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났음을 표현하는 아이의 방식
[연재] 양희석의 육아픽
놀자가 왜 화가 났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사진 속 놀자의 째려보는 표정과 양손을 허리에 올리고 누구의 이야기에도 반응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돌리는 장면이 너무 신기해 사진을 찍은 기억만 있다.
놀자는 화가 났다. 그리고 이제는 화났다는 자기 의사 표현을 울며 떼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얼굴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한다.
‘이 표정과 몸짓을 누구에게 배웠을까?’ 놀자의 화난 모습을 신기해하며 놀자엄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화가 나면 그렇게 하나?”라며 말이다.
놀자는 화가 났지만 부모인 우리는 화를 내는 놀자가 너무나 대견했다. 더 자라면 화났을 때 표현이 또 어떻게 바뀔까? 그때도 화를 내지 않고 신기해하는 마음이 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가 양희석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사진임을 깨닫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사진기자로도 일했으나 2006년부터 프리랜서로 밥벌이와 사진 작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2009년 '놀자'가 태어나자 하는 일에 '육아'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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