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조강희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판매 중인 조화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전성을 시험한 결과, 일부 조화제품에서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인 단쇄염화파라핀이 준용 기준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5일 밝혔다.
조화는 인테리어 장식 및 화환이나 헌화 등에 많이 사용한다. 대부분 재활용이 어렵고, 사용 후 소각 또는 매립되지만 환경 내에 오랫동안 축적된다. 단쇄염화파라핀, 다이옥신 등 POPs는 자연 분해되지 않고 동식물 체내에 축적돼 생태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 유엔 환경계획 스톡홀름협약을 통해 세계적으로 저감 및 근절을 추진하는 물질이다.
조화의 POPs 함량 등 안전성 시험은 완제품에 대한 단쇄염화파라핀 등의 함량 기준이 마련된 유럽연합의 '잔류성유기오염물질에 관한 규정'을 준용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20개 제품 중 인테리어용 5개 제품(25.0%)에서 준용기준(1500mg/kg)의 2배에서 최대 71배에 달하는 3250mg/kg에서 10만 6000mg/kg까지 초과한 단쇄염화파라핀이 검출됐다. 조사는 인테리어용 10개, 헌화용 4개, 화환용 6개 등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단쇄염화파라핀은 눈과 피부를 자극하고, 면역체계 교란·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세계 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발암가능물질(2B군)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타 물질에 비해 환경에서 오래 잔류하며, 고래나 표범 등 상위 포식자일수록 체내 축적량이 많아진다.
우리나라는 '잔류성오염물질관리법'을 통해 POPs의 제조·수입·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POPs의 적용범위가 제품·완제품 내에 비의도적 불순물·부산물로 미량 존재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완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 및 기준이 없어 소비자가 실제 사용하는 제품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경우에도 단쇄염화파라핀이 혼합물 중량기준 1%(10,000mg/kg) 이상 함유된 것은 잔류성오염물질로 본다.
반면 유럽연합은 모든 완제품 내 단쇄염화파라핀 함량을 1500mg/kg 이하로 제한하고, 완제품에서 해당 물질이 검출될 경우 적극적인 리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유럽연합 신속경보시스템(RAPEX)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농업용 비닐커버에서 단쇄염화파라핀이 9900mg/kg 수치로 초과검출돼 리콜이 이뤄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자에게 자발적 품질 개선을 권고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플라스틱 사용 저감 등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조화 사용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다소비 제품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관계 부처에 제품 관리 감독 강화, 단쇄염화파라핀 허용기준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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