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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폐경과 난자 기증
난자 기증을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 필요
[연재] 이희준 교수의 난임 클리닉

얼마 전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난소기능저하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임신에 실패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조기 폐경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기 폐경 진단하에서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난자 채취가 불가능해 난자 기증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임신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언급한 사례의 여성은 다행히 자매에게 난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 얼마 전 임신에 성공하였습니다.
조기 폐경이라는 것은 40세 이전에 폐경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전체 여성의 1~2% 정도의 빈도를 보입니다. 30세 이전에 조기 폐경이 오는 경우도 0.1% 정도 되는데, 조기 폐경은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찾을 수 있는 원인으로는 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이나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와 유전자 이상(FMR gene mutation), 자가면역질환 등이 있으며, 자가면역질환 중에서는 갑상선 및 부갑상선 질환의 빈도가 가장 높습니다.
조기 페경의 증상으로는 먼저 불규칙적인 생리 주기를 보이다가 심해지면 생리가 없어지게 되고, 안면 홍조 및 열감, 발한, 불면증 등도 생깁니다. 추후 장기적으로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조기 폐경은 자연 임신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조기 폐경의 진단은 40세 이전에 생리가 없으면서 다른 생리 주기에 각각 측정한 난포자극호르몬(FSH, follicular stimulating hormone)이 두 번 모두 30~40mIU/mL 이상이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조기 폐경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조기 폐경이 진단되었을 때에는 호르몬 치료를 통해 증상을 줄이고, 생리를 규칙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골다공증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조기 폐경으로 생리가 없어지면 이론적으로 자연 임신이 불가능하나 호르몬 치료를 함으로써 낮은 빈도이지만 자연 임신의 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기 폐경 환자의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난자 기증의 시험관 아기 시술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30세 이전의 미혼 여성에서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조기 폐경(조기난소부전)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미리 난자 동결을 시도해 폐경 전 건강한 난자를 미리 보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대부분의 조기 폐경 환자분들에게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난자 기증을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권유하는데, 난자 기증에도 까다로운 조건이 있습니다. 생명윤리법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채취 빈도는 평생 3회 이하로 하며, 6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난자 채취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기증자의 건강 기준이 미달되는 경우는 기증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매독, 간염, 에이즈 등의 혈액검사, 소변검사, 골반초음파검사, 자궁경부암 검사 등을 시행하여 모두 정상 소견을 보여야 기증을 할 수가 있습니다.
난자 기증을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권유하면 대부분의 조기 폐경 환자분들은 내 난자가 아니면 내 아기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유전학적으로 형제자매간 유전자의 대부분은 일치하며, 자매의 난자를 빌려 배아(수정란)를 생성 후 본인의 자궁에 착상하고, 10개월의 임신 기간을 통해 아기를 분만한다는 것은 의학적 측면에서 대부분 부부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본인의 자녀입니다.
조기 폐경으로 본인의 난자가 매달 규칙적으로 배란되지 않는다면 난자 기증을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이 가장 높은 임신율을 보장한다는 것, 자매간 난자 기증이라도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심리적 거부감은 기우일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이희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생식내분비(불임) 임상강사 수료 후 현재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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