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식물을 키우는 아이들은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아울러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자존감이 향상되고 감성 또한 풍부해진다. 식물이 뿜어내는 다양한 면역력 향상 물질, 풍부한 산소는 아이 건강에도 도움이 될 터. 이러한 장점 때문에 생태체험 교육을 실시하는 어린이집, 유치원이 늘고 있다.
김미희 서울 양천구립 곰달래어린이집 보육교사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 스타도시농사꾼 퍼레이드'에서 "텃밭을 가꾸며 점차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면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곰달래어린이집은 지난 2013년부터 아이들의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위해 활발한 텃밭활동을 실시하며 학부모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열린 스타도시농사꾼 퍼레이드는 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의 다양한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서울시 도시농업 공모사업으로, 행사에는 '서울 스타도시농사꾼'으로 선정된 12명의 농사꾼들이 참석해 농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텃밭을 자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보육교사는 이날 행사에서 "생태체험 교육을 시작하기 전, 자연을 모르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당시 '어떻게 하면 자연을 접하게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고 운을 뗐다.
곰달래어린이집 교사들은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질 수 있도록 2012년 어린이집 주변 공원을 산책하는 활동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동시에 공원으로 나가는 일은 위험했고, 자연을 학습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때문에 교사들은 이듬해 양천구의 지원을 받아 어린이집 옥상 위에 '달래정원'을 마련하게 됐다.
"처음에는 식물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정보도 없었지만, 아이들이 텃밭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행복했어요. 자연을 매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고맙던지요."
달래정원이 생긴지 1년 후, 옷상에는 텃밭이 13개로 늘었고 수확하는 작물도 점점 더 많아졌다. 김 보육교사는 "심지어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담구기도 했다"며 "텃밭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텃밭에 식물을 심고 키우면서 관찰일지를 쓰고, 식물의 이름을 지어 이름표를 직접 달아준다. 김 보육교사는 "이 활동은 아이들이 식물과 소통하고 자연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사들은 텃밭활동을 다양한 분야의 교과와 연계해 특별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과 직접 키운 상추를 달팽이에게 먹이로 주는가하면, 도라지꽃으로 손수건을 염색해보고, 봉숭아를 손톱에 물들이기도 한다.
또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아이들이 직접 수확한 작물을 가지고 샐러드, 샌드위치, 화전 등 다양한 요리를 해 먹는다.
"편식이 심한 아이들도 직접 기른 작물로 만든 요리는 다 먹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잔반도 남기지 않지요."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수확한 깻잎을 가지고 왕관도 만들어보고, '스크래치' 미술활동도 한다. 수확한 작물을 어른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시장놀이'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활동. 판매한 수익금은 불우이웃, 양로원 등에 기부된다.
김 보육교사는 "영아반 아이들도 작물을 한가득 수확한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아주 행복해한다"며 "점점 아이다움을 찾아가고 변화하는 모습이 저에게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어 "인성을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텃밭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고 자연에 대한 고마움, 나아가 지구를 아끼는 마음까지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으며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이 모습을 보면 교사들은 참 뿌듯하죠. 아이들이 힘찬 날갯짓을 할 것을 기대해봅니다."
곰달래어린이집은 이날 스타도시농사꾼 퍼레이드에서 서울시장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곰달래어린이집 열매1반 아이들과 보육교직원, 학부모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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