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이 있었던 아동기는 행복하셨나요?… 체벌은 훈육의 최선의 방법이 아닙니다"
"체벌이 있었던 아동기는 행복하셨나요?… 체벌은 훈육의 최선의 방법이 아닙니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12.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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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와 훈육, 그 경계에 관한 고찰’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정책 토론회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동 산림비전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학대와 훈육, 그 경계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아동권리보장원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동 산림비전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학대와 훈육, 그 경계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아동권리보장원

아동권리보장원은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동 산림비전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비롯한 19명의 국회의원 공동주최로 ‘학대와 훈육, 그 경계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아동 체벌을 용인하는 근거조항으로 사용되던 민법상 자녀 징계권 조항이 올해 삭제된 것을 계기로, 다양한 관점에서 학대와 훈육의 경계를 짚어보고 아동학대 예방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을) 국회의원은 이날 환영사에서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동학대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 아동복지법이나 관련 정책에 아동학대의 개념이 제시돼 있지만 그 내용이 포괄적이기 때문에 관련 주체마다 자의적인 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아동학대와 훈육의 정의, 그 차이점 등에 대해 그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바가 없기 때문”이라고 토론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많은 국민들이 토론회에 참여 할 수 있도록 유튜브 ‘고민정TV’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했으며, 아동과 부모, 현장 및 학계 전문가,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 아동 위원 “어른들 기분에 따라, 주관적인 생각에 따라 아동을 대하지 말아달라”

백혜빈·김예린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위원회 위원이 아동입장에서 바라본 아동학대 개념과 훈육에 대한 차이점을 발표했다. 고민정TV 유튜브 생중계 캡처. ⓒ베이비뉴스
백혜빈·김예린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위원회 위원이 아동입장에서 바라본 아동학대 개념과 훈육에 대한 차이점을 발표했다. 고민정TV 유튜브 생중계 캡처. ⓒ베이비뉴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백혜빈·김예린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위원회 위원이 아동입장에서 바라본 아동학대 개념과 훈육에 대한 차이점을 발표했다. 

백혜빈 위원은 영상발표를 통해 “제가 바라본 아동학대란 아동의 신체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모든 행위’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동학대를 판단하는 기준은 어떠한 행위에 의해 아동 스스로가 아동학대라고 느끼거나 생각했다면 아동학대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혜빈 위원은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맞을 짓’을 했으니 맞는 거다. 예전에 비하면 요즘은 살기 좋은 거라고 말씀하시는 데, 아동에게 체벌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묻고 싶다”면서 “어른들이 체벌 받았던 아동기는 행복하셨냐”고 물었다. “체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훈육할 방법은 없었는지,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시도나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혜빈 위원은 “어른들이 기분에 따라, 주관적인 생각에 따라, 개인적인 요인에 따라서 아이들을 대하고 행동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나이가 다르다고, 아직 배울 점이 많다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어른들이 행하는 아동학대가 아이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김예린 위원도 영상발표를 통해 “아동은 어리고 모르는 게 많아 배워야 할 게 많다. 아동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훈육 아니냐”면서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동학대는 훈육이라는 이름의 체벌”이라고 꼬집었다. 

김예린 위원은 “체벌은 폭력이다.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체벌을 가하면 아동은 내가 한 행동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행동을 하면 맞는다고 생각해서 하지 않는 것이다. 아동에게 행동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예린 위원은 아동이 학대를 당했다고 말하기 쉽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아동이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학대한 부모를 신고한 뒤 후폭풍이 두려워 못하고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부모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주변의 관심과 신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피해아동의 관점에서 아동학대를 이해하려는 노력 필요”

이날 토론회는 아동과 부모, 현장 및 학계 전문가,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아동권리보장원
이날 토론회는 아동과 부모, 현장 및 학계 전문가,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아동권리보장원

한상규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동학대와 아동학대범죄의 개념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 교수는 “아동학대 관련 대응은 주된 목표가 ‘행정적 수단을 통한 피해아동의 보호인가’ 또는 ‘사법적 수단을 통한 학대행위자의 처벌인가’에 따라 개념의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아동 이익 우선의 원칙에 따라 피해아동의 관점에서 아동학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규 교수는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나온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 그림을 언급했다. “어른들은 그 그림을 모자로만 보지만 아이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무서워한다. 정책을 만들고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어른들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보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모자만 보는 게 아닌지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완정 인하대학교 아동심리학과 교수는 ‘아동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동학대 피해의 중대성’을 주제로 “학대 및 체벌이 아동에게 미칠 수 있는 스트레스, 공격성 등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양육자의 긍정적인 훈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완정 교수는 “체벌은 아동을 제대로 지도할 수 없다는 자기 좌절감의 표현일 뿐”이라는 말을 소개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이유일지라도, 단 한 번이라도 아동을 체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박명숙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허용 법무법인 인변호사 ▲도미향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강귀숙 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엄태수 천안시 아동보육과 아동보호팀 팀장 ▲유인숙 양천구립 파란들어린이집 원장 ▲심지원 100인의 아빠단 단원 ▲정동민 보건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사무관이 참여했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아동권리보장원에서는 정부, 관계 시민단체 및 전문가와 긍정양육 129원칙을 마련하고 아동권리가 우선되는 긍정양육 문화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아동 최선의 이익 관점에서 아동학대를 예방할 방안을 모색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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