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 화학물질인 식품첨가물을 무분별하게 먹일 수는 없죠”
“우리 아이들에게 화학물질인 식품첨가물을 무분별하게 먹일 수는 없죠”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2.05.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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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이내라도 첨가물 반복 섭취는 '글쎄'...식품업계, 깐깐한 소비 추세에 맞춰 즉석밥 등 무첨가 제품 출시 '활발'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은 자녀들이 먹고 마시는 먹거리에 대해선 깐깐한 기준으로 선택하곤 한다. 특히 산도조절제, 향미증진제, 착색료 등과 같이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식품첨가물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 따져보고 제품을 선택하고, 제품 선택 이후에도 식품첨가물 섭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곤 한다. 식품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시한 기준 이내라면, 인체에 무해한 것'이라며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고 말하곤 한다. 과연, 이것은 맞는 말일까?

식품첨가물 섭취를 최대한 줄이려는 깐깐한 부모들이 늘고 있다. ⓒ베이비뉴스
식품첨가물 섭취를 최대한 줄이려는 깐깐한 부모들이 늘고 있다. ⓒ베이비뉴스

◇ 식품첨가물 섭취허용량 과연 안전할까?

식품첨가물과 허용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LD50’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LD50’(lethal dose for 50% kill)는 ‘반수치사량’이라고 부르는데, 쥐 등 동물실험에서 일정 기간 특정 물질을 투여한 동물의 50%가 죽을 때의 양을 의미한다. 식품첨가물에서는 LD50으로 측정한 첨가물 양의 100분의 1을 사람의 체중 1kg당 안전한 양으로 정한다. 그 다음 1일 섭취허용량(ADI: Acceptable Daily Intake)은 성인 50kg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LD50으로 측정된 양의 절반인 셈이다.  

그렇다면 식품첨가물의 1일 섭취허용량을 넘지 않는 가공식품은 매일 먹어도 안전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첨가물은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품목에 대해서만 기준과 규격을 설정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식품전문가들은 1일 섭취허용량은 특정 식품첨가물을 반복 섭취하거나 나아가 다른 식품첨가물과 함께 섭취하는 현실을 감안한 기준은 아니라는 한계를 지적한다. 한국인 1인당 연 평균 25kg에 달하는 식품첨가물을 먹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국민들도 ‘소비자의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식품첨가물을 34.5%로 가장 높게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별 생각 없이 '감칠맛 나는 라면 국물', '산도조절제를 넣어 미백 효과로 뽀얀 즉석밥' 등 수많은 가정간편식(HMR)과 가공식품들을 먹는다. 어떤 식품에는 40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들어가 있기도 한다. 첨가물들이 들어간 식품들을 하루에도 여러 종류를 먹게 마련인 탓에, 1일 섭취허용량을 넘지 않는 식품첨가물이 포함됐다는 점만으로는 쉽게 안심할 수 없다. 안병수 후델식품건강연구소 소장은 최근 펴낸 신간 「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국일미디어)에서 "어떤 안전검증 테스트도 중복 섭취를 가정해 연구하지는 않기에 특정 식품에 대한 1일 섭취허용량 기준만으로 결코 안전하다 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안 소장은 "단순히 ‘정부에서 안전허가를 받았으니 별 문제 없겠지’라고 판단해 식품첨가물에 범벅이 된 가공식품을 먹는다면 크나큰 오산을 범하는 것이다. 식약 당국의 안전허가는 섭취 후 즉각적인 병폐가 나오는지 아닌지 만을 검증할 뿐"이라며 "섭취 후 1~2년 내의 건강한 삶은 보장받을지 몰라도 평생 동안 당신이 먹은 식품첨가물이 당신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결코 보장해주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식품첨가물을 배제하려는 노력 끝에 출시된 하림의 ‘더(The)미식’ 즉석밥, CJ푸드빌의 '순, 카스텔라', 빙그레의 ‘요플레 이지드링크’. ⓒ하림, CJ푸드빌, 빙그레
식품첨가물을 배제하려는 노력 끝에 출시된 하림의 ‘더(The)미식’ 즉석밥, CJ푸드빌의 '순, 카스텔라', 빙그레의 ‘요플레 이지드링크’. ⓒ하림, CJ푸드빌, 빙그레

◇ "정부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소비자도, 기업도 달라지고 있다

육아를 하는 여성들은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이들에게 유해한 것을 먹일 수는 없다”며 섭취 단계에서 첨가물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팁들을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식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소르빈산칼슘이라는 합성보존료가 함유돼 있는는 어묵을 먹을 때는 뜨거운 물에 헹구거나 데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과 소시지에도 붉은 색을 내는 발색제인 아질산나트륨이 들어있는데, 뜨거운 물에 데치는 방법으로 식품첨가물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사카린나트륨이 들어있는 단무지는 찬 물에 5분 정도 담근 뒤에 먹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식품첨가물에 대한 무분별한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 업계에서도 건강한 맛 찾기에 눈을 돌리고 있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식품첨가물을 줄이거나 사용하지 않고 자연 재료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추세다.

종합식품기업 하림이 최근 선보인 ‘더(The)미식’ 즉석밥들은 미백 효과와 보존성을 위한 산도조절제나 미강추출물 등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지어 밥 본연의 풍미를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가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한 비법 원료인 쌀 막걸리를 활용한 자연 당 성분인 ‘쌀 발효당’과 인공첨가물 대신 ‘아카시아 벌꿀’ 등 재료를 이용해 만든 '순, 카스텔라'를 지난달 선보였다. 빙그레는 이달 초에 출시한 드링킹 요거트 ‘요플레 이지드링크’도 감미료, 색소, 향료 등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제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누가나 쉽게 식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소비자들은 이제 정부에서 제시한 기준 이내에서 식품첨가물을 사용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가공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식품첨가물 자체를 배제하려는 연구와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시장에서 인정받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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