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하십니다” 인사의 무게
“좋은 일 하십니다” 인사의 무게
  • 기고=오은화
  • 승인 2021.09.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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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은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 소장
기고=오은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 소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고=오은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 소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회복지분야에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좋은 일 하십니다” 이다. 일반인들에게 사회복지는 보통 아이들이나 어르신을 돌보는 일에 한정돼있다. 봉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나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다수다.

올해로 사회복지 21년 차인 필자는 사회복지분야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한다. 금융기관 종사자는 아니지만 후원금과 개인정보를 다루고,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지만 질병과 아픔을 상담했다. 일반기업처럼 마케팅과 홍보, 모금활동도 해 왔다. 그리고 정책을 개선하고 변화시켜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한발 더 나아가도록 매일 활동한다. 이런 다채로운 일을 해온 필자는, 사회복지사다.

복지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주로 모금 활동으로 마련된다. 그런데, 후원금을 모으고 사용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타인에게 요청해 받은 후원금을 후원자의 의도대로 지원하고, 사용 결과보고를 하는 일을 할 때면 흡사 채무자가 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후원금을 필요한 가정에 투명하게 지원하는 일도 쉽지 않다. 각 가정마다 사정이 다르고, 통장 잔고와 영수증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많은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빈곤 가정을 분류하고 지원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기 위한 가정방문과 상담, 조사를 진행한다. 재원뿐 아니라 적절한 복지서비스도 함께 제공되도록 연계한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고 또 다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다.

사회문제와 빈곤의 문제가 이렇게 돈으로만 해결된다면 오히려 쉬운 과제일 수 있다. 복잡한 제도, 사람들의 인식이나 사회적 통념, 잘못된 관습 등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참으로 많다. 그래서 사회복지현장 활동가들은 옹호활동가로 변신한다. 정책을 연구해 의회와 정당의 문을 두들기고 때로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거리에서 외치기도 한다.

이 시대의 사회복지 활동가들은 이렇게 사람과 사회에 대한 전문성과 실천력을 가지고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재원을 마련하는 일부터 사각지대를 메꾸기 위해 근본적으로 정책을 개선하는 일까지. 사회복지 현장 활동가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좋은 일’로 한정하기엔 활동가들의 수고스러움은 결코 적지 않다. 

9월 7일은 사회복지의 날이다.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종사자들의 활동을 장려하고자 지정됐다. 다양한 사회복지 현장에서 모금가, 옹호활동가, 소셜 체인지 메이커로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오늘만은 ‘좋은 일 하십니다’에 다른 의미를 담아서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 그들의 전문성과 고됨을 인정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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