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따가운 볕을 선선한 바람이 식혀주는 계절,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는 2017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 제5기 서포터즈 소망식 및 가족축제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을 반갑게 맞이한 것은 다름 아닌 '다함께 나눔길'이었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은 2013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다. 유모차를 이용하는 영유아와 부모가 마음 놓고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영유아 보행권 인식 전환과 사회적 인프라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을 추진하는 베이비뉴스는 연속기획보도와 소망식·서포터즈 발대식을 매년 해오고 있다.
다함께 나눔길은 영유아 보행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캠페인 행사의 포문을 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서포터즈 100가족은 서로의 손과 유모차를 잡고 오전 11시부터 30여 분간 서울어린이대공원 후문부터 축구장까지 약 1.2km의 산책로를 걷는 ‘뽀로로와 함께하는 유모차 걷기대회’에 참여했다. 낙엽이 바닥을 물들인 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어디서든 이렇게 유모차와 마음 편히 다닐 수 있기를 기원하는 시간이었다.
산책로 ‘다함께 나눔길’은 아동·장애인 등 교통약자층 공원숲 이용 증대와 체험 콘텐츠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달 27일 개장했다.
산책로 개장 날 기자가 찾아갔을 때는 경복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야생탐사대원과 숲체험을 하고 있었다. 도토리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공원 한 켠에서 한 아이가 소리를 쳤다. “여기 무당벌레 있대요!” 다함께 나눔길에 조성된 숲속교실에서 제각각 자유롭게 관찰을 하던 다른 아이들이 친구 목소리가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는 장수풍뎅이도 많아요. 여기에 놓아 줍시다.”
옆에서는 야생탐사대원이 벌레를 감싸 쥔 두 손을 나무 올려두고 펼쳤다. 야생탐사대원과 나무를 둘러싼 아이들은 다리도 목도 길게 빼고 손에서 벌레가 나오는 장면에 집중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개장날 산책로를 이용할 대표 단체들을 초대해 팸투어와 워크숍을 진행했다. 영유아 어린이와 초등학생, 어린이집 연합회, 장애인 시민단체 등으로 세심하게 구성한 80여 명이었다. 손성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시설팀장이 인솔해 다함께 나눔길을 돈 후에 개선사항과 활성화 방안을 토론하는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공원 속 산책로는 자연 정취를 가득 담고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남동쪽에 위치한 총 1.19km 길이의 다함께 나눔길은 구의문에서 출발해 잔디 축구장을 끼고 한 바퀴 돌 수 있는 순환형 산책로다. 기존 산책로 635m를 데크로드 349m와 경화토 포장로 206m로 이었다.
‘누구나 즐겁게 숲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조성목적을 고려한 편의시설도 돋보였다.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음성유도기나, 경사로에서 하행하는 휠체어나 유모차의 충격을 막기 위한 쿠션까지 섬세하게 신경 썼다. 손 팀장은 “다함께 나눔길은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경사도 8% 이내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나무 냄새가 아직 가시지 않은 데크로드를 따라 걷다가 눈에 띈 것은 길가에 갓 돋운 듯한 촉촉한 흙 봉분 무리. 구절초와 금낭화라고 적힌 팻말이 곁에 있었다. 내년 봄이 되면 더 아름다울 다함께 나눔길을 기대하게 했다.
다함께 나눔길 투어가 끝나고 마련된 워크숍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나왔다. 이강오 서울어린이대공원장은 직접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원장은 “다함께 나눔길에 몇 점을 주실 수 있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다수는 ‘90점 이상’이라는 질문에 흔쾌히 손을 들었지만 이 원장은 “그래도 한계가 있군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이 원장은 “길을 하나 닦아 놓긴 했지만 지속해서 보완할 것이 많다”며 산책로에 애정과 관심이 담긴 다짐을 내비쳤다. 이어, “어린이대공원은 항상 열려있으니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안해주시면 함께 하겠다”고 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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