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마스크에 갇힌 아동발달권, 어떻게 구할까?
코로나19 속 마스크에 갇힌 아동발달권, 어떻게 구할까?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06.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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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로나19가 아동의 발달에 미친 영향과 그 해법을 모색한다’ 토론회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8일 오후 2시 서울시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가 아동의 발달에 미친 영향과 그 해법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온라인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8일 오후 2시 서울시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가 아동의 발달에 미친 영향과 그 해법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온라인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코로나 상황으로 일 년 내내 가정양육을 하다 보니 양육자의 스트레스는 커지고 아이들 간 발달 격차도 더 벌어지는 것 같아요.”(성남시 6세 양육자)

“원격수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유치원에서 아무것도 안 해주는 것만 같고 원마다 다 다르게 대처해서 불안해요.”(성북구 5세 양육자)

일 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양육자들의 이같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용인병)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8일 오후 2시 서울시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가 아동의 발달에 미친 영향과 그 해법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온라인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사교육걱정은 ‘2021 와글와글 작당회’를 두 차례 열고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영유아 양육자들, 유치원·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유아교육·보육계 현장 종사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2차 현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유아교육기관 원장들이 원아들의 언어발달, 신체발달, 사회성 정서 발달 지연, 미디어 노출 증가, 장애 및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발달 격차 심각성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한 점에 주목해 그 실태를 정춘숙 의원실과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5월 24일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학부모 총 1451명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아동 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관련기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이들은? "언어와 신체 발달 지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1918년 스페인 독감의 대유행이 아동의 교육이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코로나 팬데믹이 인적자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책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아동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발달 격차가 또 다른 불평등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대비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코로나19가 아동발달권과 놀 권리 등이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난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입는 건 아이들이고 아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논의를 통해 지혜를 모아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와 지자체에 장·단기적 주요 대책 제시

양신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학부모 총 14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양신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학부모 총 14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주제 발제를 맡은 양신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학부모 총 14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으며, 언어발달 지연(74.9%), 신체발달 지연(77.0%), 정서적 문제(63.7%), 사회적 상호작용문제(55.5%) 순으로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한 결과를 소개했다.

코로나19가 아동의 사교육 프로그램 이용에 미친 영향과 관련해, 양 선임연구원은 “10명 중 절반 이상인 55.1%가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 변화는 ‘가정에서 학습을 목적으로 양육자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의 엄마표 사교육’이 늘었다고 72.9%가 답했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화상영어수업 등 온라인 플랫폼 사교육 이용’이 늘었다고 60.0%가 응답했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학부모는 ‘아동의 자유로운 바깥 놀이 시간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 67.4%, ‘돌봄 공백이 사교육 이용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 46.4%, ‘아동의 미디어 노출 시간 증가를 막기 위한 가이드 및 대책 마련’ 40.3%로 답했다. 

원장과 교사는 ‘교직원의 심리·정서적 건강 안정을 위한 지원 대책 마련’ 69.3%, ‘코로나 단계 격상과 상관없는 안정적인 기관 운영 지원 대책 마련’ 64.3%, ‘아동의 자유로운 바깥 놀이 시간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 41.7%로 각각 답했다고 말했다. 

양 선임연구원은 정부와 지자체에 장·단기적 대책을 주문했다. 제시한 주요 대책에는 ▲아동의 발달 지연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 및 치료 지원을 확대할 것 ▲정서적 스트레스 문제에 대해 부모 및 교사, 아동이라는 교육의 3주체 각각을 고려한 일상적 상호작용 매뉴얼 보급을 확대할 것 ▲아동의 발달 지연이 누적되는 상황을 대비해 초등교육과정에 대한 연계 정책을 마련할 것 ▲안전한 바깥 놀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아동의 신체활동과 바깥놀이에 대한 최소·필수 기준을 제시할 것 ▲아동의 바깥 놀이를 위한 공간 확보 문제를 해결할 것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등 지원 인력 확충에 힘쓸 것 등이었다.

◇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에 한목소리

(왼쪽부터) 유미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 (좌장)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홍기묵 동은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정수경 양재2동 어린이집 원장이 각각 대안을 제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왼쪽부터) 유미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 (좌장)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홍기묵 동은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정수경 양재2동 어린이집 원장이 각각 대안을 제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영향은 아동 삶의 전반에 걸친 심각한 수준의 영향임에 동의했다.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에는 한목소리. 그리고 발달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각각의 대안도 내놨다. 
 
유미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영국의 사례를 들어 영유아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것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10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하고, 초등학교 학교 내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생활하게끔 하는 영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없이 놀이할 수 있는 자연환경 등 신체발달과 정서발달을 보장하는 활동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등 보조 인력 충원, 언어발달 지연 아동에 대한 튜터제 도입”도 제안했다.
 
홍기묵 동은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은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공공시설을 영유아가 이용할 수 있는 시간, 인력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발달지연이나 경계선 아동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및 전문인력 지원, 정서적 교류를 촉진할 수 있는 놀이 시스템 도입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 부모에 대한 단기 부모교육프로그램, 교사에 대한 정기적 정신건강 프로그램 제공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정수경 양재2동 어린이집 원장은 간식 시간, 점심시간, 낮잠 시간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온종일 쓰고 있는 아동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발달지연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어린이집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정 원장은 “보육교직원에 대한 선제 검사와 예방접종, 그리고 원아 가족 대표의 선제 검사 등 예방적 방역이 전제된다면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영유아들이 마스크를 벗고 생활할 가능성이 열리지 않겠냐”고 희망했다. 또한 “교사들이 수시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아이들의 호흡과 건강 상태에 관심을 가지는 등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보육활동을 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바깥 놀이 시 거리를 둔 상태에서 영유아들이 마스크를 벗고 호흡할 수 있는 시간 갖기, 선제 검사를 마친 교사가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 나누기를 할 때 마스크를 내리고 입 모양을 보여주는 노력 등을 대책으로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에 대한 정책적 재고를 요청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대책들이 실효성있게 유·보육 현장에 실현될 수 있도록 면밀한 실태조사와 함께 정책 추진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육아정책연구소에서도 내년 코로나19로 인한 아동발달에 대한 연구를 할 예정인데 이번 실태조사 등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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