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폭식의 진짜 이유는 '심리적인 문제'
비만과 폭식의 진짜 이유는 '심리적인 문제'
  • 오진영 기자
  • 승인 2014.12.23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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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증 근본 원인인 낮은 자존감 높여야"

【베이비뉴스 오진영 기자】


여대에 다니고 있는 Y씨는 4년 전부터 시작된 잦은 폭식에 의해 고도비만에 이르렀다. 그녀가 폭식을 하게 된 계기는 대입시험에서 떨어진 뒤 재수에 걸쳐 삼수를 하게 된 것이 폭식의 원인이었다. 자꾸만 나를 감추고 싶어 사람들 앞에서도 당당하지 못해 일상생활이 무기력하고 학교 수업을 마치면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Y씨.

 

예쁘게 꾸미고 싶은 나이 20대를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Y씨는 고도비만 환자들이 많이 한다는 ‘위밴드 수술’을 고민했다. 하지만 수술이라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부모님의 권유로 폭식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가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Q. 언제부터 폭식이라는 증상이 시작됐나요?

 

폭식의 시작은 고2 때부터였어요. 그 땐 한창 먹을 시기이니까 이렇게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야간자율학습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먹고요. 그 땐 거의 네 끼 이상을 먹었던 것 같아요. 대입시험에 떨어지면서 재수하면서 더 많이 먹기 시작했어요.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를 거의 식욕으로 풀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정신없이 먹고 나면 어느 순간 기분이 좋다가도 이내 곧 허전함이 느껴 와서 또 먹었던 것 같아요. 이게 다 살로 갈 거라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제 행동 때문에 저도 자제력을 잃었고 잔소리하시던 부모님도 지쳐있는 상태였어요.

 

Q.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들었나요?

 

재수와 삼수를 거쳐 드디어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부터였어요. 합격 통지를 받고 그때서야 다이어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갑자기 운동을 하려고 하니 쉽지 않았고 인내심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어요. 그래도 운동을 했다는 생각에 허기짐이 2배가 돼 돌아왔고 결국 폭식은 계속됐어요. 먹고 토를 통해 음식을 게워내려 했지만 그 또한 쉽지 않았어요.

 

Q. 상담치료는 어떻게 받기 시작했나요?

 

어떻게 하면 폭식을 줄일까 해서 알아보다 ‘위밴드 수술’을 알게 됐어요. 저와 같이 고도비만 환자들이 많이 하는 수술이라던데 부모님께 수술을 하겠다고 말씀드리니 걱정이 되시는지 수술 말고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다 부모님께서 심리상담 전문병원에서 치료받기를 권하셨어요.

 

어떻게 상담을 시작해야하나 막막했었는데 선생님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어요. 제가 폭식을 하게 된 이유는 대학입시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과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의 허탈감,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외로움 때문이었어요. 제 빈 마음을 음식으로 꽉 채웠던 것 같아요.

 

Q. 상담치료 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매주 정해진 시간에 선생님을 만나 뵙고 그 동안 어떻게 생활했는지, 식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시기에 어떠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면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선생님과 상담을 하기도 해요. 스트레스가 곧 폭식을 유발하기 때문에 폭식의 원인인 스트레스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처음에는 우울증치료를 받은 뒤 자존감을 형성하는 치료를 받으면서 자제력도 많이 높아졌어요.

 

Q. 마지막으로 수술적 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요즘 성형을 통해 외모변신을 하고 싶은 사람들 많잖아요. 특히 단순히 ‘V라인’ 얼굴형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양악수술을 선호하는데 부작용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도 이들처럼 처음엔 ‘수술로 쉽게 날씬해지고 싶다‘라는 생각에만 급급해서 알아봤어요.

 

상담 받기 전에는 자제력이 없어 운동도, 다이어트로는 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꼭 수술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상담을 받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단순히 식욕 억제를 위한 수술이 아니라 왜 폭식을 하게 됐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여러분도 수술을 고민 하기 앞서 마음의 치료를 먼저 받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유은정의 좋은의원의 유은정 원장. ⓒ유은정의 좋은의원
유은정의 좋은의원의 유은정 원장. ⓒ유은정의 좋은의원


지난 9월 제 8회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 폭식증 치료 부문을 수상하기도 한 폭식증 치료를 대표하는 전문의인 유은정의 좋은의원의 유은정 원장은 ‘비만수술에는 정신과적 치료 병행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고도비만 환자 또는 위밴드 수술을 받은 사람 중에는 이미 정신과적인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불면증, 스트레스, 식사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비만은 체질적인 원인을 제외하면 식욕조절이 관건인데, 식욕을 조절하는 중추는 뇌에 위치해 스트레스나 과로, 우울증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스트레스성 물질은 신경전달 물질을 교란시켜 탄수화물 중독, 과식, 폭식 등의 식사장애를 유발한다.

 

다이어트를 한 사람 중 98%가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경우를 경험하는데, 이를 예방하려면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심리적인 요인으로 위밴드 수술을 고려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욕구를 돌보는데 서툰 사람들이 많다.

 

이에 유은정 원장은 “스트레스, 우울증, 완벽주의, 강박증 등을 치료하는 심층 심리치료가 도움이 된다. 더불어 폭식증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낮은 자존감을 높여주는 ‘자존감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존감 상담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는데, ‘자신을 돌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인 자존감은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그 습관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밴드 수술을 하게 되면 감정과 식사 행동의 연결고리를 끊기 어렵다. 자신에 대해 이러한 확신이 있을 때 수술적인 요법도 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유은정 원장은 “고도비만 수술은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수술 후 지켜야하는 생활습관과 식사원칙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환자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외과 의사와 정신과 의사가 한 팀이 돼 환자의 동기부여를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비만 수술의 경우 외과와 정신과가 하나의 팀을 이뤄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특히 체중증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하고 난 뒤 후회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 또 수술 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수술 이후 수칙을 잘 지키지 못해서 우울증이나 폭식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봤다. 위밴드 수술을 결정하기 전후에 충분한 정신과 상담이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술 전 정신과적인 상담을 통해 다른 비수술적인 방법을 살펴볼 수도 있다. 감정적 폭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고도비만 수술은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가 아니다. 모든 행동의 이면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있다. 위밴드 수술은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수술이므로 여기에만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된다. 폭식으로 이어지기 전의 상황, 스트레스 유발 요인, 대처방안 등에 대해 인지행동 치료적인 접근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유은정 원장은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로 무기력해져 있어 스스로 그 힘을 찾지 못하겠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정신과라고 해서 거부감부터 갖지 말고 비만과 폭식의 진짜 이유인 심리적인 원인을 마음속에서 찾아보는데 용기를 가져보면 어떨까. 용기 있는 자만이 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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