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통보받은 남편… '위태로운 동거'의 기록
남편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보건당국으로부터 2주간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남편은 당일 검사를 받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우자인 나도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이 두 명 모두 음성이라고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남편은 방역 메뉴얼에 따라 자가격리는 유지해야 하고, 나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권유로 동일한 기간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그때부
남편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보건당국으로부터 2주간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남편은 당일 검사를 받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우자인 나도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이 두 명 모두 음성이라고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남편은 방역 메뉴얼에 따라 자가격리는 유지해야 하고, 나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권유로 동일한 기간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그때부
“코로나(코로나19)는 나중에 역사책에 나오겠지?” 방학이 3주나 연기돼 아이들 생활, 특히 밥(!) 걱정이 한창인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배달음식 맛집을 순례하며 엄마 지갑을 탈탈 털어가는 재미로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는 아이가 물었다. “그렇겠지” 하고 짧게 답하고 나니, 나 역시 궁금하다. 재난 ‘사실’만 기록된다면 역사책에 나오겠고, 바이러스
“친해서 일어난 장난이었다.” EBS 교육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청소년 출연자에 대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남성 출연자가 여성 청소년 출연자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이 문제가 되어 남성 출연자는 출연 정지를 당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EBS는 결국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을 잠정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EBS 측이 보인 태도다.
남편과 딸의 여행 짐을 싸면서 중얼거렸다. “시작부터 엉망진창이구나.” 중학생 여자아이가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갈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옷이고 하나는 사진이다. 인스타그램에 얼마나 예쁜 여행 사진을 올리느냐가 아이에게 중요하다는 걸 경험적으로 아는 나는, 그저 공항을 빠르고 간단하게 통과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여행용 캐리어가 아닌 등산배낭에
'청년 전태일'이라는 단체가 조국 장관을 만났다는 뉴스를 봤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 청년들은 지난 12일 조국 장관에게 ‘공정 사다리’ 모형물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는데,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전태일 이름을 내세운 단체가 조국을 만난 것은 잘한 일이다, 잘 못 한 일이다”로 시시비비를 가르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내 관심사는 다
사족이지만 이 글은 한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둘러싸고 정상적인 ‘검증’이 아닌 의도적 ‘정쟁’으로 몰고 가는 ‘그 어떤 세력’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임을 먼저 밝혀둔다. 나는 경기도의 작은 도시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다. 엊그제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엄마, ○○(우리가 사는 도시)이 전국에서 제일 공부를 못한대.”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이 나의 친정엄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딸 자랑 삼아 하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면 자라면서 한 번도 매를 들어본 적이 없다든지, 아기 때 데리고 나가면 다들 예쁘다며 한 번만 안아보자고 했다든지, 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애국가 쓰기 대회에서 전교 1등을 했다든지 하는 소소한 것들이다. 이런 자랑들 사이에서 가장 이상한 자랑이 하나
아이를 키우는 일은 끝도 없이 고비와 좌절이 이어지는 일인 것 같다. 어린이집 시절을 지나고 초등학교 저학년이 지나 아이를 맡기는 일로 전전하지 않게 되니, 이제 짐짓 인격체(?)가 된 아이들이 각자의 성격대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으니 말이다. 큰 아이가 중학교까지도 무사히, 착하게 잘 지나가주는구나 싶어 마음을 놓으니 “엄마, 속
