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누가 우리 애한테 수족구 옮겼어!"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누가 우리 애한테 수족구 옮겼어!"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9.08.2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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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염병 #단체생활 #위생관리 #예방 #수족구 #치료제 #이기주의 #공동체의식

아이가 두 번째 여름방학을 맞았다. 방학은 끝났지만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기승을 부린다는 수족구병에 걸려 등원을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수족구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을 때에도 다른 아이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다녀올 정도였다. 그런만큼 집단 내에서 한 명이라도 수족구병에 걸린다면 나머지 아이들도 피해갈 수 없다. 이미 아이의 어린이집 친구들도 서로에게 감염되어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

수족구병은 1~2일가량의 잠복기를 갖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잠복기가 지나면 곧바로 고열이 나고 손과 발, 입안에 수포가 빠르게 번진다. 

그런데 아이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조금씩 달라서 의사조차도 모든 정황이 수족구병과 딱 맞아떨어지기 전에는 비슷한 질병(구내염, 두드러기, 습진 등)과 정확하게 구별해내기 힘들다고 한다. 더군다나 유소아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보니 함부로 약을 쓸 수도 없고, 수족구병 치료제 자체도 없는 상황이라고. 그러니 수족구병에 걸리면 해열제를 먹이고, 아픈 입을 자주 찬 것으로 달래며 탈수가 오지 않도록 잘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란다.

수족구병은 말만 들어도 엄마의 마음을 덜컥하게 만드는 무서운 질병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아이는 미열만 조금 났을 뿐 병세가 비교적 경미했던 덕에 금방 지나갈 수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다. 고열이 너무 심해 밤새 응급실에 다녀온 아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축 처진 아이 등….‘수족구병에 걸린 아이 돌보다 부모도 병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요즘 육아맘들 사이에서 수족구병를 비롯한 아이들 전염병은 큰 화두였다. 

여름철 전염병! 모두가 함께 조심하고 공유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상미
여름철 전염병! 모두가 함께 조심하고 공유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상미

안타깝게도 수족구병은 예방주사도 없다. 특히 여름철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라고 하니 그저 해당 시기에 더욱 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고 어린이집 등 집단 내에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있다면 빠르게 격리해 최대한 전염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수족구병 등의 법정 전염병은 완치 확인서가 있어야 다시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듯 아이들에게 어떤 질병이라고 정확히 진단 내리기 전까지는 수많은 증상들을 지켜봐야 한다. 전염병에 걸린 것 같다는 심증은 있는데 확진을 받진 않았다면 이후 판단은 오롯이 아이 부모의 몫이다.

논란은 여기서 시작된다. 수족구병인 것 같긴 한데 어린이집에 보낸 부모와, 같은 상황에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은 경우들이 문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전염병은 함께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거늘, 우리 아이만 괜찮다면 된다는 마음으로 등원시키거나, 반대로 겉보기에 아무 문제 없어 보임에도 잠복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레 피하는 현상들.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 마음이야 다 같은 마음일 테니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족구병 유행 같은 특수 상황에서 유독 이런 이기적인 마음이 드러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심지어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에게 옮았는지 추측하며 특정 아이에게 원인을 찾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전염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다. 수족구병은 예방법과 치료법도 없다. 그러므로 아이, 부모, 혹은 집단까지 누구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 아니니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일 또한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언제 등원시키고 어떤 아이를 조심해야 할지 눈치싸움 하는 것은 어리석은 대처일 것이다. 전염병은 질병의 경위와 상황을 공개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여름철. 모쪼록 우리 아이들이 힘든 시기를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어른들의 공동체 의식과 현명한 판단이 좋은 치료제가 되길 바란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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