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TV 개국, 교육의 사다리 역할 할까
EBS 2TV 개국, 교육의 사다리 역할 할까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5.02.04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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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첫 번째 정책토론회 열려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교육은 흔히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불린다. 사다리의 계단을 먼저 올라가기 위해 선택하는 것 중 하나가 사교육이다. 하지만 사교육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은 존재한다. 평균 사교육비를 웃도는 지역과 계층이 있는 반면 아예 경쟁에 참여할 수도 없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EBS는 오는 11일 지상파 최초로 2TV(MMS)를 개국하고 시범 방송에 나선다. 즉 EBS 시청권을 확대해 사교육비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 문병호 의원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EBS 시청권과 교육복지 향상 진단과 과제’라는 주제를 놓고 사교육비 10% 절감을 위한 첫 번째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교육격차가 부의 세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EBS 시청권을 확장해 지역과 소득에 상관없이 국민 누구나 초·중·고 교과 및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사교육비 10% 절감을 위한 EBS시청권과 교육복지 향상 진단과 과제 정책토론회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방송계, 시민단체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사교육비 10% 절감을 위한 EBS시청권과 교육복지 향상 진단과 과제 정책토론회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방송계, 시민단체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발표자로 나선 김경환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치러야 하는 교육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부는 교육문제가 저출산과 일자리 창출 문제가 교차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이제 사교육비 문제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초·중·고 학부모·학생 7만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사교육비·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사교육비 규모는 총 18조 5960억 원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2년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것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평균 24만 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등학교는 2007년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1인당 사교육비가 줄었다. 김경환 교수는 “이는 대입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된 것도 있지만 수능의 70%를 EBS 방송내용과 연계해 출제했기 때문”이라며 “EBS가 실제로 사교육비 지출을 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EBS가 지상파방송 채널보다 유료매체를 통해 상당수의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유아 영어교육 전문 채널인 EBS English 등도 비용을 내야만 볼 수 있어 유아의 영어교육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EBS의 유료 채널은 EBS 플러스 1·2, EBS English, EBS U 등 4개다.
 
따라서 김 교수는 “MMS를 통해 유료 채널을 무료 보편적 서비스에 포함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고가의 요금제를 쓰는 사람만 EBS 모바일에 접속하는 일이 없도록 DMB 채널을 임대해 무료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데이터를 매기지 않고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요금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들은 EBS의 순기능을 언급하며 EBS 방송서비스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교육의 본질은 입시교육이 아닌 인성교육, 시민교육에 있다. 우리 공교육은 입시교육 중심으로만 가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교육을 놓치고 있다”며 “EBS에서 학교가 하지 못한 인성교육, 교양수업 등을 한다면 부실한 공교육에 대한 보완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EBS의 기능이 확대되면 교육을 영리사업으로 생각하는 업체나 타 방송사에서 반발할 수도 있겠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국민적 이익이 그런 사업자들의 반발보다 훨씬 중요하다”면서 “MMS 추가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크게 환영할 일이다. 국민교육에 돈을 아껴선 안 된다”고 단언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MMS가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 부소장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영어교육 시작 시기는 현재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3학년, 중학생은 초1, 초등학생은 5세, 유치원생은 3세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세에 영어를 시작한다는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11배에 달하는 등 영어교육 시작 시기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안 소장은 “영어유치원에선 어휘, 문법, 독해를 가르치고 수학도 영어로 가르친다. 아이는 하루 6시간 이상 영어에 노출되게 된다”며 “이런 측면에서 EBS가 영유아에게는 편하게 영어를 익힐 수 있고 부모의 불안감을 내려놓게 해주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학공부 시기를 한 번 놓치면 초·중학을 거쳐 고등학교에는 거의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 EBS가 이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간다면 수포자 문제 해결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소장은 “교육문제를 EBS를 통해 다 해결하려는 것이 정상적일까란 생각이 든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박근혜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을 보면 EBS 내용만 추가됐지 나머지는 기존에 있던 정책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며 “사교육 경감에서 EBS만 내세우는 교육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EBS는 공교육의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추혜선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EBS의 공적책임 강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추 사무총장은 “올 하반기 공영방송의 이사회가 새로 구성되고 MBC를 제외한 사장이 임명된다. EBS의 이사와 사장은 EBS의 사회적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철학적 소양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반드시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대로 정책방향을 잡지 못하다가 EBS만 MMS를 제한적으로 시행하게 됐는데 이 서비스가 정부의 편향적인 주파수 정책과 맞물려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재원구조도 안전성이 취약한 특별교부금보다는 공적재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케이블협회는 방통위나 EBS가 MMS 시범 사업에 대해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았다며 불편한 내색을 비쳤다.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국장은 “지상파 무료 보편 서비스가 최고의 선이냐. 그걸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건 절대 악이다. MMS 시범 사업은 사전에 논의되고 시작해야 하는데, 방통위, EBS에서 논의·협의하자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 국장은 “현실적으로 독립 플랫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범 방송 채널에서 에러가 나면 EBS 본방송 채널에도 에러가 날 수 있다. 이는 지상파 채널 자체도 오류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케이블은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무료로 AS를 해줘야 한다. EBS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나 MMS는 기술적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영 방통위 행정사무관은 “방통위는 시청자의 편익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EBS에 MMS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서비스는 방송계와 정책당국에서 오랜 시간 진행해온 논의를 일단락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규격의 TV가 MMS를 오류 없이 구현하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오늘 나온 아이디어를 정책에 유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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