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에 발목 잡힌 유치원 3법, '급식'도 바꾼다
필리버스터에 발목 잡힌 유치원 3법, '급식'도 바꾼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12.03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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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일 서울시 유치원 급식 정책 토론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2일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유치원 급식의 공공성 강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김재호·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2일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유치원 급식의 공공성 강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김재호·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해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유치원 3법’(일명 박용진 3법,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현재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기다리고 있는 이 법은 통과될 경우 유치원 현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유치원 3법’은 유치원 급식을 ‘학교급식법’ 적용 범위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치원 급식 체계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과연 현실은 어떨까. 2일 서울 서소문동에 위치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유치원 급식의 공공성 강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주최하고 서울시 김수규 의원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조용훈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 김수진 서울남부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감, 어금주 벧엘유치원 원장, 임미소 서울장충유치원 영양사, 배옥병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자문위원, 조란희 서울탑동유치원 학부모, 최수정 신촌몬테소리 학부모 등 유치원 급식과 관련한 이해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발제자 함선옥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유치원 안심급식 환경구축을 위한 정책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함 교수는 유치원 급식에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를 “유치원 급식은 학교급식법에 따르지 않고 유아교육법에 따라 운영된다는 점에 있다”며 “유치원 운영 인력, 시설·설비, 행정에 대해서 제도 자체가 미흡하기 때문에 관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일 있었던 ‘유치원 급식의 공공성 강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함선옥 교수는 유치원 급식 정책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재호·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2일 있었던 ‘유치원 급식의 공공성 강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함선옥 교수는 유치원 급식 정책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재호·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함 교수는 “급식 정책 변화가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유치원 급식이 ‘학교급식법’과 같이 움직이며 농무부(USDA,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산하 식품영양국(FNS, Food and Nutrition Service)의 관리를 받는다.

주정부 차원에서는 대부분의 주가 교육부 밑에서 학교와 유치원 급식을 관리 운영한다. 연방정부 농무부는 팀 뉴트리션(Team Nutrition)을 통해 학교 영양사에 급식 관련 기술을 전수한다.

◇ 공립단설·병설·사립, 강점도 문제도 각각… ‘유치원 급식 전담 부서’ 설치 제안

함 교수는 유치원 급식 정책 개선에 있어서 ‘유형별 구분’이 중요하다고 반복 강조했다. 유형별에 따라 급식 상황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공립단설유치원 식당 보유율이 60%로, 병설과 사립에 비해 높아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은 편으로 확인됐다. 반면, ‘초등학교에서 영양교사가 음식을 생산해서 유치원에 배식하는 구조’를 가진 공립병설유치원은 “생산을 위한 주방 없이도 유아들에게 급식을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등학교에서 음식을 생산하기 때문에 유아만을 위한 식단과 조리법이 없고 이들을 관리할 여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초등학교와 같은 시설을 쓴다는 점은 병설유치원이 가진 장점으로도 꼽힌다. 이 때문에 함 교수는 병설유치원이 가진 문제점으로 ▲유아만을 위한 식단과 조리법 부재 ▲식판, 수저, 식탁, 의자 등 유아용 시설 미비 ▲학교 방학기간 중 급식 관리 등을 꼽았다.

사립유치원은 급식 인력과 시설 면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가진 기관으로 조사됐다. 함 교수는 “시설·설비를 보면 쉽게 구비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경우가 많고, 특히 보냉고나 온장고 등 식재료 보관과 관련된 기기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매나 검수를 영양사, 영양교사가 아닌 분들이 하는 경향이 많고, 식재료와 영양관리에 있어 전문가가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합한 식재료나, 식비 관리가 안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2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급식의 공공성 강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유치원 급식과 관련한 이해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재호·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2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급식의 공공성 강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유치원 급식과 관련한 이해관계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재호·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영양교사 고용형태도 지적됐다. 이번 조사에서 단독으로 영양사 혹은 교사를 채용하는 경우는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사립유치원 중 41%가 공동영양사를 채용한다고 응답했다. 

함 교수는 “사립유치원 주방이 협소하고 기기가 낡은 건 기관의 재정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치원 입장에서는 급식 공간을 만들고 싶지만 유치원이 설립된 지가 오래됐고, 설립 당시 건축법에 그 형태대로 지을 수밖에 없었고, 현재 증축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립유치원 급식시설 부지확보를 위해서 여러 법령과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함 교수는 급식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치원 급식 전담 부서’ 설치, 구매·영양관리·위생·식생활교육 등을 아우르는 유치원 급식 관리 세부사항 시스템 구축 등을 과제로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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