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성인 여성 장애인의 45%가 임신과 출산 관련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또한 자녀가 있는 여성 장애인의 절반가량인 47.9%는 ‘본인의 장애가 자녀의 성장·발달에 지장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2018년 9월호 ‘여성 장애인의 실태와 정책과제’에 실렸다. 김성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교육, 결혼, 취업 등의 전반적인 삶의 영역에서 충분한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살아가는” 여성 장애인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김 연구위원은 여성 장애인은 ‘삼중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장애를 가지는 경우 장애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성차별이 가중된다”며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적인 차별 내지 불이익 상태에 놓이게 되며, 최근에는 여기에 빈곤 문제까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여성 장애인이 처한 문제는 여성 장애인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고서는 전체 여성 장애인의 42.5%가 배우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여성 장애인과 관련된 가족과 자녀 등의 인구를 고려하면, 다인구층이 관련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가장 필요한 서비스 1위, '임신·출산 교육 및 정보 제공'
특히 이들은 자신의 장애가 자녀 보육과 양육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정책적 지원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의 장애로 자녀의 성장·발달에 지장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여성 장애인의 47.9%가 ‘지장이 많았다(약간 많다+매우 많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여성 장애인이 자녀의 성장·발달 과정 에서 남성 장애인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여성 장애인 본인의 장애로 인해 ‘자녀 양육·교육 비용이 많이 들어서’(3.1%), ‘자녀와의 의사소통의 어려움’(1.2%), ‘아이 돌볼 사람이나 시설 부족’(1.1%)을 자녀 양육 시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자녀 교육 시의 어려움으로는 본인 의 장애로 인한 ’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24.7%), ‘학습 지도 및 학교 과제 수행의 어려움’(13.2%), ‘자녀와의 의사소통의 어려움’(10.3%)이 크다고 응답했다.
여성 장애인들은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 ‘임신·출산 관련 교육 및 정보 제공’(16.0%), ‘자녀 양육 지원 서비스’(13.2%), ‘활동보조인’(10.0%)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임신·출산 관련 교육 및 정보 제공’, ‘임신·출산·육아 관련 핫라인서비스’, ‘출산비용 지원’, ‘여성 장애인 임신·출산 전문병원’, ‘산후조리서비스’ 등을 임신·출산 관련 서비스로 묶으면 전체 여성 장애인의 45.1% 수준으로, 관련 서비스의 필요성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여성 장애인의 가사와 자녀 돌봄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성 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로 인한 가사 및 자녀 돌봄 수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소득 지원, 보육·교육 시 장애아전문보육 시설의 확대가, 여성 장애인으로서는 임신·출산 관련 교육 및 정보 제공, 자녀 양육 지원 서비스 등의 지원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적 영역에서의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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