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입소 상담 가서 무슨 질문 하냐고요?
어린이집 입소 상담 가서 무슨 질문 하냐고요?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9.10.18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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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부모가 원하는 것들 말해도 좋아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언니, ㅇㅇ이 어린이집 보내야 하는데 어떤 곳이 괜찮을까? 상담 가서 뭐 물어봐야 돼?”

친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갑자기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놓았는데, 마침 자리가 있다며 상담하러 오라고 했단다. 상담 날짜를 잡긴 했는데 뭘 물어봐야 할지 몰라 전화했다는 동생.

“뭘 물어봤더라? 나도 뭘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 엉뚱한 것만 물어봤던 거 같아. 기억도 잘 안나. 근데 애가 어린이집에 다녀야 어떤지 알지, 처음엔 잘 몰라. 결국엔 선생님 잘 만나는 게 중요하거든.”

“상담 가서 당장 담임선생님 어떤지 알 수도 없는데... 무슨 기준으로 어린이집 골라야 하는 거야? 나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 어린이집 보내는 입장에서 이런 어린이집이 좋더라, 이렇게 달라지면 좋겠다, 뭐 그런 거 있을 거 아냐~”

다시 연락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입소 상담 가서 뭘 물어보는 게 좋을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 입장에서 어떤 곳이 괜찮은 어린이집일까?’ 내년부터 둘째도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긴 하나, 아무래도 둘째다보니 첫째 때와는 다르게 덜 신경 쓰고 있었다.

첫째 보낼 때는 인터넷 찾아가며 입소 상담가서 어떤 질문을 할지 메모까지 했었다. 초보엄마라 아무것도 몰랐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티내기는 싫었던 것 같다. 동생도 그때의 내 마음처럼 막막해서 전화한 것이다. 나는 ‘그래, 후배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어!’하는 마음으로 생각에 빠졌다.

어린이집 입소 상담가서 뭘 물어보는 게 좋을까?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어린이집 입소 상담가서 뭘 물어보는 게 좋을까?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누가 뭐래도 어린이집 보낼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은 담임교사다. 교사가 어떤 사람인지, 아이와는 어떻게 소통하는지, 또 아이를 사이에 두고 부모와는 잘 소통하는지가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에서 제일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걸 입소 전에 알 방법은 없다. 알아봤자 고작 교사의 경력 정도일 것이고 그 경력도 사람 나름이다. 경력이 짧다고 나쁜 것도, 또 길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교사가 어떤 인성을 갖고 있는지, 정말 우리 아이와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인지는 직접 마주치고 이야기해봐야 알 수 있다. 결국 입소 상담에서는 교사에 대한 질문 이외의 부분들을 물어봐야 한다. 교사만큼, 어쩌면 교사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원장선생님에 대해 물어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어떻게 보면 입소 상담은 부모가 원장과 일대일로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적인 시간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원장선생님을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 규모가 큰 어린이집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입소 상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원장선생님의 보육철학이나 원의 운영방침에 대한 궁금한 것들을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게 좋다. 부모가 원하는 건의사항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니 부모의 바람도 당당하게 말해보는 것이다. 내가 다시 입소 상담을 하러 간다면 특히 이 질문들을 꼭 하고 싶다.

“어린이집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나요?”

우선 어린이집의 개방 여부에 대해 묻고 싶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종종 하는 얘기가 있다. “엄마도 어린이집에 같이 들어가면 좋겠어.” 어른들이 회사 가기 싫은 것처럼 아이들도 어린이집에 가기 싫을 때가 있다. 신발장 앞에서 아주 천천히 신발을 벗으며 멀어지는 엄마, 아빠 얼굴을 하염없이 쳐다볼 때가 있다.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 들어가기 싫은데...’ 하는 눈빛이다.

그럴 때 ‘엄마나 아빠가 아이를 반까지 데려다주고 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엄마, 아빠도 우리 아이가 어디 자리에 앉아서 생활하는지, 어떤 놀이영역을 좋아하는지, 어떤 작품을 만들어서 벽에 걸어두는지 궁금하다.

