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아이들의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었다
겨울방학, 아이들의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었다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2.12.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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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잘 쉬는 것도 경쟁력이다
겨울방학, 아이들의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었다. ⓒ고완석
겨울방학, 아이들의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었다. ⓒ고완석

“아빠, 또 다시 야구 경기 보려면 몇 밤 자야돼요?”

지난 11월 8일.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2022 프로야구 KBO리그는 랜더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6살 둘째아이는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프로야구 경기를 본다. 그 중에서도 두산 베어스 팬인 아이는 5살 때 까지만 해도 두산 베어스 경기만 챙겨보곤 했는데, 6살이 되면서 야구에 대해 더 관심이 높아졌고 이제는 그날 열리는 4~5개의 경기를 돌려가면서 본다. 혹여나 놀이터에서 밤늦게까지 놀게 되거나 친구 집에 놀러가느라 야구 경기를 못 본 날에는 경기결과라도 확인하고 잠이 드는 걸 보면 아이는 야구에 진심이다.

그렇게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이기에 랜더스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이를 기뻐하거나 축하하기 보다는 앞으로 야구 경기를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와 닿았나보다.

그렇게 2022 프로야구 KBO리그는 막이 내렸다. 내년 봄이 되어야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데 아이의 말대로 100여 일은 자야, 또 다시 야구경기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끝나고 다음 정규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을 스토브리그라고 한다. 스토브리그는 본래 미국 프로야구에서 사용되고 유래한 용어로, 프로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비시즌 기간 겨울에 스토브(난로)를 둘러싸고 팬들이 응원 팀의 선수계약, 다음 시즌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스토브리그에 선수들은 휴식 및 회복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자율훈련이나 팀 동계훈련을 통해 경기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한다. 아울러, 구단 역시 기존 선수나 코치진들에 대한 재계약 또는 방출을 결정하기도 하고, 새로운 선수를 신규로 영입하거나 트레이드 하여 전략을 보강한다.

한 해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아이들은 기나긴 겨울방학을 맞이한다. 봄방학이 없어지면서 최소 2개월 이상 주어지는 겨울방학은 아이들에게 있어 스토브리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있어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다음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있어서도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스토브리그인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첫째, 휴식 및 회복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한 해 동안 쉴 새 없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지칠 대로 지쳐 있다. 학업뿐만 아니라 학교생활과 친구관계 등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있을 것이다. 물론, 학기 중에도 짧게나마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가졌겠지만 충분한 쉼을 얻기에는 부족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굿네이버스에서 전개하고 있는 ‘아동 쉴 권리 옹호 캠페인 : 나도 쉼이 필요해’에서는 아동의 쉼과 여가 시간은 아동의 마음이 건강해지는 시간임을 강조하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동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둘째, 객관적인 진단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토브리그에 각 구단은 팀을 리빌딩하기 위한 진단을 한다. 올 한해 성적이 좋았다면 무엇 때문에 좋았는지,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진단을 할 것이다. 이 때 구단 관계자 및 감독, 코치진의 ‘감’을 믿기도 하지만 주로 데이터를 활용하여 객관적인 진단을 한다.

아이들 역시 겨울방학 기간 동안 한 해를 돌아보며 진단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학습에 대한 진단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과목을 힘들어하는지, 복습해야 할 과목은 없는지 등에 대한 진단 말이다. 성적표 등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다면 현재의 상황을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에 대한 진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아이의 마음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다. 한 해 동안 학교생활과 친구관계 가운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마음의 어려움은 없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심리검사나 심리평가 등을 통해 살펴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것들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방학이라는 스토브리그 기간에는 아이와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통해 아이의 마음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스토브리그인 겨울방학은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마치 야구선수들이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전략을 강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야구선수들은 겨울 전지훈련 한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 해의 성적이 좌우된다고 한다. 아이들 역시 겨울방학 동안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꿈을 향한 발걸음을 하기에 겨울방학만큼 좋은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어수선한 시기이지만 아이들과 기나긴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구체적으로 계획해 봐야 하겠다. 그렇게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내면 또 다시 아이와 함께 프로야구를 실컷 볼 수 있는 따뜻한 봄이 찾아오리라 믿는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열 살 딸, 여섯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5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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