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망자는 물론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비상이다. 메르스 공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금 가장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은 바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다.
아이를 집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무서워 스스로 판단해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있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간혹 외출을 하더라도 아이에게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평택, 화성 등 일부지역에선 어린이집 휴원이 시작됐으며, 휴원을 검토하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메르스는 심하면 사람을 죽게 만드는 질환으로,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겐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바이러스 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의학상식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메르스는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인 질환일까? 면역력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에게 가장 치명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게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연구진이 지난해 자국 내 통계를 연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5월 사우디의 메르스 환자 425명 중 14살 이하 환자는 전체의 3%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동이 사망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치사율 통계로 봐도 아동이 상대적으로 낮다. 메르스 전체 환자의 치사율은 39%인데 반해, 14살 미만 아동·어린이 환자의 경우는 18%로 절반 정도 수준이다.
그리고, 국내에선 아직 14살 이하 아동에게서 메르스 감염 사실이 확인된 바가 없다. 5일 오후 현재까지 확인된 총 42명의 환자 중 최연소 환자는 25세 여성 간호사다.
부모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오히려 부모들이 더 조심해야한다. 바이러스는 아이들보다 엄마, 아빠, 할머니 등 나이가 들수록 더 잘 감염된다. 통계적으로 봐도 이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며 "정부에서 유치원·어린이집 휴원을 시키지 않는 이유도 아이들에게 심리적 부담만 줄 뿐 아이들에게 치명적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걸리고 빨리 낫는다"고 설명했다.
부산 신라대 보건복지학부 배일권 교수는 "집에 있는 아이들일수록 괜찮다.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이라고 해도 위험한 것은 아니다. 마스크와 손 위생이 가장 좋은 예방법인데 요즘 아이들은 양치는 물론 손발 위생까지 좋아서 많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오히려 어른들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노출이 많이 되다보니 위험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감염 우려가 큰 부모들에게 배 교수는 "아이들은 손에 잡히는 물건이나 손을 입에 잘 넣기 때문에 손 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손을 손세정제 등을 이용해 자주 그리고 잘 씻겨야 한다"며 "사람들 많이 있는 곳을 되도록 삼가고 마스크, 손 씻기를 생활화하면 아이들 감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배 교수는 "병원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병문안도 되도록 삼가는 것이 메르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메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의한 중증급성호흡기질환으로 감염 시 38도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기침 또는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 소화기 증상(설사 등)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만성질환 혹은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서 폐렴, 급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 보도자료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