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지붕∙침수된 방, 사례로 살펴본 주거 빈곤 실태
무너진 지붕∙침수된 방, 사례로 살펴본 주거 빈곤 실태
  • 기고=김수정
  • 승인 2021.05.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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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6. 김수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 팀원

주거권은 모든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에 해당한다. 아동의 주거권은 아동이 쾌적하고 안전한 집에서 건강한 발달을 도모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적절한 주거 환경은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에도 높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공과 민간은 함께 아동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서 선제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여름, 전남에서는 기간 당 최고 60mm의 폭우로 인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주택이 침수되고, 전파 및 반파, 매몰된 경우도 발생했다. 물론, 그중 아동이 거주하고 있는 가정도 있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지자체와 함께 지난 여름과 가을에 폭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아동 가정을 찾는 데 힘을 기울였다. 아이가 자고 있던 도중에 지붕이 무너진 가정, 침수로 인해 방이 물에 잠겨 간이 비닐하우스에서 지내고 있었던 가정, 슬레이트 지붕에 물이 새서 전기 감전의 위험이 있는 가정 등 매우 열악하고 위험한 상태였다.

폭우로 인해 지붕이 무너진 집에서 지냈던 혜연이(가명)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지붕이 무너져 내려 흙으로 뒤덮인 방의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때 만약에 제가 그 방에서 자고 있었다면….” 집중호우로 천장까지 침수돼 버린 희정이네(가명) 집도 마찬가지였다. 하루아침에 수재민이 돼 버린 희정이의(가명) 가족은 간이 비닐 천막 안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었다. 이렇게 폭우라는 자연재해 앞에서 자신이 살던 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본 아동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지붕이 무너진 혜연이네(가명) 집.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지붕이 무너진 혜연이네(가명) 집.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만약 저번 여름에 폭우가 내리지 않았다면? 위의 두 아동의 집은 무사히 아동을 지켜줄 수 있는 온전한 집의 역할을 하고 있었을까? 아니다, 혜연이네(가명) 집은 지붕이 무너진 방 이외에도 부엌의 천장이 내려앉아 지지대를 사용해서 버티고 있었고,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심하여 아동이 호흡기 질환에 크게 노출되고 있었다. 자활 근로를 하면서 세 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혜연이의 아버지는 형편상 집을 새롭게 고치지도,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한편, 희정이네(가명) 집 또한 밖에 있는 화장실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한다. 화장실로 가는 통로의 천장이 낡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돼 있어서 외부 충격으로 파손되기 쉬운 구조였다. 더욱이 이번 폭우로 인해 보일러실이 파손되면서 냉난방이 되지 않아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전남의 주거 빈곤율은 10.8%로 전국 평균보다 1.1%가 높다(통계청, 주택 총조사, 주거실태조사 외, 2018). 역설적이게도 전남은 자가 소유 비율이 74.5%(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2019)인데 그만큼 노후 주택이 많고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상황인 것이다. 이번 폭우로 인해 전남의 열악한 아동 주거 사례가 발견된 것은 오히려 아동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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