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단계인 유기농 제품의 함유된 영양성분을 논하며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친환경 유제품 개발을 독려해온 정부가 이제 갓 시작된 유기농 사업을 접자고 하는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지난 7일 유기농 우유의 영양성분이 일반 우유와 차이가 없음에도 가격이 2~2.7배 비싸다고 발표한 데 대해 우유업체와 유기농 낙농가가 ‘어이가 없다’는 반응과 함께 소시모의 품질조사의 방향이 틀렸다고 9일 반박했다.
우유업계는 유기농 제품은 친환경 농법을 통해 보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지, 영양성분의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와 소시모의 논리대로라면 영양성분이 비슷한 ‘제주도산 통돼지 삼겹살’과 일반 삽겹살, 유기농 쌀과 일반 쌀 등의 가격차이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유가공협회 관계자도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유기농 우유와 일반 우유는 같은 유형으로 규정돼 있어 유지방 등 영양성분과 세균 수 등의 관리기준이 동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유업계에 따르면 일반 젖소는 사육시설에서 주로 자라지만 유기농 우유용 젖소는 한 마리당 916㎡(약 277평)의 초지가 필요하며, 유전자 조작(GMO) 농산물이 들어간 사료도 사용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원유 가격도 일반우유의 원유보다 60%가량 비싼 ℓ당 약 1,574원이다. 여기에 일부 우유업체는 페트병에 자외선 차단 필름을 입힌 우유용기를 사용하며 일반 우유팩보다 3배 이상 많은 원가를 투입하고 있어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는 유기농 우유 출고가는 ℓ당 2,450원 선으로 일반 우유에 비해 63% 높아진 것.
이와 관련해 우유업계 관계자는 “유기농 우유가격이 비싼 것은 친환경 낙농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원가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려면 200여개의 테스트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이는 낙농가의 생산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