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숨 쉬는 곳, 해남이라서 행복해요"
"우리 아이 숨 쉬는 곳, 해남이라서 행복해요"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5.10.30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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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남 엄마의 아이 키우는 이야기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가족계획 표어가 나온 때가 있었다. 바로 베이비붐 세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아이 대여섯은 거뜬히 낳는 나라였다. 반세기가 지난 2015년, 산모당 1.2명의 아이만 탄생하는 가운데 전국 평균 두 배 이상의 출산율을 기록한 지역이 있다. 바로 우리 국토 끝자락의 해남군이다. 

전라남도 해남군은 3년 연속 전국 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2014 출생 통계’에 따르면 해남군은 합계출산율 2.433명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 1.205명을 훌쩍 뛰넘는 수치를 나타냈다. 해남군에서 아이 키우는 일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해남에서 나고 자라 아기까지 낳은 토종 해남엄마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사 싣는 순서>
① 전국 출산율 1위, 해남군일 수밖에 없는 이유
② "우리 아이 숨 쉬는 곳, 해남이라서 행복해요"

화산면 가장마을회관에서 바라본 가장마을. ⓒ서보배
화산면 가장마을회관에서 바라본 가장마을. ⓒ서보배

◇ 우리 해남군을 소개합니다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 가정까지 꾸리는 일은, 직장을 찾아 정착해야 하는 요즘 시대에는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서보배(26) 씨는 해남에서 태어나 사회생활까지 시작하며 이곳에서 가정까지 꾸린, 그야말로 순수 해남인이다. 현재 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근무하는 서 씨는 21개월 딸아이 민서와 남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녀가 사는 곳은 해남군 화산면, 해남의 중심인 해남읍에서 차로 15분은 들어가야 하는 정말 시골 동네다. 버스도 안 다니는 곳이라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깨끗하고 맑은 동네란다. 


“시골이다 보니 어린아이라고는 저희 딸 하나밖에 없어서 정말 아기가 귀한 동네예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정말 예뻐해 주시고요, 지나가다 우리 아이를 보시면 불편한 걸음걸이로 집에 가서 과자를 가지고 오셔서 딸을 챙겨주실 정도로 좋으신 분들이세요. 제가 사는 화산은 농촌이어서 쌀농사, 밭농사를 많이 하는데요, 그중 고구마가 정말 유명해요. 황토밭이라 고구마가 정말 맛있어요.”


기름진 황토밭이 전부가 아니다. 해남군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얼마전 4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린 ‘명량대첩축제’로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해남군은 참 살기 좋은 동네예요. 여느 시골처럼 조용하기도 하지만 대흥사 단풍놀이, 명량대첩축제 등 여러 행사들도 많아서 구경거리가 많아요. 조금만 가면 가까운 바다에 해수욕장이 있어서 여름에는 해수욕도 즐길 수 있고요, 가을에는 가까운 대흥사로 단풍구경을 갈 수도 있어요. 대도시 사람들처럼 몇 시간을 차로 이동하며 휴가를 가지 않아도 가까운 거리에 분위기 좋은 구경거리가 많아요.”


신지수·서보배 부부와 딸아이 민서양. ⓒ서보배 
신지수·서보배 부부와 딸아이 민서양. ⓒ서보배 

◇ 해남 직장맘의 아이 키우기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다 보니 아이가 6개월 정도부터 어린이집을 보냈어요. 직장과 가까운 소규모 어린이 집에 보내고 있답니다. 소규모라 그런지 선생님들이 아이를 정말 꼼꼼하게 봐주시고요, 언니 오빠, 동생들도 많은 숫자가 아니다 보니 서로서로 잘 어울리고 잘 챙겨줘요. 당직근무가 있어서 1주일에 한 번씩은 아이가 아빠랑만 지내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유치원 준비물을 잘 못 챙길 때도 있는데 선생님이 잘 이해해 주셔서 정말 좋아요.”


◇ 워킹맘도 배려하는 ‘임산부 건강교실’

해남에서 출산을 한다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참 많다. 몇 백만 원의 출산지원금, 미역, 소고기, 아기용품이 담긴 출산 선물 등 타지역 엄마들의 부러움을 살만 한 특별함이 많다. 하지만 그녀 가슴에 가장 와 닿은 출산정책은 바로 ‘임산부 건강교실’이었다. 

 

“제가 임신했을 때 임산부 건강교실이 주간, 야간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직장맘인 저도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첫 아이라 뭐든 해주고 싶었고 모르는 것도 많았는데 이 교실에서 출산방법, 호흡법, 모유수유방법, 출산 후 필요한 것 등등 배운 점이 많아요.”


서 씨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유용한 정보만 쏙쏙 알려줘서 좋았다며 강좌 선생님이 ‘출산 시 굶으면 아기 낳을 때 힘에 부치니 초콜릿 1~2개를 먹는 것은 괜찮다’는 ‘꿀팁’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나면 선물도 줘요. 새언니 출산 때부터 지켜본 결과 항상 유용한 걸로만 선물을 해주더라고요. 저는 수유쿠션을 받았는데 아기띠를 받는 분도 있었죠.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선물로 줘서 좋았어요.”


◇ 아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늘었으면


“개인적으로 직장맘들을 위한 정책이 부족한 것 같아요. 직장맘들은 퇴근 후나 주말밖에 시간이 없는데 좋은 문화프로그램은 거의 평일 오전·오후, 이렇게 근무시간에 하기 때문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람은 자연적 혜택에만 만족하기 어렵다. 도시에서 이뤄지는 문화적, 교육적 경험을 포기할 수 없는 엄마도 많다는 설명이 이었다. 


“시골이지만 좋은 거라면 다 해주고 싶은 건 다 똑같은 엄마 마음이거든요. 시골 엄마들도 다른 대도시 엄마들처럼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수업을 받으려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제 주변에도 부지런하고 시간적 여유가 되는 엄마들은 목포까지 아이를 데리고 문화센터 수업을 들으러 다녀요. 대도시만큼은 아니어도 임산부 건강교실처럼 아이들이 놀면서 배우는 문화센터같은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서보배
ⓒ서보배


◇ 아이가 많은 해남, 키우기도 좋아


인구가 적은 지역적 특성상 해남의 모든 학교에 아이가 많을 순 없다. 서 씨는 면단위 학교의 경우 갈수록 아이들 숫자가 줄어들고 한 반에 채 10명이 안 되는 학년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소규모 엄마들 모임을 나가다 보니 그제야 해남이 아이가 많은 곳이란 것을 느꼈다고 한다.


“시골이다 보니 도시처럼 접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걱정도 되지만 아이들이 자연환경에서 뛰어놀 수 있어서 좋아요. 밭에 가면 흙에서 뛰어놀면서 자연스럽게 소근육, 대근육 운동도 되고요. 잠자리며 나비가 날아다니고, 메뚜기도 뛰어다니고, 아침이면 옆집에서 ‘꼬꼬댁’하면서 닭이 울어요. 아이 언어 습득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해남은 자연의 풍요로움 뿐 아니라 군의 적극적인 출산 지원까지 누릴 수 있기에 아이 키우기 부모의 자랑은 끊이질 않았다.


“해남군에서는 초음파 검진비 지원, 출산 후 산후용품, 유축기 대여 서비스 등 지원해주는 것이 정말 많아요. 아이 키우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열풍이 사그라든 지 오래다. 하지만 해남에는 추억 속 웰빙의 조건과 더불어 양육적 도움까지 받을 수 있어 아이 키우기 최적의 환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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