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야, 웹툰이 위로해줄게
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야, 웹툰이 위로해줄게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4.08.23 0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아웹툰 '그림에.다' 인기몰이…육아고충 공감대 형성 작가 심재원 "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를 위로해주고 싶어"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내가 우리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걸까.’ 정답을 알 수 없는 육아에 많은 부모들은 속 앓이를 할 때가 많다. 이때 필요한 건 위로와 공감이다. 우리 모두 잘 하고 있다고, 이런 시기를 똑같이 겪어간다고 위로해주는 게 즐거운 육아를 만든다. 최근에는 한 육아웹툰이 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들을 위로해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직장인 아빠가 자신의 육아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은 '그림에.다'(https://www.facebook.com/Grimeda)라는 웹툰이다. 이를 본 엄마, 아빠들의 입에선 “어머머머, 딱 내 얘기네!”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실제 이 웹툰을 한 번이라도 본다면 너나 할 것 없이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 그리고 다시 아이 앞에서 웃을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우리 시대 엄마, 아빠를 위해 비타민 역할을 하는 ‘그림에.다’ 웹툰의 작가 심재원(37) 씨를 지난 20일 만났다.

 

육아웹툰 '그림에.다' 작가 심재원 씨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심 씨는 3개월 간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를 키우며 겪은 일상들을 바탕으로 육아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육아웹툰 '그림에.다' 작가 심재원 씨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심 씨는 3개월 간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를 키우며 겪은 일상들을 바탕으로 육아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엄마, 아빠를 위로하는 육아웹툰 ‘그림에.다’

 

심 씨는 돌배기 아들을 둔 아빠다. 지난 16일이 첫돌이었던다. 심 씨는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출근 시간이 늦어졌다. 인터뷰를 한 이날도 아이를 돌보다 회사에 늦게 나왔다며 멋쩍어 했다. 회색 카라티에 화려한 모자, 검정색 뿔테 안경을 쓴 자유로운 모습이 작가 냄새(?)를 풍기는 듯 했지만, 사실 그는 광고대행사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바쁠 때는 야근도, 주말근무도 많아 아이와 아내에게 미안한 가장이다.

 

그런 그가 육아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손을 뻗은 건 온전히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다. 아이를 낳는 것도 엄마 몫, 키우는 것도 엄마 몫이었던 시대가 가고 심 씨에게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출산휴가를 마친 아내가 직장에 복귀하자, 겸사겸사 지난 3월부터 3개월 간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와 함께하게 됐다. 육아의 첫 시작이자 가장 힘들다는 ‘100일의 기적’도 지났겠다, 쉽게 보고 뛰어든 육아는 생각 외였다. 그는 “어휴···”라는 말로 육아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그냥 녹초가 되더라고요. 보통 일이 아니구나 느꼈죠. 원래는 장모님이 거의 애를 봐주셨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정말 대단하시구나.”

 

아내가 출근하면 그는 장모님과 오전, 오후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봤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젖병을 소독하는 일은 전적으로 심 씨가 맡았다. 초보 아빠의 육아는 고됐다. 육아가 힘들다고 생각하니, 이를 나누고 위로받고 싶은 생각도 컸다. 하지만 넘쳐나는 육아서적 속에서 육아에 뛰어든 아빠를 위로해주는 책은 없었다. 온통 태교법, 유대인 교육법, 좋은 엄마·아빠 되는 방법 뿐이었다.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아빠들에게 무엇이 쉼표 역할을 해줄 것인가? 그는 그 쉼표가 되어줄 뭔가를 만들고 싶었다. 원래 그림에 소질이 있던지라 웹툰을 그리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육아휴직 2개월째를 접어들던 무렵,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아웹툰 ‘그림에.다’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림에.다’에는 심 씨 가족이 경험하는 육아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기 시작한 아이가 땅에 떨어진 걸 주워 먹는 모습, 어깨에 파스를 붙인 아내의 모습, 퇴근 후 잠든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 등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일상말이다. 심 씨는 스토리가 긴 타 웹툰과는 달리 한 컷의 그림과 간단한 메시지로 웹툰을 완성했다.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이게 웹툰인지, 아닌지 모호한 반응도 있었다고. 

