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20~40대 10명 중 6명 "출산 의향 없다"
서울시민 20~40대 10명 중 6명 "출산 의향 없다"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2.12.3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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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저출생 대응 정책 과제 발굴 위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발표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서울은 어쩌다 가장 아이가 안 태어나는 도시가 됐을까? 서울시가 서울 시민 20~4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베이비뉴스
서울은 어쩌다 가장 아이가 안 태어나는 도시가 됐을까? 서울시가 서울 시민 20~4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베이비뉴스

서울에 사는 2040 성인 10명 중 6명은 출산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결혼해 아이 낳은 여성들은 처음에 남편과 동등한 '함께육아'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상상과 달랐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어쩌다가 가장 아이가 안 태어나는 도시가 됐을까. 2020년 서울시는 전국 광역시도 중 합계출산율이 제일 낮은 도시로 기록됐다. 그리고 그 이후 구체적 수치는 계속 악화했다. 지난해에는 합계출산율 0.63명으로 11월 기준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다양한 저출생 대응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일각에선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에 사는 20~40 시민 1118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저출생 대응 정책 과제 발굴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출산 결정에 미치는 요인을 가족문화, 직장문화, 돌봄 중심으로 연령과 성별에 따라 분석하고 저출생 대응 과제를 제안한 리포트를 30일 발표했다. 조사는 올해 5월과 6월에 걸쳐 이뤄졌다. 

조사에는 20대(32.9%), 30대(33.0%), 40대(34.1%)가 참여했다. 여성은 50.8%, 남성은 49.2%가 참여했으며 기혼(동거, 미혼, 사별 포함) 35.0%, 비혼은 65.0%가 조사에 응했다. 자녀가 있는 응답자는 28.3%였고 무자녀는 71.7%였다.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은 한국 사회의 직장·가족 문화와 저출생이 관련이 깊다고 봤다. 가족 문화는 3.35점, 직장문화는 3.42점(4점 만점)을 줬다. 같은 나이의 남성은 가족문화 2.92점, 직장문화 3.01점을 줬다. 20대와 40대 여성도 가족문화와 직장문화가 저출생과 연관한다는 것에 3점 이상의 점수를 부여했다.

특히 '직장 내 승진 또는 임금에서 성차별이 있다'는 문항에 남성은 각각 42.3%(승진 성차별), 39.1%(임금 성차별) 응답했으나 여성은 승진 성차별에 78.0%, 임금 성차별에 72.2%가 동의했다. 

전체 응답자의 63.8%는 출산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첫 출산의 경우 여성 25.5%는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남성은 '자녀 양육 및 교육 비용이 부담돼서'(25.0%)라고 응답했다. 이미 자녀가 있는 시민들 중 추가 출산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자녀 수에 만족해서'(남성 46.2%, 여성 36.7%)가 가장 많았다. 자녀 양육 및 교육비 부담은 그다음이었다.

 “나보다 나은 삶을 물려 줄 수 있으면 아이를 (더) 가질 수 있다”, “안정적인 집이 있으면 아이를 (더) 가질 수 있다” 는 항목에는 성별과 연령 불문하고 동의 정도가 높은 가운데, ‘긍정적인 미래 전망’은 여성이, ‘안정적인 집’은 남성에게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 "성차별·임금차별, 육아·가사 분담 해결 없인 여성의 출산 결정 기대할 수 없다"

한편 공평한 가사분담, 파트너의 적극적 양육 참여, 성평등한 사회 등이 출산의 전제조건이라는 응답에서 성별 격차가 나타났다. '파트너의 적극적 양육 참여는 자녀를 (더) 가지는 결정에 중요하다'는 항목에 30대 여성이 3.31점, 20대 여성은 3.29점(4점 만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재단은 "독박육아를 해결하지 않고선 여성들의 출산 결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출산과 돌봄으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파트너가 회사에서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야 자녀를 (더) 가질 수 있다는 항목에 여성들의 동의 수준이 높아 저출생 대응 정책에서 성평등한 가족문화와 직장문화에 대한 수요가 높음을 알 수 있다고 재단은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성평등한 사회가 출산의 전제조건이라는 응답에서는 3040 남성의 동의 수준이 2.46점으로 전체 항목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반면 성평등한 사회의 구체적인 내용에 해당하는 ‘출산과 돌봄으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 것, 파트너의 안정적인 일자리’ 등의 항목에서는 남성들의 동의 수준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재단은 전했다.

자녀를 가질 계획이 있는 남성이 출산 전 평등한 돌봄을 기대하는 비율은 57.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실제 유자녀 남성이 돌봄을 평등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33.5%에 불과했다. 또, 자녀를 가질 계획이 있는 여성 61.6%는 출산 전 평등한 돌봄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배우자와 평등하게 돌봄을 수행한다는 응답은 18.4% 수준에 그쳤다. 

또, 자녀가 있는 여성은 출산 전 법정근로시간에 맞춘 전일제(46.2%), 일·생활균형 제도를 쓸 수 있는 전일제 일자리(20.3%)를 기대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출산 후 실제 현실에서는 법정근로시간에 맞춘 전일제 일자리(30.4%)가 기대 수준보다 15.8%p 하락한 가운데, 전업주부는 20.9%p 상승했다. 

자녀가 있는 남성은 자녀를 갖기 전·후 기대와 실제에서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 가운데, 법정근로시간에 맞춘 전일제(58.9%)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일에 전념하는 전일제(30.4%)를 기대했으며, 실제에서도 법정근로 전일제 53.8%, 일 전념 전일제가 32.3%로 높게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여성은 '출산 전 평등한 돌봄에 대한 기대'가 43.7%, '본인이 돌봄을 주도하고 배우자의 조력을 기대했다'는 응답이 41.1%였다. 그러나 현실에서 평등한 돌봄은 18.4%로 감소하고, 돌봄을 전적으로 하고 있다는 응답이 32.3%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즉 여성들은 출산 전에는 평등한 돌봄을 기대하였으나(61.6%), 그 실현 가능성(48.6%)은 낮아져 실제 돌봄 분담이 쉽지 않다는 점을 예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자녀가 있는 남성 역시 아이를 갖기 전에는 '평등한 돌봄에 대한 기대'가 43.7%, '배우자가 돌봄을 주도하고 본인의 조력을 기대'했다는 응답이 34.2%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실에서 평등한 돌봄은 33.5%로 감소하고, 배우자가 돌봄을 주도하고 본인이 조력한다는 응답이 45.6%로 증가했다. 재단은 "남성들은 출산 전에는 평등한 돌봄에 대한 기대(57.4%)와 가능성(58.9%)이 높았으나 실제 자녀를 갖고 난 후 돌봄 참여와의 간극이 커졌다"고 말했다.

재단은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도시 서울' 비전 아래 ‘함께 일하고 돌보는 평등한 일터 조성’을 위해 양성평등 및 가족 친화적고용안정 보장, 함께 일하는 서울 가족 돌봄 지원 및 주거 관련 과제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일하는 양육자 고충 및 차별 사례 플랫폼 운영 ▲서울시 양성평등 직장문화 조성 ('서울시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 엄마아빠 육아휴직장려금, 2023년 9월 시행 예정) ▲서울시 양육자 시간 빈곤 지원 ('서울시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 임산부·맞벌이·다자녀 가정 가사서비스 지원 2023년 6월 시행 예정) ▲서울시 남성 양육자 돌봄 역량 강화 지원 등의 사업을 현재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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