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유아교육 국가책임제, 평등한 출발선에서 공정한 기회 제공하길"
"보육·유아교육 국가책임제, 평등한 출발선에서 공정한 기회 제공하길"
  • 기고=이중규
  • 승인 2022.03.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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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특별기고] 4. 이중규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24만 7077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득표 차다. 그만큼 치열했고 뜨거웠던 20대 대선이 끝이 났고, 오는 5월 출범할 새 정부에 모든 관심과 눈이 쏠려 있다. 윤석열 정부는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 영·유아, 교육 단체·기관 측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자 말

이중규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이중규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5년 만의 정권교체를 맞이하며 양육자들과 보육현장에서는 국가의 성장동력인 영유아에 대한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는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초저출산 시대에 모든 영유아에게 차별 없는 지원을 통한 평등한 출발선을 만들어 줄 공정과 상식이 있는 대통령이 되어 주기를 요청하고자 한다.

지난 1월 윤석열 당선인은 만 0~5세 보육·유아교육 국가책임제를 통해 출생 이후 영유아 단계의 출발선에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어총은 당선인이 약속한 대로 출생 이후 취학 전 모든 영유아에 대한 보육·유아교육 국가책임제를 이루고 평등한 출발선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우선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제일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40만 명이 무너진 출생아 수는 2020년 30만 명선마저도 붕괴하며 불과 3년 만에 출생아가 약 10만 명이 줄어드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용 대상인 만 0~5세 영유아 수도 2018년 약 290만 명으로 300만 명 아래도 떨어졌다. 2020년에는 약 256만 명으로 지난 10년간 영유아 수가 약 70만 명 이상 줄어들었다. 국내 대도시 하나가 없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시대적 변화도 더해져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이용하는 영유아 대상이 확대되었고, 점차 두 기관의 기능이 유사해지고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영유아의 안전한 성장과 발달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진 두 기관의 분리된 체계는 행정적 관리·감독 및 재정투자의 비효율성을 가져오고 실질적으로 기관을 이용하는 영유아에게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과만을 초래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유보통합을 조속히 이루어 일관되고 전문적인 국가 차원의 교육과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중장기 유아교육이 방향에 대해 실시한 대국민 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부처 일원화에 찬성했다. 또 한어총에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중 약 90%인 2만 4000여 명이 유보통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러 학회와 토론회를 통해 보육 외에도 유아교육, 특수교육 등 영유아를 지도하는 다양한 학계에서 유보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음을 표명한 바 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양육자들은 소중한 생명을 얻게 되는 그 순간부터 태교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시작한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이지만 정서·발달적으로 뱃속부터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고 영아기에 어린이집을 보내게 되면 영아는 교육보단 보육이라는 정책적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양육자들은 돌 이전부터 아이를 데리고 문화센터와 사교육 기관을 찾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양육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만족스럽지 못한 양육환경과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이라는 문제점이 더해지며 결국 출산을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어린이집에서는 영아를 대상으로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만 하는 걸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어린이집에서는 국가 수준의 보육목표와 영유아의 발달과 개인차를 고려한 표준보육과정이라는 보편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2019년 만 3~5세 누리과정이 유아중심·놀이중심으로 개정됨과 함께 표준보육과정 역시 만 0~2세 영아의 놀 권리 및 균형적 발달을 고려해 개정된 바 있다. 이미 만 3~5세 교육과정은 국가 공통의 누리과정을 통해 유치원, 어린이집 모두 통합된 교육과정이 제공되고 있고, 만 0~2세 영아들 역시 누리과정과 연계되기 위한 교육과정이 이미 마련돼 있는 것이다.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윤석열 당선인의 정책 중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의 처우 개선에는 동의하나, 단계적 유보통합 추진에는 우려를 표한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기부터 유보통합을 언급하며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3단계의 통합모델안과 추진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이때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지원금 결제 카드와 정보공시 사이트 통합이 이루어지며 유보통합으로 한 발 나아가는 듯했으나, 유보통합에 필요한 소요 재원에 대한 확보방안 없이 정책을 설계하다 보니 더 진행되지 못했다. 또한, 유보통합의 가장 핵심과제인 관리부처와 교사자격 통합을 가장 마지막 단계인 3단계로 배치하면서 이 두 가지 과제는 통합방안조차 발표되지 못했다. 

현 정부에서는 영유아 보육·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어느 기관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국가 지원의 격차 속에 있다. 양육자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보육 환경, 돌봄 시간 등 각각 다르게 나누어진 정책 속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새 정부에서는 개인의 양육환경에 맞는 어떤 기관을 선택하든지 아이들에게 공통의 교육과 지원이 이뤄지길 바라고 교육을 주도하는 교육부에서 통합을 이루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오랜 기간 유보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음에도 아직도 실현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제도적 차이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적극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통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부와 어린이집·유치원의 현장 관계자, 학계, 양육자 간의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필요하다. 단계적 유보통합을 시작한다면 그 첫 단계에서 부처통합을 1순위로 시행해 해당 부처에서 법안, 재정지원, 시설기준부터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가장 중요한 문제인 교사자격 및 양성체계 개편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계적 추진이라도 여러 부처에서 나누어 추진하는 것보다는 담당 부처에서 책임지고 추진해 실행하는 것이 더욱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초저출산 시대의 대한민국에서 학령인구의 감소는 교육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국가적 성장 동력 상실이나 세대 간 불균형과 같은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저출산 문제의 올바른 대응을 위해서는 영유아 보육·교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 확대와 질 높은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유보통합의 논의 중심에 영유아를 두고 그들을 위한 방향으로 논의한다면 남북통일보다도 어렵다는 유보통합을 의미 있게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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