 

특히 웹툰에 나오는 등장인물 얼굴에는 눈, 코, 입이 거의 없다. 심 씨는 “눈, 코, 입을 그리면 나와 내 아들의 모습이겠지만, 눈 코, 입이 없으면 독자들도 ‘저 모습이 내 모습이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 씨의 선택은 탁월했다. 엄마, 아빠들은 웹툰 속 아이와 아빠, 그리고 엄마의 모습에 자신들을 넣어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현재까지 심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웹툰은 약 200개 정도. 심 씨의 페이스북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1만 3000여명이나 된다. 그만큼 많은 엄마, 아빠들이 즐겨 본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아내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그는 “‘나다’, ‘내 얘기다’고 댓글을 달거나, ‘이걸 보면서 위안이 됐다’고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있었다. 특히 엄마들이 많이 좋아해줘서 감사하다”며 “나랑 똑같이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같이 공감한다는 부분이 재미있는 포인트가 많은 기존의 웹툰과는 다른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연재되고 있는 육아웹툰 '그림에.다' 중 '아내도 아내가 필요하다'의 모습. '그림에.다'는 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를 위로해주는 웹툰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심재원
최근 페이스북에서 연재되고 있는 육아웹툰 '그림에.다' 중 '아내도 아내가 필요하다'의 모습. '그림에.다'는 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를 위로해주는 웹툰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심재원

 

심재원 씨는 자신의 웹툰 중 '아빠와 아들은 함께 자란다'를 가장 좋아한다고. 심재원 씨는 육아를 해보니 저도 아이처럼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심재원
심재원 씨는 자신의 웹툰 중 '아빠와 아들은 함께 자란다'를 가장 좋아한다고. 심재원 씨는 육아를 해보니 저도 아이처럼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심재원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빠들의 삶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심재원 씨는 평범한 아빠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들을 웹툰으로 나타낼 계획이다. ⓒ심재원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빠들의 삶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심재원 씨는 평범한 아빠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들을 웹툰으로 나타낼 계획이다. ⓒ심재원

 

◇ 육아를 통해 ‘아빠와 아들은 함께 자란다’

 

심 씨는 자신의 웹툰 중 ‘아빠와 아들은 함께 자란다’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육아를 해보니 저도 아이처럼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금요일이면 술을 마시던 제가 칼퇴근해서 아이와 가까이 있길 원하죠. 주말에는 가족과 모든 시간을 보내요. 자라나는 아이를 보면서 저도 함께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그에게는 아이와 함께 산책하는 습관도 생겼다.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 눈여겨보지 않던 나무와 꽃을 본다는 것, 나와 내 아이 모두에게 좋은 순간이고 새로운 발견이라는 생각을 하면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 그 자체가 힐링이고 감사함이다.

 

심 씨는 앞으로도 웹툰 연재를 쭉 할 생각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웹툰 속에 담아내, 이 시대의 부모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다고. 특히 평범한 우리네 아빠들이 경험하는 것들을 전하고 소통할 계획이다.

 

심 씨는 “‘그림에.다’라는 이름처럼 많은 이야기들을 그림에 다 담을 생각이다. 딸을 하나 더 낳으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지지 않을까”라고 미소지었다.

 

아이가 성장하는 만큼 쌓여가고 있는 그의 웹툰은 아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이자 선물이 될 것이다. 심 씨는 자신이 그린 ‘지켜보는 삶’이라는 웹툰처럼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 아닌, ‘지켜보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심 씨는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모든 아빠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던졌다.

 

“지금 가정에서는 누구보다도 아빠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됨으로써 우리 모두 성장하고 있습니다. 뭐든 익숙해지면 잘하는 것처럼 육아도 잘할 수 있을 거에요!”

 
【Copyrights ⓒ 베이비뉴스, 웨딩뉴스 기사제보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