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급성스트레스,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아동의 급성스트레스,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2.10.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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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외상 후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 아이
불편한 경험은 특히, 생명에 위협을 느낀 사고라면 공포감을 느끼기 때문에 심리기제인 회피와 도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불편한 경험은 특히, 생명에 위협을 느낀 사고라면 공포감을 느끼기 때문에 심리기제인 회피와 도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Q. 집 주변에 공사장 기계가 집으로 침범하는 사고가 있었어요.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인명 피해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복구하고 일상을 되찾았어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8세 딸아이가 불안해합니다. 심리치료가 필요할까요?

A. 
1. 외상 후 스트레스는 급성스트레스를 의미합니다

1) 급성스트레스는 일종의 질병으로 간주합니다

미국 정신의학회 APA에서 출판하는 서적인 정신질환 및 통계편람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은 급성스트레스를 질병코드 F43로 분류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사고는 생각보다 정서적 충격이 큽니다. 사고 직후는 충격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고, 일상에서 드물지 않게 경험하는 가벼운 교통사고의 경우도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게 되는 것과 유사합니다. 어떤 상황이나 사건이 발발했을 때 기분과 감각은 즉각적으로 느껴지지만 심리와 정서의 여파와 여운은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 더 선명하거나 확대되어서 재 경험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과거의 어떤 사건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정서적 경험은 시공을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2) 충격을 동반하는 경험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불편한 경험은 특히, 생명에 위협을 느낀 사고라면 공포감을 느끼기 때문에 심리기제인 회피와 도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회피는 현재 혐오 자극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미리 특정 행동을 함으로서 혐오 자극이나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되는 경우이고, 도피는 혐오 자극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는 반응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상하기 때문에 모임에 나가지 않는 행동이 도피입니다. 질문자의 경우는 집에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간다면 도피이고, 만약에 사고가 났던 그 곳을 필요 이상으로 장치를 마련하거나 사고가 났던 시간대가 되면 특정 행동을 한다면 회피입니다. 또 다른 심리기제는 해리인데 이는 기억을 가위로 잘라내듯이 삭제하는 것으로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특정 사건을 없애고, 인지를 왜곡시켜서 아예 기억을 못하는,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해리의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적으로 경험을 기억하면서 생활하게 됩니다. 

3) 사고 후 3주 정도는 급성스트레스로 인해 정서가 불안정합니다

사고를 겪었더라도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일상을 회복하게 되지만 간혹 악몽에 시달린다거나 불안과 강박적인 행동 패턴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신경이 예민해지기 때문인데 기질적인 이유이거나 사건 직후 대처가 충분하지 않았을 경우에 해당됩니다. 비교적 안정을 빠르게 되찾는다 해도 표면상 보이는 것과 내면은 다를 수 있어서 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향후 정서를 위해서 도움이 되고, 일상의 회복이 어려운 경우는 더 세밀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심리치료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받을 것을 권유합니다.

2.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일상의 유지합니다

1) 아동의 정서는 양육자와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평소에 안정된 정서가 형성되어있다면 사고 후 회복에 대해 크게 염려 안 하셔도 되고, 정서가 불안정했다면 각별한 돌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각별하다는 것은 유별난 행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면 평소의 생활을 유지하고, 적당한 대화를 나누면서 불안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해 주시면 됩니다. 사고를 잊기 바리는 마음에서 일부러 사고 이야기를 안 한다거나, 책임을 가해자에게 떠넘기는 표현, 반대로 피해자의 부주의를 탓하는 혹은 연민도 주의해야 합니다. 사건과 사실을 부정하지도, 확대하지 않으면서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대응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스킨십이 도움이 됩니다

스킨십, 접촉은 유 아동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아이가 불안해할 때 ‘괜찮아 다 지난 일이잖아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 걱정 하지 마’라는 표현은 도움이 안 됩니다. ‘그래 자꾸 생각나고 불안하지 근데 생각해봐 사고 후에 처리하고 정비해서 안전하게 다시 잘 생활하고 있잖아 다시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이번처럼 어른들이 잘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이와 같이 현실적인 대화가 막연하게 괜찮다고 하는 것 보다 아이를 안심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부모나 어른들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무방비 돌발 상황에서 아이는 그 누구도 자신을 지켜주지 못 한다는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이 ‘괜찮아’ 라고 하는 말이 아이에게 믿음을 주기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일관적으로 대해준다면 점차 나아질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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