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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국가 상대 소송 패소

법원 "국가가 주의의무 위반했다 보기 어려워"

ky@ibabynews.com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급성 폐손상’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해 8월 28일 서울역 광장 계단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3년, 살인기업 처벌을 촉구하며 희생자추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급성 폐손상’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해 8월 28일 서울역 광장 계단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3년, 살인기업 처벌을 촉구하며 희생자추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급성 폐손상’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 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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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부장판사 심우용)는 29일 가습기살균제 사망 피해자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가습기 제조업체를) 관리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가 가습기살균제에 유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당시 가습기 살균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가 가습기살균제 관리에 대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PHMG(폴리헥사 메틸렌 구아나딘) 제조사가 이 물질을 유해물질로 분류했다고 하더라도 가습기살균제에 이 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국가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사망한 영유아들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에는 PHMG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습기살균제는 업체가 안정성을 확인해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신고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국가가 이를 강제할 법적 수단도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독성평가가 이뤄진 원료나 SK케미칼에서 유해물질로 규정한 물질 등은 (피해자들의) 사망원인이 된 물질과 다른 물질”이라며 “관련 논문에서 발표된 내용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과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국가가 공산품인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을 확인했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으로 신고된 적이 있는 제품에 대해 “관련 법에 따르면 제조업체가 스스로 확인을 거쳐 신고할 의무가 있을 뿐 (국가에) 자율안전확인을 강제할 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았다”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당시에는 살균용품이 아니라 가습기 청소를 위한 용품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해서 국가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간질성 폐손상’ 등 폐질환으로 사망한 피해자 유가족 6명은 2012년 1월 살균제 제조업체들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가족들과 업체들 사이에는 지난해 8월 조정이 성립됐고 업체들이 이 소송에서 빠지면서 국가만 피고로 남게 됐다. 애초 소송을 제기했던 유가족들 중 2명은 업체와의 조정 이후 소송에서 빠졌다. 이들이 소송을 낸 이후 다른 피해자 150여명이 잇따라 7건의 소송을 냈다. 이 중 한 건은 업체들과 조정이 성립된 뒤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까지 취하됐다. 나머지는 현재 법원에 계류 중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을 접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대한민국에서 소비자라면 누구나 쉽게 대형마트나 인터넷을 통해 구매해서 사용했던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고 씻을 수 없는 장애 후유증을 남겼다”며 “1심 판결 결과를 수용하기 어렵다.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국가와 기업은 책임을 통감하고 다각도로 피해자 구제와 보상에 나서야 한다. 국가와 가해기업들은 기금조성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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