새벽같이 출근을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 아침밥이었다. 주말에 국을 한 솥 끓여놓고, 카레를 양껏 만들어 냉동실에 얼려놓고, 밑반찬 몇 가지를 만들어 놓아도 일주일을 버티긴 힘들었다. 그마저 엄마, 아빠가 출근하고 나면 아이들은 엄마의 ‘노오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맘에 드는 반찬 하나 달랑 꺼내 먹고 나가기 일쑤였다. 퇴근 후 설거지통의 빈 그릇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작은아이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폭력 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리니, 나 역시 그 문제에 예민해진 모양이다. 아이의 질문에 "무슨 일인데?"라고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호들갑을 떨며 재차 묻게 된다. 아이가 전해준 학교 소식은 이랬다. 체육 시간에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
"…오늘 광장에 있으면서 경찰서에 두 번이나 갔어요. 생전 처음 진술서라는 걸 쓰고 왔어요. 광장에 있으면서 숱하게 폭행을 당하고, 모욕적인 말을 들어도 때로는 참고, 때로는 개인적으로 감당하기 벅차서 폭행진단서라는 것을 끊어 놓고도 고소라는 것을 하지 못했어요…(중략). 더 이상은 못 참겠어요. 경찰들도, 애국당 무리들도! 계속해서 시비를 걸면 계속해서
생활고 등을 비관해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를 ‘동반자살’이라고 스스럼없이 부르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자녀 입장에서는 ‘타살’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를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올해 언론
일 년 동안 친정엄마와 여행을 세 번 갔다. 그렇다고 나를 효녀라고 부르는 건 사양한다. 생각해 보면 세 번 모두 나 좋다고 떠난 여행이었으니까. 심지어 세 번째 강릉-삼척 여행은 남편이 숙소를 쓸데없이 넓은 곳을 잡아주는 바람에 엄마를 깍두기처럼 끼워 넣어 떠난 여행이었다. 처음 여행지인 통영은 둘이 떠났다. 작은 호텔을 잡고, 아침 식사는 조식으로 해결
20대 중반부터 노동조합 일을 시작했다. 첫 사회생활을 한 곳은 핸드폰 부품을 만드는 작은 회사였는데, 그곳에서 내가 한 일은 확대경과 현미경을 보며 제품을 검사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회사에는 노동조합이 있었다. 지금까지 노동조합 일을 업으로 삼으며 살게 된 것은 그 때의 인연 때문이었다. 돌아보니 20년 동안 한 일이 노조 만드는 노동자들 지원하고,
아이 낳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은 예측하지 못할 때 불현 듯 찾아오는데, 어제 나는 또 한 번 그런 경험을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이제 남은 분은 스물하고 세 명뿐. 온 국민이 슬퍼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조문을 했다고 들었다. 그 비슷한 시간 방학인 큰아이와 한 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인 장례식장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아이는
아이들과 삼겹살을 먹으러 동네 식당에 갔다. 마침 식당 텔레비전에서,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연수에서 가이드를 폭행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아이들이 무슨 얘기냐고 물었고, 내가 막 설명을 하려던 차에 옆 테이블 일행들이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왜 때렸대?” “미친놈도 아니고, 뭐 괜히 때렸겠어?” “기분 나쁜 소리를 했나보지.” 군의원이 일반인
연말이 되면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구세군 자선냄비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딸랑딸랑 종을 치는 그 앞을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은 경험, 부모라면 모두 해봤을 것이다. 아이의 고사리 손에 만 원짜리 한 장을 쥐여주고, 불우이웃 돕기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빨간 냄비에 돈을 넣게 한다. “아이~ 착하다” 칭찬을 해보지만, 사실 마음이 썩 달갑지는 않다.
“○○ 엄마, 이번주 토요일에 애들이랑 공연 보러 갈까요?” 둘째 아이 친구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 함께 보낸 사진을 보니 ‘한국잡월드’에서 하는 어린이 공연이다. 잡월드. 어린이, 청소년 직업체험관인 잡월드는 최근 소속 교사들이 파업 중이다. 잡월드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처음 뜨는 팝업창에 이렇게 적혀 있다. “최근 한국잡월드에서 예고 없는 파업으로
아침부터 아이와 실랑이를 벌인다. 교복치마 때문이다. 세탁소에 교복치마를 맡겼다는 말을 할 때부터 수상했다. 보통 세탁소에 옷을 맡기는 일은 엄마인 나에게 시키는 애가 언제 커서 혼자 세탁소를 가다니! 처음엔 그저 기특하고 신기했는데, 아뿔싸! 아침에 눈도 마주치지 않고, 바람같이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나가는 아이를 붙잡아 세웠다. 치마 길이며 너비가
나는 '엄마'들이 싫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엄마임을 앞세운 집단'이 무서웠다. 그녀들을 알고 싶지도, 가까이 지내고 싶지도 않았다. 그 세계와 무관하게 살아온 나에게 그녀들은 오지랖이 너무 넓어 대하기 피곤한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왜 학교에 저렇게 들락날락거리는지, 매번 엄마들 모임을 왜 그리 많이 하는지, 쓸데없이 맘카페 같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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