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분리불안이 있을 수 있나요?
엄마도 분리불안이 있을 수 있나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3.06.19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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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가 없을 때 불안한 엄마
분리에 관해서 보통은 아이에게 해당되는 부분 위주로 보지만, 분리에서 오는 불안은 양방 모두에 해당된다. ⓒ베이비뉴스
분리에 관해서 보통은 아이에게 해당되는 부분 위주로 보지만, 분리에서 오는 불안은 양방 모두에 해당된다. ⓒ베이비뉴스

Q. 5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아이가 저랑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해서 분리불안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없을 때 제가 불안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의 불안이 전달되어서 그럴까요? 아니면 제가 분리불안이 있는 걸까요? 

A. 분리에서 오는 불안은 양방 모두에 해당됩니다

1) 자아분화를 이해합니다

정서적으로 과도하게 밀착되면 둘이 하나가 돼야 온전한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밀착 이전에 융합은 둘이라는 개념마저도 없이 둘이 하나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분화가 되기 전 단계인데 이때 분화는 미국 정신과 의사이자 가족치료 이론을 구축한 머레이 보웬(Murray Bowen)의 개념으로 한 개인이 그가 속한 가족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정도를 의미하고, 정신 내적으로는 사고와 감정을 분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대인 관계적으로는 자신과 타인 사이의 분화를 의미합니다. 

2) 개별성을 알아봅니다

- 분리에 관해서 보통은 아이에게 해당되는 부분 위주로 보고, 아이가 양육자와 떨어지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질문자처럼 그 반대의 경우를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아이의 분리와 불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개별성은 자아의 분화 수준에 따라 성취 정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개별성의 사전적 의미인 ‘사물이나 사람 또는 어떤 상황이나 현상이 각각 따로 지니고 있는 특성’을 일상에 적용해서, 책 보는 걸 좋아하는 정적인 엄마와 책은 흥미가 없고 장난감놀이,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아이의 경우를 살펴봅니다. 엄마 입장에서 책을 보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의 기질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혹은, 독서가 좀 더 가치 있는 것처럼 주입하는 우회적인 설득을 한다면 아이는 개별성을 성취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 어떻게 하면 개별성이 생활 속에서 온전하게 기능할 수 있을까요? 우선 아이의 놀이 욕구에 대한 공감적 태도가 필요하고, 엄마는 양육자로서 실천적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엄마 역시도 자신의 기질과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이해된다하더라도 실천하는 방법은 익히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지혜를 동원해야 합니다. 먼저, 엄마가 아이의 놀이에 진심어린 마음으로 참여하면서 재미를 느끼면 아이는 엄마와의 교감과 농축된 친밀감의 경험으로 엄마의 요구에 호의를 갖게 됩니다. 

- 이처럼 내밀한 정서의 교류가 이뤄지면 심리적 만족감으로 인해 상대의 입장, 바람에 관심을 갖고 인지하게 됩니다. 개별성의 특성은 어느 날 갑자기 융합된 둘이 따로따로 독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발달 과정을 거쳐 정성을 들인 결과물입니다. 

3) 개별성과 연합성은 공존합니다

연합, 둘 이상 함께 어우러지는 것과 개별,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의 조화가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단계를 충분히 거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별과 연합을 다음과 같은 심리와 정서, 정신 흐름의 과정을 염두에 두고 단계를 체크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 둘이 하나로 융합된 상태 -> 자신을 인식하기 위한 반사 -> 자신을 통한 상대를 인지 -> 따로 따로 분리된 각자의 자립 -> 개별성 성취 -> 교감을 통한 정서적 교류 -> 각각 따로 함께하는 제 3의 심리적인 공간 조성 -> 연합의 구조 형성 -> 상호작용으로 인한 협동, 조직화 가능 -> 창조적인 공동의 가치 산출 -> 개별과 연합의 공존   

B. 이렇게 해봅니다

아이와 분리된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낀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세세하게 구분합니다. 가령, 아이가 다칠까봐 친구랑 잘 못 지낼까봐 걱정이 되는 건지, 보고 싶거나 안부가 궁금한 건지 등 걱정이 되는 것과 궁금한 것을 나눠 봅니다. 불안의 특성은 사실을 알 수 없을 때 고조되는 면이 있어서 걱정과 궁금한 부분을 나누기만 해도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걱정되는 부분은 구체적인 상관관계와 타당 여부를 체크한 후 개연성이 없다면 안정될 것이고, 궁금한 부분은 아이의 사랑스런 모습을 상상하며 이미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개별성은 양육자의 불안 정도에 따라 성취단계와 기간이 정해질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과 교육학 석사, 동대학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에서 심리치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간이 평생 배워야 할 단 하나의 학문이 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철학과 소신으로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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