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목소리가 가장 좋은 음악이예요"
"엄마 목소리가 가장 좋은 음악이예요"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7.17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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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인구협회 서울지회의 인기강좌 ‘뮤직가튼’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신~나게 연주하다가, 그대로 멈춰라!”

 

음악강사 홍진희 씨의 노랫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제각기 흔들던 탬버린을 든 채로 잠시 숨을 골랐다. 몇몇 아이가 강사의 말을 듣지 못해 탬버린을 계속 흔들자 뒤에 앉은 엄마가 아이의 손을 살짝 감싸 쥐며 ‘쉿’이라고 말했다.

 

이윽고 장내가 조용해지자 강사는 미소를 지으며 속삭이듯 노래를 이어나갔다. “우리 모두 다 같이~ 손뼉을 짝짝, 우리 모두 다 같이 손뼉을 짝짝.” 그러자 엄마들이 화답하듯 “우리 모두 다 같이 즐거웁게 노래해, 우리 모두 다 같이 손뼉을 짝짝”이라며 노래를 이어갔다.

 

아이들은 ‘짝짝’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양손에 쥔 탬버린을 흔들고 바닥에 ‘쿵쿵’ 내리치며 리듬을 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못내 사랑스러운지 엄마들의 입가엔 한줄기 미소가 걸렸다.

 

태어난 지 8개월에서 12개월된 영아들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에서 열린 '뮤직가튼' 문화강좌에서 엄마와 함께 노래에 따라 율동하며 신체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태어난 지 8개월에서 12개월된 영아들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에서 열린 '뮤직가튼' 문화강좌에서 엄마와 함께 노래에 따라 율동하며 신체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20여 평 남짓한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 지하 교육장에서는 ‘뮤직가튼’ 수업이 한창이다. 아직 혼자서 제대로 서지 못하는 8~12개월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엄마의 품속에서 꼬물대며 음악을 즐기는 데 여념이 없었다.

 

또 다른 음악이 흘러나오자 엄마들은 홍 강사의 설명에 따라 다리를 쭉 편 채로 그 위에 아이를 앉혔다. 그런 다음 아이를 뒤에서 한 손으로 안은 채 아이의 머리와 어깨를 부드럽게 만지고선 팔과 다리가 길어지도록 쭉쭉 주무르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토닥거린 이들은 아이의 허리를 잡고선 양다리의 무릎을 번갈아가며 굽히면서 아이를 통통 튕겨댔다. 엄마에게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울림을 아이가 느낄 때쯤 강사가 “점프”라고 외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엄마들이 “점프”라고 외치며 아이를 하늘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이어서 홍 강사는 나풀나풀한 천을 꺼내어 아이들 머리 위에 하나씩 덮어씌웠다. 엄마들은 아이가 천을 손으로 만져보게끔 하고 어떤 질감인지 느낄 수 있도록 얼굴이나 팔에 부비기도 했다. 그리고선 아이와 같이 천을 머리에 쓴 채 바람을 불어보고 바닥에 빙빙 돌릴 때 생기는 소리를 관찰하기도 했다.

 

아들 승우(11개월)와 수업에 참여한 윤미혜(31·서울 중곡동) 씨는 “아는 언니가 수업을 들어보고 괜찮다고 추천해줘서 왔다”며 “이 수업을 듣고 난 후 집에서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줬더니 몸을 들썩거리며 춤을 추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 세상의 소리, 아이가 자연스레 탐색할 기회

 

뮤직가튼 수업은 세상의 소리를 자연스레 탐색할 수 있는 놀이로 구성된다. 찰랑거리는 탬버린 소리부터 큰북과 작은북을 두들기며 높낮이를 비교해보고 기차 경적소리의 울림을 받아드리면서 아이들은 오감으로 음악을 느끼게 된다.

 

뮤직가튼은 지난 1970년대 초 미국의 유아음악 창시자인 로니 하이거 박사가 영유아 시기 음악적 재능을 개발시켜 잠재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개발한 유아음악프로그램이다. 여러 유아교육이론과 몬테소리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전 장르의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듣고, 노래하면서 음악의 여러 요소를 경험하도록 짜여 있다. 외국에서 들어온 프로그램이지만 국내 동요가 들어가 있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뮤직가튼 수업의 백미는 바로 신체활동을 통한 엄마와의 교감이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면서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뮤직가튼 수업의 백미는 바로 신체활동을 통한 엄마와의 교감이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면서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태어난 지 8개월에서 12개월된 영아들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에서 열린 '뮤직가튼' 문화강좌에서 엄마와 함께 노래에 따라 율동하며 신체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태어난 지 8개월에서 12개월된 영아들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에서 열린 '뮤직가튼' 문화강좌에서 엄마와 함께 노래에 따라 율동하며 신체놀이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이 수업의 백미는 바로 신체활동을 통한 엄마와의 교감이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면서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또한 함께 악기를 연주하면서 아이가 멜로디와 하모니, 리듬과 템포를 경험할 수 있어 지능과 언어발달은 물론 집중력과 표현력도 키울 수 있다.

 

강사는 수업 중에 억지로 강요하거나 경쟁시키지 않고 최대한 배려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아이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홍 강사는 “이 수업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가르쳐 준 것과 다르게 연주를 하더라도 엄마가 ‘이렇게 쳐야지’라고 제한하는 것보단 있는 그대로 지켜봐 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아이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습관”이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경험 통해 음악적 자질 길러줘야

 

일반적으로 음악적 자질은 0~18개월 사이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음악적 재능이 발달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리도 아이의 음감을 발달시키기 위해 좋은 악기다. 작은 통에 곡식을 넣어서 흔드는 소리나 압력솥에서 김빠지는 소리, 수도꼭지나 변기의 물소리 등 우리가 듣게 되는 소리도 의외로 많다. 

 

이렇듯 집안 곳곳에 있는 그릇, 청소기, 냄비 등을 타악기로 활용하면 아이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 홍 강사는 “반드시 좋은 악기가 있어야만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엄마가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육성으로 불러주는 노래야말로 가장 좋은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35개월이 넘어가면 아이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나 주변의 소리를 녹음한 다음 녹음된 것을 들어보며 아이와 함께 따라 해보자. 이밖에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거나 음악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것도 시도할 수 있다.

 

현재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는 육아맘을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뮤직가튼(8~12개월 대상, 4주 과정) 외에도 베이비마사지(2~8개월 대상, 4주 과정), 9월에는 아빠가 직접 이유식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부모코칭 강좌도 마련될 예정이다.

 

김세영 인구보건복지협회 서울지회 인구사업과장은 “문화강좌를 들으면서 서로 육아정보도 공유할 수 있고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며 “내년에도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부모들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질 높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화강좌에 대한 자세한 내용 및 신청은 네이버 맘맘맘서울 카페(http://cafe.naver.com/mammammamseoul)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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