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전기세 겁나 에어컨 못 트는 엄마들
"신생아 열꽃 올라와 틀어야 하는데…" 발 동동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평년을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엄마들은 에어컨을 마음 놓고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산업용과 달리 전기를 많이 쓸수록 단가가 올라가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부터 전기 사용량에 따라 6단계 요금을 차등 부과하고 있는데, 1단계와 6단계의 요금차이는 무려 11.7배에 달할 정도다.
때문에 시민들은 냉방장치를 가동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일반인보다 체온이 높은 임신부, 신체 조절 기능이 완전하지 않은 신생아가 있는 가정은 더욱 고통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 임신부는 "집이 단독주택인데 한 여름에는 실내 기온이 32도 이상 올라간다. 낮잠 잘 때나 밤에 선풍기를 틀고 자도 하도 더워 땀이 나면서 깬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자니 전기세가 걱정"이라며 "임신 초기에 이렇게 더우면 태아에는 문제가 없겠느냐"고 우려했다.
다른 임신부는 "숨이 턱턱 막힌다. 손발도 뜨겁고 자다보면 온 몸이 불떵이같이 확 오를 때가 있다. 에어컨은 잠들기 전에만 켰다가, 나중에는 선풍기만 켜고 자는데 그래서 그런지 잠을 푹 못 잔다"고 토로했다.
최근 출산을 한 임산부들도 힘들긴 마찬가지. 한 임산부는 "(신생아가 있기 때문에) 요즘 에어컨을 풀가동 할 수밖에 없었는데 전기세가 40만 원이나 나왔다. 누진제, 빨리 조치를 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아기가 땀띠 나고 괴로워 하는거 보면 정말…"이라고 말을 흐렸다.
다른 임산부는 "지난 달 700㎾h 써서 이달 전기세 40만 원 예상한다. 누진제 정말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빨리 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출산한 지 이틀이 된 한 임산부는 "이틀 내내 에어컨을 풀가동해도 아가는 더워서 열꽃이 올라온다. 전기세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기요금 누진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9일 기준 약 6000가구가 정부를 상대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추진중이다.
소송을 주도하는 곽상언 변호사는 "주택용 전기는 소득과 관계없이 집에 사람이 많고 오래 있을수록 사용량이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오히려 저소득층의 경우 주택 상주시간이 길어 누진제에 취약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주택에서는 전기를 생존을 위해 쓴다면, 산업에서는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사용한다. 누진제가 결과적으로 생존을 위해 쓰는 사람들에게서 많은 돈을 거둬 대기업을 지원하는 효과를 낳게 됐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누진제 개편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지난 9일 오후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은 현 전력 수급 상황과 요금 형평성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며 "개편 계획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편, 일본, 미국, 중국 등은 대부분 3단계 이하의 누진 단계를 채택하고 있고, 영국, 프랑스, 캐나다는 단일요금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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