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우리 엄마가 너하고 놀지 말래! 이제 우리 집에 놀러 오면 안 된대!"
한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는 아버지의 실직 때문에 친했던 친구에게 절교를 당했다. 이 일은 그 후로 오랫동안 아이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이 아이는 당시 받았던 상처를 안고 어른이 돼 가족심리치유 전문가이자 가족상담학과 교수가 됐다.
이제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게 된 그는 "유학 시절 독기 어린 공부는 가난이라는 수치를 내 가족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상담을 직업으로 선택하고 가족의 상처에 대해 연구할 수 있게 한 힘이 그때의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이 일화의 주인공은 수많은 가족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수년째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족의 두 얼굴'의 저자 최광현 교수이다. 최 교수는 최근 두 번째 가족 이야기 '가족의 발견'(최광현 저, 부키, 2015)을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최 교수는 현재 한세대학교 상담대학원 가족상담학과 주임교수이자 트라우마가족치료 연구소장이다. 최 교수는 "우리 마음에 생긴 가장 깊은 상처는 대부분 가족과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가족 안에서 겪는 문제뿐만 아니라 삶에서 경험하는 불행, 낮은 자존감, 불편한 인간관계 등의 뿌리가 가족 안에 있다고 보고 오랜 기간 가족 문제에 대해 공부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독일 본대학교에서 가족상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특히 가족 치료의 다양한 방법 중에서 트라우마를 통한 가족 치료를 전공했다.
최 교수는 독일 본대학 병원 임상상담사와 루르(Ruhr) 가족치료센터 가족치료사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유럽 여러 나라의 가족들이 안고 있는 갈등과 아픔을 봐왔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마음 불편하게 사는 사람들은 국경을 초월해 어디에나 많다는 것을 깨달고, 한국에 돌아와 트라우마가족치료 연구소장으로 일하며 수많은 가족의 아픔을 상담해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가족의 두 얼굴', '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 '가족세우기 치료' 등이 있다.
최 교수는 신간 '가족의 발견'을 통해 남편에게 불같이 화를 내야 마음이 안정되는 아내, 10년 동안 방에만 갇혀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한 남자, 이혼하며 시댁에 아들을 두고 온 죄책감으로 눈이 멀어 가는 여성,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겪었던 심장 통증을 자신이 겪고 있는 남성 등 가족 안에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최 교수는 이러한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면서 '왜 우리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더 이상 가족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와 가족을 보듬을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노력했고,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이번 신간에 빼곡히 담아냈다.
최 교수는 "'상처를 갖고 있는가'보다 '그 상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며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를 잊거나 애써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 그리고 트라우마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서 자연스레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간 '가족의 발견'은 그간 몰랐던 가족과 나의 상처를 발견하고 보듬고 공감하며 행복해지는 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288쪽,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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