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토사물이 웬 말이냐 너나 먹어라!”
“선생의 이름으로 아동학대 웬 말이냐!”
“폭력 사실 모른 척하는 원장 처벌하라!”
어머니들 목소리에 거친 눈물이 맺혔다. 구호는 절규로 바뀌었다. “우리 아이도 여기 보내려고 알아봤었다”는 김슬기 씨(27)는 피켓 시위 현장 옆에서 한참 서 있었다. 그리고 피해아동 학부모들이 든 피켓을 꼼꼼히 읽었다. 김 씨는 “아이가 (A 어린이집) 바로 옆에 있는 어린이집에 다닌다”며 “(A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얘기를 듣고 너무 놀라 피해아동 어머니들과 함께하러 왔다”고 말했다.
4일 오후 3시부터 경기 부천시 중동 A 어린이집 앞에서 아동학대 어린이집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해아동 학부모의 피켓 시위가 열렸다. 현장에는 피해아동 학부모를 비롯해 지역 맘 카페 회원 등 9명이 참여했다.
◇ "아이가 밥 토하면 토사물을 다시 입에 밀어넣었다"
이들은 이날 시위에서 ▲어린이집 폐쇄 ▲가해 교사 구속 ▲관리 책임자인 어린이집 원장 처벌 등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5월부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했다. 긴 연휴가 끝난 뒤라 엄마랑 있고 싶어 해서 그런 줄 알고 아이를 설득해 어린이집에 보냈다”며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줄 알았다면 보내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해당 어린이집은 보육교사인 이아무개 씨(26)에 의해 아동학대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로 담임교사가 바뀐 후 동일한 피해 증언이 나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부모들이 지난달 22일 어린이집을 찾아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구했다.
이들이 영상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이 교사에게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영상에는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낮잠을 자는 아이에게 이불을 머리끝까지 씌우고, 아이가 밥을 토하면 토사물을 다시 입에 밀어넣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고 학부모들은 전했다.
◇ 가해교사는 면직처리… "어린이집이 CCTV 부분 삭제" 주장도
현재 가해교사인 이 씨는 면직처리 됐으며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담당한 아동은 만 3세 아동 13명으로 해당 반 아동 모두 4일 현재 어린이집을 퇴원했다. 이들 외에도 A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동 상당수가 퇴원해, 절반 정도인 25명만 등록 명단에 남아 있다.
경찰은 “중간중간 (CCTV 속) 시간이 튄다”, “CCTV가 부분 삭제된 것 같다”는 학부모들 증언에 따라, 지난 2일 어린이집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해당 영상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부천시청 어린이집 지도점검 관계자는 “행정 처분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며 “가해교사 자격정지나 어린이집 운영정지 등의 행정 처분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문 닫힌 어린이집 앞 원장 사과문… "흡족한 사과 못해 죄송"
어머니들은 30분가량 어린이집 앞에서 시위를 마친 뒤 원장 자택과 부천시청으로 차례로 이동해 피해자 처벌과 어린이집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는 5시 15분께 모두 끝났다. 이들은 “다음 주에도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4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시위에 나온 학부모들과 기자는 A 어린이집을 함께 방문했으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정문에는 원장이 부착한 것으로 보이는 사과문이 붙어 있었다. 사과문은 ▲8월 4일을 임시로 등원하지 않았으면 함 ▲학대 사건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보육을 원하는 부모님께는 보육을 제공할 것 ▲흡족한 사과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한 사과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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