‘개방 어린이집’이라고 문 앞에 써 붙여놓지만 공식적으로는 부모참여수업이나 학기 중 부모상담 때나 어린이집을 둘러보는 게 전부다. 내가 접했던 어린이집, 또 지인들이 보내고 있는 어린이집 대부분이 그렇다.

시원하게 개방하지 못하는 어린이집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아이가 부모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약해져 더 떼를 쓸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일과시간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 “선생님이 불편해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려질 수 있어요”라는 말을 존중한다. 그런데 최근 내 주변 사람이 완전 개방하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개방 어린이집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친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등하원할 때 부모가 직접 아이와 함께 반까지 올라가야 하며, 부모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방문해 아이가 놀고 수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고 한다. 모든 게 부모에게 오픈돼 있지만 그렇다고 수업 시간에 일부러 찾아오거나 방해하는 부모들은 없단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언제든 내가 있는 곳에 들어올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자연스럽게 “엄마, 이따 봐요”라는 말을 건넨다고 한다.

언제든지 부모가 올 수 있는 곳이니 교사나 교직원도 더 신경 쓰는 것 같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가! 아이 어린이집을 다시 골라야 한다면 “아이를 등원할 때 반까지 데려다주는 게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에 흔쾌히 “오케이”하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다. 물론 개방 규칙은 어린이집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완전 개방이 어렵다면 등하원시나,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정도 선에서만 개방해도 참 좋을 것 같다.

“아이가 다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원 자체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이런 질문도 할 것이다. 절대 발생해서도 안 되고 발생하더라도 아주 일부 어린이집의 일이겠지만 아동학대나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어린이집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일부 어린이집은 CCTV 열람을 요청해도 경찰을 대동하지 않으면 보여주지 않거나 “저희를 의심하는 거에요?”하며 서운해 하기도 한다. 그럼 부모도, 어린이집도 서로 마음이 상하고 불편할 수 있다.

CCTV를 통해 아이의 안전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부모 마음이다. 한편으로는 ‘괜히 의심한다고 생각해 내 아이를 미워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갖고 있다. 이미 법적으로도 CCTV 설치가 의무화된 지 오래다. 아이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CCTV 열람이나 원의 대응방식에 대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미리 제시해주는 어린이집이라면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이 아이들 사진을 얼마나 자주 찍어주나요?”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말이다. 요즘은 키즈노트 등의 간편한 알림장이 사용되면서 아이들 사진 찍어 올리는 것도 큰 일이 됐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환하게 웃는 내 아이 사진을 받아보는 것도 참 고맙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에는 우리 아이만 있는 게 아니다. 교사가 수많은 아이들을 한 명씩 앉혀놓고 “웃어요”, “김치” 하면서 사진 찍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큰 노동일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건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쁜 사진을 담기 위해 소비되는 그 시간만큼 우리 아이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 또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교사가 아이들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해서 찍어준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아이 사진을 받아보고 좋아하는 부모 때문에, 원장선생님의 보육방침 때문에 마지못해 찍는다면 정말 문제이지 않을까?

교사의 업무가 가중되지 않길 바란다면, 교사와 아이가 소통하는 시간이 더 많길 바란다면 상담 때 꼭 이렇게 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희 아이는 사진 많이 안 찍어도 되고 뒤통수만 나와도 됩니다. 교사들이 아이들 사진 찍는 일에 너무 힘 빼지 않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이다.

짧은 입소 상담 시간 안에 이 어린이집이 어떤 곳인지 다 파악하긴 어렵다. 위에 적은 질문들이 괜찮은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단지 어린이집에 이미 아이를 보내는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본 것들이다.

이 질문에 답을 하는 어린이집만이 좋다고 할 수도 없다. 확실한 답을 못해주는 어린이집이 더 많을 것이다. 그래도 부모가 상담할 때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면 ‘부모들이 이런 걸 원하는구나’ 하며 어린이집에 의견 전달이라도 되지 않을까? 그럼 어린이집 운영도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개선될 것이다. 동생 덕분에 생각해본 질문들이지만 나도 둘째 어린이집 상담하러 갈 때 원장선생님한테 꼭 물어봐야겠다. 

*정가영은 베이비뉴스 기자로 아들, 딸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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