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지켜줄게" 나를 심쿵하게 만든 아이의 한 마디
"엄마 내가 지켜줄게" 나를 심쿵하게 만든 아이의 한 마디
  • 칼럼니스트 이샛별
  • 승인 2022.02.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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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는 엄마로 성장하기] 엄마를 지켜주겠다는 아이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로봇 장난감을 통해 오늘도 추억이 하나 생겼다. ⓒ이샛별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로봇 장난감을 통해 오늘도 추억이 하나 생겼다. ⓒ이샛별

하루가 지날수록 늘어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수에 우리는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아이는 한창 로봇 장난감에 푹 빠졌다. 아들의 입 모양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로봇 장난감은 하나 같이 영어 이름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한글 이름이 아닌 영어 이름은 마치 수수께끼 같았다. 

아이는 노란색 로봇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 아이의 입 모양은 “엄마는 이거 해. 나는 이거 할게”라고 했다. 고개를 끄덕인 후에 엄마는 악역을 하며 영웅이 된 아이의 로봇에게 다가가며 외쳤다. “이얍!” 엄마와 아이는 로봇 하나로 한바탕했다. 한창 싸우다가 아이의 로봇 팔이 내 검지 손가락을 스치더니 이내 피가 맺혔다. “아야!” 하며 내 검지 손가락을 보는데 다행히 피가 금방 멈췄다. “엄마? 아야했어?” 하며 내 검지 손가락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이의 눈동자가 아픈 건 둘째치고 귀여웠다.

“응, 엄마 손가락 호호 해줘. 그럼 안 아플 것 같아.” 

내 목소리에 곧바로 ‘호호’ 입바람을 불어 줬던 아이의 마음도 따스했다. 악역을 자처했던 내 로봇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싸움을 붙이려다가 영웅 로봇을 가지고 가던 아이가 다시 나에게 말했다.

“엄마, 내가 지켜 줄게”라는 대사를 툭 던졌다. 그때 나는 말 그대로 심쿵했다. 어쩜 다섯 살짜리 아이가 저런 대사도 할 줄 아는구나. 몇 분동안 더 로봇 놀이를 이어가다가 아이는 다시 나에게 다가와서 어깨를 툭툭 치더니 현관을 가리키며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로봇 싸움이 치열하게 시작되었다가 마무리는 훈훈하게 끝났다. 필자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도 아이의 마음은 늘 들여다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아이도 엄마의 장애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처럼.

*칼럼니스트 이샛별은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유튜브 ‘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 운영,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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