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친밀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자란 아이의 경우 자존감과 사회성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아버지 효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가정에서 아버지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고민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정책적으로 그 어떤 대안이나 위기의식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아버지들이다.
지난 7월,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3부작 ‘아버지의 성(性)’이라는 기획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잊고 있었던,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진정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길을 찾아가는 이 시대 아버지들의 마음을 조명했다. 우리 가정이 아버지의 중요함과 존재 의미를 이해하고, 아버지들이 가정에서의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아버지의 성’은 1년여 기간 동안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치밀한 실험 및 연구, 국내는 물론 일본, 영국, 스웨덴 등 각국 수백 명의 아버지들을 밀착 취재해 아버지가 되면서 남자가 겪게 되는 심리적, 신체적인 변화를 그려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의 아버지들이 나름대로 아버지로서의 자리를 찾아나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 막연히 생각해왔던 ‘남자’와 ‘아버지’, ‘모성’과 ‘부성’, 남녀의 차이 등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아버지’에 대해 오래전부터 연구해왔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아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아버지 육아의 선봉에 서고 있고, 가까운 나라 일본도 한창 아버지 육아가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의 아버지들도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이제 양육은 엄마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를 주목하고, 아버지 육아에 대한 사회·정책적인 변화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놓치고 있는 진정한 아버지 되기란 무엇인지를 모색한 ‘아버지의 성’은 방송 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직장에서 돈만 벌어오고 가족의 생계만을 책임지며 가정에는 무관심하기만 했던 아버지, 하지만 이제 그건 모두 옛날 말이다. 가정 내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조금씩 더 커지기 시작했고, 아버지는 이제 옛날 가부장적인 모습의 가장이 아니라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가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버지의 성』(EBS다큐프라임 아버지의 성 제작진 저, 베가북스)은 그저 평범하기만 했던 한 남성이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가 된 후 경험하게 되는 그들만의 이야기에서부터 아버지만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 그리고 최근 불어오기 시작한 좋은 아버지 열풍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 시대 ‘아버지’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또한 무거운 의무의 짐을 진 아버지들을 오히려 위로하고, 아버지 됨의 의미를 대면하도록 해 진정한 아버지로서 자신을 돌아보고 가정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능동적으로 찾아 행복한 아버지가 될 수 있게 도와준다.
연말연시 또다시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떠들썩하고 들뜬 분위기 속에서 온갖 이벤트가 쏟아지겠지만 그 와중에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베가북스는 “연말연시 먼저 생각해야할 것은 과연 우리 가족 중 잃어버린 이는 없는지, 아버지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책을 통해 아버지로서의 남편과 엄마로서의 아내 사이의 관계를 바람직하게 잡아 나가고, 아이에게 진정한 양육자가 될 수 있는 정신적인 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