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감, 쏟아져 나온 보육 현안들
복지부 국감, 쏟아져 나온 보육 현안들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10.14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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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 실효성 떨어지는 보육정책 질타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현장의 실정과 동떨어지는 보육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보육료 현실화, 직장어린이집 설치 확대,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확대, 민간어린이집 지원대책 마련,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 오랫동안 풀리지 않고 있는 보육현안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 “표준보육비용, 실제 보육료와 많은 차이 나”

 

실제로 보육비용과 2014년 표준보육비용의 차이. ⓒ김미희 의원실
실제로 보육비용과 2014년 표준보육비용의 차이. ⓒ김미희 의원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13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를 내고 표준보육비용이 실제 보육료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희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보육료 수납 한도액은 0세는 75만 5000원, 1세는 52만 1000원, 2세는 40만 1000원, 3세는 27만 4000원, 4~5세는 26만 3000원으로 2014년 표준보육비용(3안 기준)과 각각 20만 3600원, 16만 3900원, 14만 6900원, 14만 700원, 10만 7700원의 차이를 보였다.

 

현장에서 쓰이는 보육비용이 정부 연구결과에서 나온 표준보육비용보다 한참 미달된 액수임이 밝혀진 것이다. 게다가 복지부는 3억 원을 들여 용역 발주한 표준보육비용 산정 결과를 현재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턱없이 부족한 보육비용으로 현장과 부모들 사이에서는 보육의 질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며 “보육료 현실화로 아이 보육에 대한 부모 부담률을 줄이고 보육교사 등 종사자들이 최고의 질로 아이들을 보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여성고용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하지 않는 문제도 꼬집었다. 정부는 육아부담을 겪는 여성 직장인들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 공표를 보면 직장어린이집 미설치 기업 중 상시 여성근로자 비율이 50%가 넘는 기업이 30%나 됐다. 여기에는 효성, 쌍용자동차, 대림산업 등 우리나라 100대 대기업에 속하는 기업체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정부가 여성고용을 생애주기별로 나눠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직장맘의 고충을 덜어주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현실은 이와 다르다”면서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지 않고도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직장어린이집 설치율 개선에 대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수가 너무 적은 것도 문제였다. 지난 2012~2014년 3년간 국공립어린이집의 증가 현황을 보면 지역별로는 서울시가 평균 55.5개소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도(19개소), 인천(11.5개소)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전, 광주 등은 어린이집 확충률이 0.5개소에 불과했고 강원도는 단 한 곳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농어촌과 도시 저소득주민 밀집 주거지역 등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해마다 150개소의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수도권과 지역 편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계획이 없는 상태에서의 계획은 무의미하다”며 “최소한 1동별 1개 국공립어린이집이 설치돼 어린이집 이용에 부모들이 진입 장벽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민간어린이집 지원 대책 필요”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전체 어린이집의 87.7%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가정어린이집의 질적 개선을 위한 지원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청했다.

 

이 의원은 “대다수 아동이 재원하고 있는 민간어린이집의 안정적 운영을 통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꼭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여러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민간어린이집에서는 보육료 현실화를 주장하며, 재무회계규칙, 평가인증, 서류·장부, 입소대기시스템 등 규제로 인해 어린이집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또 낮은 보수수준과 장시간 근무를 해야 하는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보육료 지원 단가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4년째 동결되고 있다. 0세 아동 기준으로 2014년 표준보육비용은 83만 500원이지만 보육료 단가는 75만 5000원에 불과하며, 3세의 경우 보육료 단가가 22만 원으로 2014년 표준보육비용(36만 6500원)은 물론 2009년 표준보육비용(29만 6400원)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위해 ‘교사근무환경개선비’로 0~2세 담임교사에게 월 15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누리과정으로 지원금 30만 원을 받는 3~5세 담임교사와 비교해도 부족한 수준이다.

 

이 의원은 “복지부는 교사근무환경개선비를 월 15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인상하려 했지만 내년 정부예산안에는 올해 수준으로 동결됐다. 또 현재 예비비로 지급하고 있는 ‘교사겸직원장’ 지원금 월 7만 5000원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처우개선 없이 양질의 서비스 개선을 말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민간어린이집이 우리나라 보육에 맡고 있는 공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적정 수준의 처우는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간어린이집, 입학준비금 해결해야

 

같은 당 김기선 의원도 이날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민간어린이집이 국공립·법인어린이집과 동일한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국공립이나 법인, 민간어린이집은 무상보육 기능을 담당하는 측면에서 다 똑같은데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형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육현장에서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민간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는 입학준비금으로 3~4만 원을 내야 하는 반면 국공립이나 법인어린이집에 다니면 입학준비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김 의원은 “국공립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분한 여건 갖추지 못한 민간어린이집에 대해선 왜 입학준비금을 받게 해서 가뜩이나 어려운 보육 현장을 더 힘들게 하느냐”면서 “이건 역행하는 것이다. 민간어린이집에는 입학준비금을 안 받게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기일 보육정책관 국장은 “어린이집은 필요경비로 입학준비금을 받게 된다. 이 비용은 가방이나 수첩, 원복 등에 쓰인다. 민간어린이집이 3~4만 원 받는 경우도 있고 9만 원 받는 경우도 있다. 국공립이라고 다 안 받지는 않는다. 다만 국공립의 상당 부분이 안 받는 건 사실이고 편차가 있기 때문에 국공립과 같은 수준의 민간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이 임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국공립으로 가는 방향은 맞지만 80%나 되는 민간어린이집을 어느 세월에 대체할 것이냐”며 “지금의 보육을 국가가 책임진다고 선언하지 않았느냐. 보육의 현실을 최대한 감안해서 국공립·법인·민간·가정어린이집을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한다. 누가 봐도 형평을 잃어버렸다”고 질책했다.

 

질의가 끝나자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국공립은 공공형어린이집 측면에서 취약계층과 맞벌이 가정 중심으로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면서 “민간어린이집 입학준비금 등에 문제가 있다면 살펴보고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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