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최근 놀이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새로 지어지고 있는 놀이터 역시 문제다. 모래 위에 시소와 미끄럼틀, 그네로 꾸며지는 형태는 50년째 천편일률적. 아이들의 모험심과 창의력을 자극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쑥쑥 높이는, 활력 넘치는 진짜 놀이터는 어디에 있을까.
신간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이소영 글, 이유진 사진, 오마이북 펴냄, 2017)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워킹맘이 독일 남부의 작은 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에서 즐긴 아주 특별한 놀이터 여행기를 담고 있다. 아이가 신나서 뛰놀고 부모가 마음 편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꿈같은 놀이터 이야기가 부모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저자가 말하는 프라이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놀이터다. 아우구스티너 박물관 앞 놀이터, 중앙역 근처 헤르츠 예수교회 앞 놀이터, 전망대 끝 놀이터, 생태주거지구 보방의 '다섯 개의 어금니'를 포함해 160개의 놀이터가 아이들을 두 팔 벌려 반겨준다.
이곳의 놀이터는 밋밋하고 심심해서 더 특별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알록달록한 최신식 놀이기구는 볼 수 없다. 단지 나무둥치, 깨끗한 흙, 커다란 바위, 바구니 그네, 미끄럼틀, 작은 철봉이 전부.
그래도 아이들은 지루할 틈이 없다. 나무에 오르고 흙장난을 하고 물속을 뛰어다니며 신이 난다. 자연물과 최소한의 놀이기구에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더해져 매일 활력 넘치는 놀이터가 완성된다.
생태도시라는 이름답게 이곳은 생활 속 모든 곳이 자연 놀이터다. 도심의 상징인 천년 물길, 오리와 사람이 함께 헤엄치는 호수, 동물들이 사는 평화로운 마을, 동화에 나올 것만 같은 아기자기한 숲길이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 아이들을 품는다.
이 도시의 놀이터에는 안전을 위해 두른 인공 울타리도 없다. 놀이터에서 어떻게 놀아야 다치지 않는지 아이 스스로 궁리하게 만들고, 때로는 직접 위험을 겪으면서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놀이터에는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아빠도, 조바심 내며 "안 돼, 위험해"를 외치는 엄마도 없다. 학원 차가 올 때까지 쫓기듯 불안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없다. 이곳에서야말로 '아이들의 삶은 놀이'라는 명제가 성립하는 듯하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곳, 우리 동네와 도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나아가 프라이부르크 아이들이 활기가 넘치는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속가능한 삶은 어떤 것인지 많은 질문 거리를 던진다. 또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자녀의 놀이문화와 놀이환경에 많은 영감까지 주고 있다.
오마이북 관계자는 "프라이부르크 안내서에는 '이 도시의 심장은 어린이를 위해 뛴다'는 말이 있다. 이는 단순한 소개말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어른들의 가장 현명한 노력을 담고 있기도 하다"며 "이 책은 어린이의 일상과 삶을 통해 어른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게 만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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