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5세 아동 사망... 후두염 치료받을 병원 없어서"
"서울 한복판에서 5세 아동 사망... 후두염 치료받을 병원 없어서"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3.05.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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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이 사건의 가해자는 소아청소년과 인프라 붕괴 방기한 보건복지부"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어린이날 연휴에 급성 폐쇄성 후두염 진단을 받은 다섯 살 A군이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의 이야기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다. ⓒ베이비뉴스
어린이날 연휴에 급성 폐쇄성 후두염 진단을 받은 다섯 살 A군이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의 이야기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다. ⓒ베이비뉴스

어린이날 연휴에 급성 폐쇄성 후두염 진단을 받은 다섯 살 A군이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의 이야기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다.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서울 군자동에 사는 A군은 갑자기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호흡이 가빠졌다. 구급차를 타고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지만 빈 병상이 없었다. A군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현장 출동 후 5곳의 응급실에 유선으로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병상이 없거나 진료할 수 없다고 거부당한 것. 다섯 번째 병원에선 '입원 없이 진료만 받겠다'는 조건으로 의사를 만나 '급성 폐쇄성 후두염' 진단을 받고 다음 날 새벽 귀가했다. 하지만 아이가 계속 증상에 힘들어해 전날 갔던 응급실에 전화했지만 입원이 어렵다는 말만 돌아왔다. 진료라도 받으려고 채비를 하던 아이는 갑자기 쓰러지고 응급실에 도착한지 40여분 만에 숨졌다.

SBS 취재에 따르면 A군의 진료를 거부한 4개 병원 중 첫 번째 병원은 국내 최대 소아과 응급병상을 갖췄지만 대기 환자가 많았고, 두 번째, 세 번째 병원은 소아 응급실이 따로 없는데다 성인 환자로 빈 병상이 없었다. 네 번째 병원은 야간 소아 응급환자를 진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섯 번째 병원은 소아과 당직 교수가 정상 진료했다. 입원이 안 된다고 했던 것은 직원의 착각이었다고. 12명이던 소아과 전공의가 최근 3명으로 줄었고, 그 상태에서 24시간 소아 응급실을 운영하다 보니 의료진이 번아웃돼 운영을 중단할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 사건에 대해 17일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 유소아청소년 의료 인프라가 근본부터 붕괴됐다"라며 "현장 상황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누누이 이야기해왔으나 보건복지부와 정부는 현실성없고 상황을 역주행하는 유소아청소년 의료 대책만 내놨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는 아이들이 숨지지 않고 살아가게 하는 아이들 건강 기본 인프라라고 목놓아 외쳤지만 보건복지부 등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묵살했다"라며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의대정원 확충이나, 소아 비대면 진료 확대나, 달빛어린이병원 확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료 병의원을 열어도 미래가 있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전공의 지원이 늘어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가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사회는 "한없이 무너져 내리는 유소아의료인프라를 현재 소아청소년과전문의의 힘만으로 떠받치는 게 너무 버거운 상태"라며 "이 사태의 가해자는 보건복지부와 관계 공무원이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면피하기 위해 의료진과 병원에 책임을 돌릴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어 의사회는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차관, 실국장 등은 즉각 사퇴하라"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어)숨지는 아이들에게 책임지는 최소한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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