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내 1회용컵 규제, 같은 듯 다른 ‘키즈카페’는?
카페 내 1회용컵 규제, 같은 듯 다른 ‘키즈카페’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8.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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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부족한 규제 때문에 사업자 부담·소비자 혼선 논란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정부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매장 내에서 1회용 컵 규제를 시행된 지 4주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애매한 단속 기준과 홍보 및 계도 부족으로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많이 찾는 키즈카페도 마찬가지다. 1회용컵 규제 이후 키즈카페의 풍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취재했다.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식품접객업소인 키즈카페는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규제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사진 속 키즈카페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식품접객업소인 키즈카페는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규제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사진 속 키즈카페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일반카페와 다른 ‘업종’, 애매한 단속 범위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식품접객업소 내 1회용컵 남용 단속이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1회용품 규제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제10조에 따른 것으로, 식품접객업소에선 매장 내 1회용컵 사용이 어렵게 됐다.

식품접객업에는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등이 포함된다. 키즈카페는 보통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으로 나뉘지만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는 곳은 기타유원시설업으로 신고하기도 한다. 놀이시설을 설치한 키즈카페가 업종을 조리와 놀이 공간을 따로 나눠 신고하면, 음식점업과 유원시설업은 별개이기 때문에 1회용컵 단속 범위가 애매해진다.

키즈카페를 음식점업과 유원시설업으로 모두 신고해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지자체에서 단속을 할 때 일반음식점으로만 친 것 같다. 업종을 따로 신고한 것에 대한 별다른 안내는 없었다”고 귀띔했다.

'키즈카페도 단속 대상에 해당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지자체 관계자는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규제 단속 대상에 키즈카페도 포함된다”면서도 “식품접객업은 단속 대상에 있지만 기타유원시설업은 없다. 그렇게 따로 등록한 곳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용산구 관계자는 “키즈카페가 식품접객업으로 신고한 곳이면 단속 대상이지만 기타유원시설업에 대한 단속 기준은 따로 없다. 환경부 지침으로는 식품접객업만 단속대상으로 돼 있다”고 전했다.

자원재활용법에 따른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금지에 대한 포스터. ⓒ환경부
자원재활용법에 따른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금지에 대한 포스터. ⓒ환경부

◇ 현실 따라가지 못 하는 제도, 업주들 부담으로

자원재활용법은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재활용을 촉진하는 등 자원을 순환적으로 이용하도록 해 환경 보전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이 목적이다. 시민들은 환경 보전이란 차원에선 긍정성을 띠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가 영세한 업주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A 씨는 “하루에 1~2명 정도의 손님을 제외하곤 대부분 이번 규제에 대해선 잘 받아들여주는 편이지만, 설거지를 많이 해야 하고 150~200개의 컵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다. 위생관리도 신경 쓰인다. 지금은 머그컵을 사용하는데 음료 양이 적게 담기고 깨질 우려가 있어 용량을 키운 스테인리스 컵을 구매했는데 개당 9300원이다. 1년 이상 사용한다고 해도 일시적으론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홍보의 부족으로 일어나는 불편함도 고스란히 업주들이 떠안게 됐다. 프랜차이즈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1회용컵 규제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 1/3정도의 고객들이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미 규제 내용을 아는 고객들은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모르는 고객들은 ‘왜 1회용컵을 못 쓰냐’고 묻는다”고 털어놨다.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단속 대상인 키즈카페에서는 다회용컵을 비치해야하고 주문을 받을 때 소비자의 테이크아웃 여부 등을 확인해야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단속 대상인 키즈카페에서는 다회용컵을 비치해야하고 주문을 받을 때 소비자의 테이크아웃 여부 등을 확인해야한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1회용컵만 문제? 규제 본연 취지 맞는 방법 찾아야

1회용컵 규제의 허점은 정부가 규정한 1회용품 범위에서도 드러난다. 규제 대상을 사용 용도나 재질이 아닌 품목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카페에서 사용하는 또 다른 플라스틱인 빨대나 리드(컵 뚜껑), 커피스틱 등은 규제를 받지 않는 이유다.

A 씨는 “환경문제를 개선하는 목적으로만 보면 이번 규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1회용컵이 아닌 다른 플라스틱 중에서도 쓰레기로 나오는 게 많다. 아이들이 마시는 음료수 병도 플라스틱이고 또 다른 문제인 설거지하는 세제와 물도 생각해야 한다. 부담을 받는 쪽은 대기업이 아닌 소상공인이란 사실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을 함께 생각하는 방향으로 전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키즈카페를 이용하는 주소비자인 육아맘들 사이에선 환경보전의 측면으론 긍정적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육아맘 김지윤(가명, 33) 씨는 “처음엔 다회용컵이 익숙하지 않았는데 사용해보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세플라스틱 등 향후 아이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환경오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조금씩 줄여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얘기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1회용컵 이슈는 너무 빠르게 진행됐고 빨대나 커피스틱 등은 관리대상으로 보지 않아 제도가 미처 적응을 하지 못 한 점이 있다”며 “편법과 소비자 혼란 등을 막기 위해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1회용품에 대한 규제를 통일시키는 방안이 필요하고, 1회용품 사용을 줄인다는 규제 본연의 취지에 맞게 사용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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