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당사자 국회의원 하나 없는 '180석 슈퍼여당'
엄마·아빠 당사자 국회의원 하나 없는 '180석 슈퍼여당'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0.04.24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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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실패로 끝난 비례대표제 개혁...‘엄마 정치’는 다음 기회로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4.15 총선. 이번 총선의 의미를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전망하려는 노력이 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의미가 담겼던 이번 총선에서 여당에 몰표를 준 것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고, 빨리 경제 회복을 시켜야 한다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것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국난 극복을 위한 중요한 시기로, 한 번 더 믿어줄 테니 제대로 일을 해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총선 전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이견을 오고가는 등 삐걱거리던 와중에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성공무원 강제추행 건으로, 스스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져 정부와 여당을 향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믿어주고, 힘을 실어주면 더 잘해야 하는데, 총선이 끝난 지 며칠이 됐다고 벌써부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정부와 여당입니다.

지난해 11월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이채익 미래통합당 의원 앞에 무릎 꿇은 '태호 엄마' 이소현 씨(오른쪽 첫 번째).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해 11월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이채익 미래통합당 의원 앞에 무릎 꿇은 '태호 엄마' 이소현 씨(오른쪽 첫 번째).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이번 총선 과정에서도 여당은 ‘엄마 정치’를 대표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나 보육인 출신 국회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는 야당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 여당 측에 더 큰 책임을 묻는 게 맞을 듯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권리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국회의원을 한 명도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매우 큰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이번에 당선된 총 47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저마다의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권리를 대변하는 이도 있고, 시민사회계를 대표하는 이도 있고, 청년을 대표하는 이도 있고, 여성경제인을 대표하는 이도 있고, 노동계를 대표하는 이도 있고,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이도 있고, 의사를 대표하는 이도 있고, 약사를 대표하는 이도 있고, 간호사를 대표하는 이도 있고, 영화인을 대표하는 이도 있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이소현 후보의 국회 진출 실패는 정말 뼈아픈 소식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해 5월 ‘송도 축구클럽 통학차량 사고’로 목숨을 잃은 태호의 엄마입니다. 어린이통학버스 관련 제도를 강화하는 ‘태호·유찬이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지난해 11월부터 거의 매일같이 국회를 찾았던 이 후보는 큰 절망감을 맛봤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법안을 만드는 과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국회를 보면서, 그는 직접 나서 사회를 바꾸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21번 후보로 당당히 이번 선거에 나섰으나, 아쉽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가 실현하고자 했던 ‘엄마 정치’의 플랜은 잠시 미뤄둘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정의당 비례대표 13번 후보로 나선 조성실 전 정치하는엄마들 초대 공동대표도 아쉽게도 국회 진출에 실패했고, 제20대 국회의 유일한 보육계 출신 국회의원이었던 민생당 최도자 의원이 비례대표로 재선을 노렸으나,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습니다. 

슈퍼 여당이 180석을 몰아준 의미를 제대로 새기지 못하고,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다음 대선에서 표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슈퍼 여당이 180석을 몰아준 의미를 제대로 새기지 못하고,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다음 대선에서 표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우리 사회의 정치 개혁은 대실패로 끝이 났습니다. 군소 정당의 국회 진입 문턱을 낮춰주자는 취지로 도입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정당이 참여해 총선을 치렀지만, 위성비례정당이라는 꼼수로 오히려 양당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부작용만 낳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이 낳지 않기로 전 세계 꼴찌인 나라입니다. 부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평범한 삶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게 됐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출산 파업을 멈추고, 다시 아이를 낳게 하려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한 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생물학적인 엄마, 아빠 국회의원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엄마 정치’, ‘아빠 정치’를 펼칠 국회의원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정부 여당은 180석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또 다시 엄마 아빠들이 국회의원 앞에 무릎을 꿇고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다면, 대선 때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 분명합니다. 우선 ‘엄마 당사자’들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 21차례 걸쳐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21대 국회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짚어봤습니다. 양육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온 20명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전하는 목소리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아이 낳고 기르기 매우 힘든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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