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악마 같아요" 문경 A유치원 학대사건 2년... 현재는?
"선생님이 악마 같아요" 문경 A유치원 학대사건 2년... 현재는?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2.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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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경 A유치원 학대 피해 아동 어머니 "아직 재판도 열리지 않았다"

【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2020년 문경 유치원 사건 발생 이후 2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법적으로 해결된 것은 없다. ⓒ베이비뉴스
2020년 문경 유치원 사건 발생 이후 2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법적으로 해결된 것은 없다. ⓒ베이비뉴스

"CCTV 화면 속으로 들어가 당장 아이를 꺼내 오고 싶었습니다. 믿고 신뢰하며 보냈던 유치원에서 아이가 그렇게 힘들게 지내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행복해야 할 유치원은 아이에게 무섭고 너무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2020년 3월, 경북 문경 A유치원에 입학한 민재(가명, 당시 6세)는 5월부터 등원할 때마다 울기 시작했다. 담임 선생님이 활동을 못하게 해서 안 간다고 하거나 반성을 하라고 교실에서 쫓겨났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민재 어머니는 '담임선생님이 좀 엄한 분이구나' 생각했다.

같은 해 6월, 방수천 소재의 도시락 가방과 청바지 엉덩이 부분이 날카로운 것에 찢어진 것을 발견했을 때 '6세반 아이 교실에 도시락가방이 찢어질 정도로 날카로운 물건이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민재 어머니는 생각했다. 관련해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 교실에 날카로운 물건이 없는지 확인해 달라 요청했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지만 얼마 후 7월 20일, 아이 팔에 멍이 들어 왔다.

민재 어머니는 유치원에 확인했다. 돌아온 대답은 "아이가 줄을 서서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과정에서 몸을 흔들어 옆에 친구와 부딪힐까봐 훈육하며 손을 잡아당겼는데 멍이 들었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얘기는 달랐다. "유치원에서 핸드워시는 한 번만 짜서 써야하는데 두 번 짜서 이렇게 된 거야."

이 사건 이후 유치원 CCTV 속에서 민재 어머니가 확인한 아동학대 의심 건수는 모두 34건이었다. 이중 민재에게 가해진 정서학대, 신체학대, 방임 등은 26건이었다.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 뱉어낸 걸 다시 먹이게 했다. 가위를 벌려 민재의 팔목을 위협했다. 식판 뚜껑에 흘린 국물을 털어 다시 마시게 했다.

사건이 발생하고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법적으로 해결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유치원은 여전히 운영 중이고 가해 교사는 어떤 징계나 처벌도 없이 유치원을 퇴사했다. 베이비뉴스는 22일 민재 어머니와 일문일답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선생님이 악마 같아. 엄마, 선생님 좀 바꿔줘."

도시락가방과 청바지가 날카로운 물건에 찢긴 모습. 팔에 멍이 든 민재(가명)사진. ⓒ민재어머니제공
도시락가방과 청바지가 날카로운 물건에 찢긴 모습. 팔에 멍이 든 민재(가명)사진. ⓒ민재어머니제공

-도시락 가방과 청바지가 찢겨온 후 아이 팔에 멍이 들어 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치원에서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하다.

“멍이 든 이유를 듣기 위해 담임교사와 통화를 했다. 담임교사의 설명을 들은 후 다음 날 유치원 원장님이 저를 불러서는 '담임교사가 경력이 8년인데 (유치원을) 그만두겠다고 한다. 어머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물었다. 작은 지역 사회 특성상 학기 중에 원을 옮기기도 쉽지 않고 아이가 해코지 당할까 염려되고 밉보일까 걱정돼 제가 앞으로 조심하겠다, 선생님 그만두시지 못하게 해달라고 하고 원을 나섰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아이는 밤마다 깨 칭얼대고 엄마가 안아줘야만 다시 잠이 들었다. 급기야 집에 와서 반복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악마같아', '엄마, 선생님 좀 바꿔줘', '친구들은 조금 혼나는데 나만 많이 혼나', '내가 잘못했을 때 괜찮은 마음을 가지고 (선생님이) 용서를 해줘야 하는데 선생님이 자꾸 화만 내.'

유치원 CCTV를 확인해본 결과 저희 아이에 대한 26건의 학대가 드러났다. 나머지 피해아동 8명에 대한 것까지 합치면 모두 34건의 학대가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민재가 겪은 1차 피해 이후 지역 사회에서 2차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그 내용들을 들려 달라.

"문경 경찰서에서 유치원 원장에 대해서는 무혐의, 가해 교사 2명에 대해서는 아동보호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후 아이가 겪은 아동학대를 밝히기 위해 국민청원을 올렸고 그 후 많은 기사가 보도됐다. 원장은 해당 원 학부모들에게 단체문자를 보내 이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원장이 다니는 교회 교인들과 유치원 학부모들이 기사에 댓글을 달며 학대가 사실이 아닌 것처럼 저에 대한 마녀사냥을 이어갔다.

