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은 늘어났지만 자살률은 늘어났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났고 사회적 고립도도 높아졌다. 국민 1인당 여가시간은 늘어났지만 정작 문화예술 등 여가에 지출하는 비용은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안전한 나라'라고 하지만 아동학대피해경험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이 분석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이다.
통계청은 20일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를 발간하고 71개 지표의 시계열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 삶의 질 현황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삶의 질 변화를 진단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보고서는 통계개발원 홈페이지에, 개별 지표값은 지표누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국민 삶의 질 지표는 Beyond GDP의 일환으로 GDP 중심인 경제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고, 질적인 측면의 사회 발전을 측정하기 위해 작성됐다. 21세기 들어 ‘삶의 질’과 ‘사회 발전’ 측정에 대한 노력이 국제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다양한 Beyond GDP 지표들이 작성되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슈분석으로 ‘삶의 질과 행복에 대한 질적연구’ 결과를 통해 아동·청소년 및 청년이 생각하는 삶과 행복에 대한 다차원적 시각을 파악하고 이들의 삶의 질 측정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송준혁 통계개발원장은 “국민 삶의 질 보고서가 증거 기반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는 초석으로써 우리 사회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 수립 과정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고용, 가족, 건강 등 만족도 개선됐지만 독거노인 비율·아동학대 피해 증가하며 지표 악화
주요 통계 결과를 요악하자면 이렇다. 우선 전체 71개 지표 중 지난해 업데이트 된 지표는 62개다. 전기대비 개선지표 47개, 악화지표 14개, 동일지표는 1개다. 고용, 가족, 건강, 세부 환경영역별 만족도는 개선됐으나 독거노인 비율, 선거투표율, 학교생활만족도, 기후변화불안도 등 4개 지표는 악화했다. 사회단체참여율이나 비만율, 1인당 여행일수 등은 2020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자살율, 근로시간, 가구부채비율, 문화여가지출률, 자가점유가구비율, 범죄피해율, 아동학대피해, 부정정서 등은 전기 대비 악화됐다.
특히 아동학대피해 경험률은 ’21년 10만명당 502.2건으로 전년대비 급격히 증가했다. 아동학대피해 경험률은 2001년 10만 명당 17.7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2021년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증가했다. 반면 아동안전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00년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21년에는 10만 명당 2.2명으로 전년대비 0.2명 감소했다.
삶의 만족도는 ’21년(6.3점) 전년보다 증가했으나, OECD 국가 중에서는 하위권이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의 삶의 만족도는 5.5점으로 평균보다 0.8점 낮았다. 국제비교로 보면, 우리나라의 삶의 만족도는 5.9점(’19~’21년 평균)으로 OECD 국가 중 하위권으로 OECD 평균(6.7점)보다 0.8점 낮다. 일본(6.0점), 그리스(5.9점)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는 핀란드(7.8점), 덴마크(7.6점), 아이슬란드(7.6점)등 북유럽 국가에서 높게 나타났다.
국제지표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객관적 지표로는 상위권이나 주관적(질적) 지표 순위는 낮은 편이다. 국제비교 지표를 통해 최근 한국의 결과를 보면, 주관/객관을 혼용하는 BLI는 OECD 국가 중 중하위권(32/41), 11개 영역 중 시민참여(2위), 주거(7위), 교육(11위)은 상위권이나, 건강(37위), 공동체(38위), 환경(38위) 등의 영역은 낮은 편이다. 주관지표만을 다루는 WHR에서는 낮은 수준(세계 59/146, OECD 36/38)이며, 행복과 관련된 6개 요인 중 건강기대수명(3위), 1인당 GDP(26위)는 상위권이나, 부패(44위), 관용(54위), 사회적 지원(85위), 자율성(112위)은 중하위권이다. 단, 객관지표만으로 구성된 HDI에서 좋은 평가(19/188)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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