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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된 아이스크림, 팔아도 됩니까?

부모들 "아이 간식으로 주기 불안…유통기한 있어야" 전문가 "유통기한 표시, 촘촘한 관리시스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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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유통기한이 없다고 해도 1년 4개월이 지난 상품은 좀 아니잖아요!"


한낮 31도까지 오른 지난 27일. 직장인 A 씨는 퇴근 길 편의점에 들려 떠먹는 아이스크림 한 통을 구매했다. 집에 도착한 후 기분 좋게 아이스크림 뚜껑을 열었지만 A 씨는 곧 언짢은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이스크림 표면에는 녹았다가 다시 언 흔적이 남아 있었고, 제조일은 무려 1년 4개월이 지났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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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편의점에서 집까지 겨우 5분 거리인데 그 사이 녹았다가 다시 얼었을 리가 없다. 보관방법이 잘못된 것"이라며 "제조일도 1년하고도 네 달이 지났다"고 넋두리를 했다.


아이스크림은 유통기한 표기 대신 제조일만 표기돼 있다. 통상 아이스크림의 유통기한은 제조일 기준 1년 정도라는 게 빙과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대형 유통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아이스크림 유통기한을 1년으로 정해 놓고 있다.


A 씨는 "기분 좋게 아이스크림 샀다가 기분이 상했다. 아무리 아이스크림의 유통기한이 없다 해도 어느 정도의 기준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2년이 다 돼 가는 아이스크림이 판매되고 있다. 이유주 기자 ⓒ베이비뉴스
2년이 다 돼 가는 아이스크림이 판매되고 있다. 이유주 기자 ⓒ베이비뉴스


◇ 해묵은 아이스크림 유통기한 논쟁, 언제 마무리되나?


불볕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간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스크림. 하지만 아직도 유통기한이 표기되지 않는 해묵은 문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식품은 장기간 보관하게 되면 미생물 번식, 화학적 변화 등으로 품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맛, 산도, 형태 등이 변하기 때문에 섭취 시 각종 질병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식품에 유통기한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예외다. 식품위생법 상 유통기한을 표시할 의무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도 이하의 냉동 상태에서는 미생물의 증식이 멈춘다고 가정하고 아이스크림의 유통기한 표시 의무를 배제시켰다. 현재는 제조일 표시만 의무화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보관조건에서 미생물 증식 등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유통기한을 설정해 관리하는 품목이 아니다"라며 "유통 중 취급부주의 등 보관방법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유통기한의 설정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아이스크림에 유통기한 표시제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없는 아이스크림은 장기간의 유통으로 변질돼 판매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다가 냉동상태로 보관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육안으로 변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소비자들은 만든 지 몇년씩이나 된 아이스크림들이 시중에 유통된다는 것 자체와 오직 제조일자에 의존해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 부모들 "아이에게 주는 간식, 유통기한 표시돼야"

 

 
 


지난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아이스크림류 제품 관련 위해사례는 총 372건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 모양이 변질됐다는 등의 소비자 제보는 드물지 않다"고 귀띔했다.


아이스크림이 일부 해동될 경우에는 저온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리스테리아, 여시니아균 등 일부 세균이 변질돼 식중독이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자주 구매하는 부모들이 "다른 군의 식품보다 아이스크림의 위생과 안전이 더 우려된다"고 답답해하는 이유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아빠 김송민(가명·40) 씨는 "오래된 제품은 너무 찝찝하다. 소비자들은 보관상태를 알 수가 없다. 만일 녹았다가 다시 언 아이스크림이면 세균이 번식해 아이들 건강 상 해로울 수 있다"며 "유통기한이 최소 1년이라도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안심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4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강미선(가명·38) 씨도 "얼려 먹는 제품이라 오래둬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이에게 주는 간식이라고 생각하니 유통기한이 아예 표시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 전문가들 "제품에 합당한 유통기한 설정해야"


아이스크림 유통기한 논쟁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안전을 위해 제품에 합당한 유통기한을 설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이스크림 유통기한 표시법'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 심의' 단계에도 가지 못한 채 체류중이다.


김해영 의원은 "아이스크림의 안전성 및 신선도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있다"며 "변질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큰 여름, 소비자들이 안전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혜연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유통기한이 있으면 기간 내 제품을 소비하려고 신경을 쓰게 된다. 반면 제조일자만 있으면 제품 보관 등 관리에 덜 신경 쓰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관리가 철저히 되려면 유통기한이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유통기한 표시 의무화와 더불어 촘촘한 유통시스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혜연 국장은 "아이스크림은 유지방과 수분 함량이 많아 미생물 번식이 쉽다. 하지만 제품 승하차 과정에서 혹은 냉동고가 직사일광에 비칠 때 등 아이스크림이 실온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콜드체인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을 반영해 아이스크림과 같은 빙과류 관리는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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