학대 사건 이후 다른 유치원에서도 입학 거부를 당하고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해 유치원 원장의 계모임 회원이 보조교사로 있었는데 그 교사는 지역 맘 카페 및 기사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며 유치원을 옹호했다.

◇ "경찰, '나 같으면 CCTV 안 본다. 피만 거꾸로 솟지'"

-경찰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점들을 느꼈다고 했는데?

"CCTV 내용을 확인하며 노트에 아이가 학대당한 날짜와 시간, 학대 행위 등을 기록했다. 당시 여성청소년계 담당 계장은 수사 내용이 유출된다며 노트를 외부로 가져갈 수 없다고 했다.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다. 한참 뒤인 참고인 진술 때 돌려받을 수 있었다.

수사 도중에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과 문경 경찰서장을 만나 제대로 된 수사를 부탁했다. 그랬더니 서장이 '담당 계장이 정말 일 잘하고 설명 잘해주는 칭찬받는 직원인데 경찰에 직접 얘기하지 나랏일 바쁜 국회의원 사무실에 민원을 넣었냐'고 했다.

담당 수사관은 참고인 진술을 마치고 배웅하면서 '참고인 진술도 끝났으니 집에 가서 편히 있어라. 나 같으면 CCTV 안 본다. 피만 거꾸로 솟지' 라고 했다."

-해당 교육청 등 그 밖에 유관기관에서는 대처를 잘 해줬는지?

"교육청에서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수사 중인 사안이라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음에도 1년 6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법적처분이 나와야 한다거나 다른 유아들의 학습권을 고려해야한다는 이유로 행정처분 및 징계를 미루고 있다. 

빠른 징계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경우 면직제한대상임에도 주 가해 교사는 개인사정으로 사표가 수리돼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연금까지 수령했다. 그리고 더 이상 교원이 아니라 징계도 불가능해졌다.

지난해 7월 지역 시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교육청 문서가 시의원에게 전달 됐는데, 가해교사 이름은 가려놓고 피해 아동의 이름은 실명을 기재해 공개되는 일도 발생했다.

경찰, 검찰, 교육청 어떤 기관도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 가해자들의 변명이 왜곡되고 변명이 받아들여져 아동학대는 반복되고 피해 받는 아동들은 늘어난다. 아동학대를 어른들의 잣대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치원도 반성은커녕 학부모와 피해아동을 험담하고 다른 유치원으로의 입학을 방해했다. 이러한 2차 가해로 피해아동 가족을 더욱 고통에 시달리게 했다. 죄의 크기만큼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 "판사 직권 회부로 재판 기다리는 중…'선생님 때문에 소중한 추억 망쳤어'"

- 현재는 법적 처분이 이뤄졌나?

"2020년 8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처음 신고했으나 현재 아무 것도 법적으로 해결된 건 없다. 사건 초기 2020년 12월 문경경찰서에서 원장은 무혐의, 교사 2명은 아동보호의견을 송치가 됐고 두 번의 보완수사 끝에 원장과 가해교사 2명 모두 혐의가 인정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에서는 구약식으로 벌금형에 끝날 뻔 했지만, 판사의 직권회부로 이제야 정식재판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저 평범했던 우리 가정은 2020년 8월 이후 매일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아직도 CCTV 영상을 생각하면 아이의 힘겨움이 전해져와 가슴이 뛰고 순간순간 숨이 탁 막히고 눈물만 난다. 빨리 알아차리지 못한 미안함에 아직도 매일을 두통에 시달린다. 

아이는 현재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등원 길에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는 소리를 친구들이 혼나는 소리로 착각해 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현관입구에서 신발을 벗지 못하고 서있었다. 사건 이후 물건을 잘근잘근 깨물거나 어두운 곳에 혼자 가지 못한다."

- 이번 주에 문경을 떠난다 들었다. 이유는?

"아이가 다음 달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울다가도 친구가 좋아 교사의 학대를 견뎠던 아이다. 사건 이후 유치원을 그만두고 나서 단짝 친구를 만날 수 없다는 현실에 '선생님 때문에 유치원 소중한 추억을 망쳐버렸다' 말하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아이가 소중했던 친구와도 멀어져야 했던 시간을 잊고 당당히 평범한 일상을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는 아이 인생이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기를 바랐다. 아이가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하고 싶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피가 나고 뼈가 부러져야만 학대가 아니다. 아이는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그걸 지켜보는 엄마 마음은 정말 찢어진다. 더 이상의 반복되는 아동학대는 없어야 하고 있어서도 안 된다. 아이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엄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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