죠. 그럼 저는 어쩔 수없이 유모차를 접어 한쪽에 보관을 해야 하는데 아이를 품에 안고 짐을 정리한다는 자체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랍니다. 마치 지하철에 큰 짐을 안고 탔는데, 사람들에 치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저는 딱 그렇게 느껴지더라고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병원까지 가는 길도 고난의 연속입니다. 저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는데요. 유모차를 집에서부터 끌고 내려오는 것 자체도 저에게는 하나의 큰 난관이랍니다. 아이를 안고 한손에는 무거운 유모차를 지고 내려와야 하니까요. 그렇게 무겁게 들고 내려오면 이제는 울퉁불퉁한 보도블럭과 씨름이 시작됩니다. 울퉁불퉁한 길을 조심조심 유모차를 밀고 가다보면 턱이 많은 곳은 유모차를 들어 올려 올라가야 하니 손목이 정말 남아나질 않아요.


시내의 인도는 유모차를 배려하지 않는 높은 턱을 가지고 있다. 유모차를 인도로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김고운
시내의 인도는 유모차를 배려하지 않는 높은 턱을 가지고 있다. 유모차를 인도로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김고운


존경하는 시장님.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대책으로 아이의 보건혜택이나 지원금을 차차 늘려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어렵사리 아이를 낳고 보니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 20만원이 정말 소중하더라고요. 매달 20만원씩 들어오는 지원금으로 아이의 기저귀와 분유를 사고, 보건소는 물론 소아과에서도 시행하는 무료 예방접종을 맞히며 정부의 보건혜택에 늘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 욕심이 많아서 여유가 생긴다면 둘째, 아니 심지어 셋째 아이까지도 바라보고 있습니다. 보건혜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아이를 키우는데 더 부담이 적어지겠지요.

 

하지만, 이런 제도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없기 때문에 늘 넘어져 다치진 않을까 부딪혀 어디가 까지진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게 바로 부모의 마음입니다. 유모차는 아이를 키우면서 어찌보면 제일 안전해야하는 물건임에 틀림 없습니다. 튼튼함과 견고함은 물론 휴대성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유모차 산업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현재 유모차는 디럭스, 휴대용, 절충형으로 복잡하게 나뉘어 판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무게나 디자인에 치중되어 유모차의 종류부터 나누기보다 우리가 아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안전한 도로가 먼저 만들어져야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바로 유모차전용도로입니다.

 

인도에는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기에 매우 불편한 실정이다. 지나가던 사람과 마주친다면 한쪽에 비켜서고 기다리며 조심조심 차량 사이를 지나가야한다. ⓒ김고운
인도에는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기에 매우 불편한 실정이다. 지나가던 사람과 마주친다면 한쪽에 비켜서고 기다리며 조심조심 차량 사이를 지나가야한다. ⓒ김고운

 

인도에는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기에 매우 불편한 실정이다. 지나가던 사람과 마주친다면 한쪽에 비켜서고 기다리며 조심조심 차량 사이를 지나가야한다. ⓒ김고운
인도에는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기에 매우 불편한 실정이다. 지나가던 사람과 마주친다면 한쪽에 비켜서고 기다리며 조심조심 차량 사이를 지나가야한다. ⓒ김고운

 

중간중간 포장되지 않은 길들은 유모차의 바퀴가 공중에 뜨는 일도 발생하기도 한다. ⓒ김고운
중간중간 포장되지 않은 길들은 유모차의 바퀴가 공중에 뜨는 일도 발생하기도 한다. ⓒ김고운

 

현재 설치되어있는 자전거전용도로가 같은 맥락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도로가 있다고 해도 자전거전용도로를 제대로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자전거도로는 이미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용을 하고(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오히려 자전거전용도로를 달리는게 더 위험하다고도 하더라구요) 막대한 세금이 투자되었음에도 그냥 일반적인 보행로로 이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위험한 도로 끝으로 아슬아슬하게 다니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유모차의 경우와 거의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유모차를 이용하면서 도로의 반이상을 차지하는 커다란 부피 때문에 좁은 보행로를 지나게 되면 늘 보행자 분들과 부딪히거나 길을 가로막아 먼저 가시라고 길을 비켜드릴 때면 내심 조마조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됩니다. 보행자분들이 지나가시다 자칫 유모차에 부딪히게 되면 아이에게 상당한 충격이 가거나, 자고 있는 아이가 깰까하는 걱정에 말이죠.

 

도로 곳곳이 공사중이어서 유모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어 도로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 중 나오는 분진과 먼지가 아이에게 좋을 턱이 없다. ⓒ김고운
도로 곳곳이 공사중이어서 유모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어 도로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 중 나오는 분진과 먼지가 아이에게 좋을 턱이 없다. ⓒ김고운

 

공원의 산책로나 계단은 가팔라서 기본 10kg 이상 나가는 유모차를 끌고 아이를 안고 올라간다는 것은 엄마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김고운
공원의 산책로나 계단은 가팔라서 기본 10kg 이상 나가는 유모차를 끌고 아이를 안고 올라간다는 것은 엄마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김고운


존경하는 시장님. 저는 많은 변화를 바라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유모차전용도로를 만들어 달라고 말씀드리면 세금이 더 올라가겠죠? ^^)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 아빠의 시름과 바람을 조금이나마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또 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안전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책임져줄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유모차 나들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다면, 이는 곧 우리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들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 주시는 것일 것이며, 앞으로 출산을 고민하고 있는 예비부부에게도 우리 아이를 한층 더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는 든든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일 것입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루어줄 우리 소중한 아가들이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국가발전, 군산 발전에 보탬이 되리라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공모 안내] '우리 동네 좀 고쳐주세요 - 가고 싶은 유모차, 갈 수 없는 우리 동네' 기사 공모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습니다. 평소 동네에서 유모차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했던 점을 생생히 적어 사진과 함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심사를 거쳐 채택된 원고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됩니다. 매월 우수 원고를 선정해 유아용품 전문기업 아벤트코리아(www.greaten.co.kr)에서 150만원 상당의 최신 유모차(깜 플루이도)도 선물로 드립니다. 원고 보내실 곳 ibabynews@ibabynews.com

[Copyrights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pr@ibaby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