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로 아이들과 ‘집콕’···전투육아는 진행 중
코로나바이러스로 아이들과 ‘집콕’···전투육아는 진행 중
  • 정가영 기자
  • 승인 2020.02.1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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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어린이집, 학원 등 휴원 확산..."아이들과 잘 버티세요"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 발생으로 시 전체 어린이집에 대한 휴원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우리 어린이집을 비롯한 시 전체 어린이집이 당분간 휴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알려진 이후 가정보육이 가능한 날에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도 했는데, 이젠 의무적으로 보내면 안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물론 긴급보육이 필요한 아이들은 어린이집 등원이 가능하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퍼지면서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해오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나 간식시간에만 마스크를 벗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특별활동이나 야외활동도 못하고 평소보다 답답한 생활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역 맘카페에서는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매일 아침 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에 ‘오늘은 어린이집 보내나요?’라는 질문글을 올리곤 했었다. 하지만 시 전체 어린이집이 공식적으로 다 문을 닫는다고 하니 올 것이 왔구나 싶으면서도 잘 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지역 내 확진자까지 발생한 만큼 가정보육이 가능하다면 아이를 집에 데리고 있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딸려오는 반응들이 있었으니 ‘아이와 집에서 어떻게 버틸 것이냐?’는 막막함과 두려움의 반응이었다. 이 시국에, 이 추운 날에 아이와 바깥을 뛰어다닐 수도 없고 키즈카페나 백화점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누구를 만나서 왁자지껄 함께 놀기도 조심스러운 시기다. 혈기왕성한 아이들을 잘 달래며 집에서 어떻게든 잘 버티고 노는 게 중요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 부모들은 ‘오랜만에 아이들과 잘 놀아줍시다’, ‘이럴 때일수록 더 힘내서 전투육아해요’, ‘화이팅!!!!’하자며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다.

얌전히 색칠공부하는 아이들. 오늘은 아이들과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얌전히 색칠공부하는 아이들. 오늘은 아이들과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으샤으샤!’ 나도 아이들과 재밌고 신나게 잘 보내기로 다짐했다. 어떻게 하면 잘 버틸 수 있을까? 아이들이 늦잠이라도 자버리면 하루를 보내기가 조금 수월할지도 모른다. 아침 10시까지 자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우리 어른들은 매일 아침 ‘조금만 더’를 외치며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어하지 않는가? 하지만 대다수 아이들은 엄마의 검은 속내도 모른 채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곤 한다. 어제 나도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아이에게 “오늘 어린이집 안가니까 조금만 더 누워서 쉴까?”라며 간곡하게 설득했지만, 아이들은 “에이, 어린이집 안가니까 더 신나게 놀아야지!”라며 거실로 나가버렸다. 그 시간은 겨우 아침 7시였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들과의 ‘집콕’ 하루는 정말 전투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집콕’의 필수품이라는 아이들 놀이재료를 지속적으로 투입하며 진짜 전투를 치렀다. 모래놀이, 찰흙놀이, 색종이놀이, 색칠놀이, 블록놀이, 요리놀이 등. 일주일동안 아이들에게 사용할 비장의 무기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었다. 가끔 숨바꼭질, 잡기놀이, 이불텐트놀이, 싸움놀이, 병원놀이 등을 하며 아이들의 에너지를 방출시키는 것도 중요했다. 물론 아래층에 피해가 가지 않게 매트 위에서 살금살금 조용히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중간 중간 내 몸이 방전될 때나 아이들의 징징거림의 강도가 높아질 때는 주말에만 볼 수 있던 만화 시청 찬스도 이용해야 한다. 이 시간만큼은 휴전인가 싶은 평화가 찾아온다. 또 아이들에게 틈틈이 달달한 간식을 챙겨주는 것도 중요하다. 삼시 세끼 챙기는 건 물론이고 말이다.  

내 뱃속으로 낳은 아이들인데도 삼시 세끼 챙겨 먹이고 놀아주는 게 어려울 때가 있다. 커피 세잔을 들이부어도 카페인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피로가 몰려온다. 겨우 저녁을 먹이고 양치까지 마쳐서야 ‘끝났다’하며 안도의 숨을 돌린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로 들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들어간 맘카페에서는 ‘오늘 뭐하고 놀았나요?’. ‘무슨 놀이하면 좋을까요?’, ‘뭐 만들어 먹일까요?’ 하는 글들이 많이 보였다. 어떤 엄마는 놀이별로 어떤 재료를 주문했다고 조언하기도 하고, 어떤 엄마는 아이들과 쿠키 만들기 놀이를 했다며 인증샷을 올리기도 한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아이들과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면 더더욱 어린이집, 유치원 선생님과 영양사 선생님께 무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일 하루는 더 일찍 시작될 것이다. 내일에는 아이들과 어떻게 잘 보낼까? 소리 안 지르고 무서운 표정 안 짓고 보낼 수 있을까? 이럴 때일수록 아이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이들도 집에서는 층간 소음 때문에 마음대로 뛰지도 못하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 많이 답답할 것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즐겁게 잘 보내봐야겠다. 이렇게라도 버티고 버텨야 확진자가 또 발생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과 ‘집콕’ 하는 모든 부모들도 잘 보내길 응원한다.

아무쪼록 어서 이 사태가 잠잠해지길 바랄 뿐이다.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불안하지 않게 하루 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종식 선언이 됐으면 좋겠다. 특히 아이를 직접 돌보지도 못하고 어디 맡길 곳도 없어 더 불안해하는 부모들이 불안한 마음을 접을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길 바란다.

*정가영은 베이비뉴스 기자로 아들, 딸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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