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3.01.15 14: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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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해 솔직하고 정직하게 알려줄 것

[연재] 아이에게 죽음 이해시키기-②

 

살다보면 누구나 죽음의 순간과 마주치곤 한다. 연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거나 사랑하는 가족 중 누군가가 갑작스레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하고, 가까운 친구를 하늘로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또 집에서 키우던 애완동물이 병을 앓다 죽기도 하고, TV를 통해 누군가 죽는 순간을 목격하기도 한다.

 

어린 아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친구나 가족 그리고 동식물이 사는 자연 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노래나 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죽음을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크게 상처받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꽤나 어려운 문제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Earl A. Grollman 저, 정경숙·신종섭 역, 이너북스)를 토대로 아이들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아이는 죽음을 얼마나 이해할까?

 

대체로 5세 미만의 유아기 아이라면 비록 ‘죽음’이라는 단어를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상실에 대한 반응을 보인다. 아이는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잘못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어둠에 대한 두려움,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두려움, 새로운 곳으로 가야 하는 것 등 통상적으로 갖는 불안이 두려움으로 심화되기도 한다. 아이는 부모에게 과도한 관심을 요구하고, 종종 이전에 그만뒀던 엄지손가락을 빤다거나 잠자리에 실례를 하는 등의 퇴행을 보이기도 한다.

 

이 무렵 아이들은 죽음을 사라져 버리다가도 금세 다시 나타나는 ‘까꿍놀이’ 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죽음을 잠자는 것으로 생각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또한 다시 돌아올 여행을 떠난 것으로 믿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무렵 아이에게 부모는 아이의 생각이나 관심, 상상, 경험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아이에게 죽은 사람은 다시는 살아 돌아오지 않을뿐더러, 죽음은 결코 나쁜 행동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고 설명해 줘야 한다.

 

5세에서 9세까지의 아이는 성장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육체적인 죽음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죽음이 아이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연령대의 아이는 간단하고, 정직하며 정확한 정보에 가장 잘 적응한다.

 

10세 이상의 아이는 생의 마지막이라는 죽음에 대한 실제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 죽음은 고통스럽고, 무서운 사건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이 무렵 아이는 집중력 부족이나 학업 및 성적 부진, 혹은 가족이나 친구에게서 떨어져 고립되는 모습을 보인다. 때로는 꽤 오랫동안 우울해하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좀 더 나이를 먹은 아이의 경우에는 이러한 슬픔이 음주나 약물 남용 등의 위험하고 충동적 행위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가 슬픔을 해소하는 방식은 대개 가족이나 친구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이는 슬픔을 공유함으로써 삶 속에서 겪는 상실의 아픔을 보다 쉽게 치유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Earl A. Grollman 저, 정경숙·신종섭 역, 이너북스)가 제시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은 아이를 돕는 길-사려 깊은 부모에게 주는 십계명'. ⓒ이너북스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Earl A. Grollman 저, 정경숙·신종섭 역, 이너북스)가 제시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은 아이를 돕는 길-사려 깊은 부모에게 주는 십계명'. ⓒ이너북스

 

◇ 죽음에 관해서 솔직하게 대화할 것

 

아이와 함께 죽음을 이야기할 때 아이를 공포에서 보호한다는 이유로 “엄마는 먼 나라로 여행 가셨어”, “깊은 잠에 빠진 거야”, “하느님이 언니를 특별히 사랑하셔서 일찍 데려가신 거야”와 같이 표현하는 것은 아이에게 혼란을 준다.

 

이런 경우는 일시적인 위안이나 긴장을 풀어 주는 임시방편밖에 될 수 없다. 오히려 아이는 편안해하기는커녕 분개하게 된다. “왜 한마디 작별인사도 없이 떠난 거지?”, “편지 한 장도 남기지 않고…. 아빠는 나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아마 내가 뭔가를 잘못했나봐”라는 식이다. 잠들고 나면 다시 깨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잠을 자지 않으려는 아이도 있다.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나 아끼던 동물이 죽는다면 아무리 주의하거나 쉬쉬한다 해도 중요하고도 무서운 사건이 일어났다는 느낌을 완전히 숨기기는 어렵다. 슬퍼하는 아이에게 ‘죽음’이라는 단어를 회피하기 보다는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는 것이 슬픔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때는 죽음에 직면한 아이가 느끼는 부인, 슬픔, 울음, 분노, 죄책감 등의 감정들을 표현하게 하고 질문하도록 해 슬픔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해준다. 어떤 형태로든 슬퍼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치유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장례식에서 무슨 행사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또 의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의식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장례식은 이별 의식의 일종이다. 작별 인사를 건넬 기회를 갖지 못한 아이의 경우 종종 그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럴 땐 개인적으로라도 아이가 묘지를 찾아서 작은 작별 의식이라도 치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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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 2013-01-16 10:24:00
궁금했었는데
읽고 또 읽게 되네요.
솔직하게 대화하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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