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저희는 악마를 보았습니다. 배 아파 낳은 그 무엇보다 귀한 내 아이가 학대당하는 장면에 경악을 내질렀고 흐르는 눈물에 영상을 도저히 볼 수가 없었습니다. 10월 1일 아직 첫돌도 안 된 저희 아이는 이 첫 날짜부터 담임교사의 학대 장면이 있었고, 25일치 자료에서 추가 피해 아동 5명을 더 발견했고, 손과 발을 사용한 학대 행위 160건을 수기 기록해두었습니다.”
8일부터 시작된 ‘양산시 어린이집 학대 사건 보육교사를 엄벌에 처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 중 일부다. 경남 양산시의 한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온 청원인은 생후 13개월 때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치아를 다쳐 병원가서 사진을 찍어 보니 아랫니 세 개가 문제가 생겼다. 당시 담임교사는 ‘아이가 혼자 일어서려다 넘어지면서 턱을 찧어 멍들었다’고 했으나 이후 어린이집 CCTV 열람을 요청했고, 확인하면서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청원인은 청원글에서 “생후 7개월밖에 안 된 누워있는 아기에게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딱밤, 머리채를 잡고 던지고 머리만 부여잡고 들어 올리는 등 담임교사라는 엄마는 저희 아이 포함해 0세 반 총 6명에게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인은 “저희 아이가 다치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넘어갔을 지옥 그 자체의 광경이었다. 웃으며 어린이집에 잘 다녀오라고 한 제가 죄인이며 가기 싫어 우는 아이에게 적응이 안 됐다고 생각한 제 잘못이며, 전문 교사라는 자격을 가진 사람에 대한 안일한 신뢰에 또 한 번 자책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보육시설 관계자의 CCTV 열람 의무화 ▲CCTV 신고 의무자에 대한 행정 처분에 대한 문제 ▲영유아 아동학대에 대해 처벌 강화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난 후 사후관리에 대한 절차 및 개선 등을 요구했다.
어린이집 학대 피해 가족들은 지난 7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장의 관리 소홀과 양산시청의 소극 행정 탓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며 철저한 수사와 가해 교사에 대한 자격정지를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9일 자신의 SNS에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양산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면서 “문제는 지난해 말 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됐지만 어린이집이 CCTV 열람을 거부하고, 양산시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50일이 지나서야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는 “말도 못 하는 영유아 학대는 심각한 범죄”라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고 동료교사 등 신고의무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나가겠다. CCTV 열람 또한 피해 영유아 입장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근본적으로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어린이집 종사자들과 담당 공무원의 아동학대 예방교육, 직무교육을 강화하고, 직업윤리를 실천한 보육교사의 경우 충분한 처우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은 정확한 학대 건수를 확인하고 있으며, 경찰의 1차 조사를 받은 교사는 자신이 학대를 저지른 점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청원에는 10일 오전 11시 현재 3만 3095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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