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에 대한 아이의 두려움 없애주고 바른 식습관 만들어야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는 복통과 두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을 흔히 ‘새학기증후군’이라 부른다. 새학기증후군은 대개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지만, 이 과정에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주지 않으면 다양한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방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질환은 ‘소아변비’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해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가지 않고 참는 경향이 높다. 낯선 곳에서의 배변습관이 들여 있지 않은 탓도 큰데, 반복되면 소아변비로 발전하게 된다. 변비로 인해 장시간 항문에 힘을 주게 되면 항문이 밖으로 빠지거나 항문 점막이 찢어질 수 있다. 또한 찢어진 부위가 낫지 않은 상태에서 대변을 보게 되면 지속적으로 찢어져 피가 나는 소아치질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누리한의원 이훈기 원장은 “아이들은 변비가 가진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며칠 변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이를 이야기할 필요성을 굳이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보호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데, 만일 아이가 배가 팽창된 상태로 복통을 호소하거나 상체를 뻣뻣하게 세우고 발끝으로 걷는 모습을 보인다면 배변 횟수를 확인하는 등, 변비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급증하는 소아변비, 잘못된 식습관도 문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변비로 치료를 받는 환자 가운데 9세 이하의 어린이가 전체 환자의 30%에 달했다. ‘아이들에게도 변비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소아변비는 설사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소화기 질환이다. 성인변비에 비해 치질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영양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성장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새 학기 낯선 환경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문제가 되지만, 잘못된 식습관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고기 섭취는 늘고 상대적으로 식이섬유 섭취는 부족해지면서 소아변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학교생활이 시작되면 매순간 아이의 식사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도 이들 음식에 대한 노출 빈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 소아변비, 배변에 대한 아이의 두려움 없애야
장시간 배변을 하지 못하게 되면 변은 장에 쌓여 딱딱하게 굳어진다. 이는 배변 시 통증으로 이어져 아이가 화장실 가는 것을 두렵게 만든다. 변이 체내에 정체되고 쌓이면 직장이 확장된다. 직장의 감수성이 떨어지면 결국 변의조차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다시 변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소아변비의 치료는 이 고리를 끊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훈기 원장은 “소아변비 치료의 핵심은 배변 시 통증이 느껴지지 않도록 비위의 기능을 높여 소화흡수가 원활하도록 돕고 저하된 장의 기능을 회복시켜 배변이 수월해지도록 하는데 있다”며 “적절한 한약 처방을 통해 위와 장을 건강하게 해주면 대변 빼는 약을 넣지 않더라도 변을 잘 볼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 잘 먹으면서 변비가 있다면 위장에 노폐물이나 열기가 쌓이기 쉬운 체질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장운동을 순조롭게 하는 처방을 해준다. 반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변비가 생겼을 때에는 허약한 비위의 기능을 돕고 식욕을 북돋아 배변활동을 활성화해주는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 바른 식습관 만들어 주는 것 잊어서는 안 돼
소아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 섭취가 중요하다.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류는 사과, 키위, 복숭아, 건포도, 배 등이며 채소류는 시금치, 배추, 부추, 브로콜리, 샐러리, 고구마 등이 있다. 해조류나 버섯류, 콩류, 카레가루 등도 변비에 도움이 된다.
이훈기 원장은 “통계로는 한 해 변비로 치료를 받는 환자 가운데 9세 이하의 어린이가 전체 환자의 30%에 달한다고 하지만, 이는 변비 증상으로 아동병원을 찾은 아이들에 대한 통계일 뿐, 소아과 진료를 받지 않고 그저 약이나 유산균으로 소아변비 치료를 대신한 경우는 포함돼 있지 않다. 여기까지 포함을 한다면 변비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수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아토피, 비염 질환과 마찬가지로 변비 역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아이의 배변 활동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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