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검은모래해변 따라 제주 삼양동으로 떠나보세요"
“올여름, 검은모래해변 따라 제주 삼양동으로 떠나보세요"
  • 칼럼니스트 김재원
  • 승인 2023.06.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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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80. 시원한 바닷길 따라 즐기기 좋은 제주 삼양동

오늘은 여행객들에게 낯설지만 도민들에게는 친숙한 여름 피서지 삼양동을 소개하려 합니다. 검은모래해변으로 유명한 삼양동은 여름이면 그 즐거움과 매력이 배가되는 곳인데요. 싱그러운 짙은 녹음과 함께 시원한 용천수를 품은 푸른 바다는 청량감으로 가득합니다. 낮과 밤 언제나 즐기기 좋은 검은모래해변과 도심 속 걷기 좋은 원당봉 둘레길,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적지까지 하루쯤 삼양동 탐방에 시간을 투자해도 후회가 없을 텐데요. 무더운 여름 삼양검은모래해변과 함께 선사 유적지, 원당봉 둘레길, 샛다리물 등 도심 속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시원한 도보여행 코스를 통해 제주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 보길 바랍니다. 

검은모래가 유명한 삼양검은모래해변. ⓒ김재원
검은모래가 유명한 삼양검은모래해변. ⓒ김재원

먼저 찾아갈 곳은 ‘삼양검은모래해변’입니다. 해변의 반짝이는 검은 모래로 찜질하면 신경통과 관절염, 피부병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매년 여름이면 뜨거운 모래를 덮고 찜질하는 이색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모래찜질을 제주어로 ‘모살뜸’이라고 하는데 7월 중순부터 20일간 지역의 모살뜸 전문가들이 여행객들의 체험을 돕습니다. 한여름 태양에 뜨겁게 달궈진 검은 모래에 몸을 묻고 찜질하면 온몸에 쌓인 피로가 단박에 풀릴 텐데요. 한껏 달궈진 몸을 바다에 풍덩 담그는 순간, 더위가 언제 찾아왔는지 모르게 시원함만 남게 되겠죠?

석양이 비치는 삼양해변. ⓒ김재원
석양이 비치는 삼양해변. ⓒ김재원

낭만 가득한 삼양 해변의 저녁은요. 인생 사진과 결혼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사계절 내내 북적이는 곳이기도 한데요. 푸른 바다가 핑크빛으로 물드는 고요한 시간. 석양이 번진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꼭 남겨보시길 바랍니다. 삼양해수욕장은 오는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야간개장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하니 열대야를 피해 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밤까지 제대로 즐겨보며 어떨까요? 아참 올해 해수욕장 개장일은 7월 1일입니다. 바로 메모해두세요. 

샛다리물에서 차가운 용천수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김재원
샛다리물에서 차가운 용천수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김재원

다음으로 가볼 곳은 뼛속까지 스며드는 시원함을 자랑하는 용천수가 솟아하는 ‘샛다리물’입니다. 삼양검은모래해변 동쪽 끝에는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나는 샛다리물이 있는데요. 맨발로 모래찜찔을 하면서 걸어가도 15분이면 충분합니다. 이곳은 예로부터 마을 주민들의 식수, 목욕탕, 빨래터 역할을 했었습니다. 바닥의 돌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물이 깨끗하고 맑은 곳인데요. 여름철이면 동네 아이들과 더위를 피해 찾는 사람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물이 얕다고 얕보면 안 됩니다. 발끝만 살짝 담가도 ‘으악’ 소리가 날 정도로 온몸이 짜릿해는 차가움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평온한 벌랑포구 풍경. ⓒ비짓제주
평온한 벌랑포구 풍경. ⓒ비짓제주

이제 반대편 너머에 있는 ‘벌랑포구’로 가볼 차례입니다. 벌랑포구는 1년 내내 파도가 높고 거칠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 모습은 소박하고 정겹기만 합니다. 주변이 붐비지 않아 반짝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한가롭게 걷기에 참 좋은 그야말로 숨은 스팟인데요. 바람에 일렁이는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은 덤이고요. 낮 동안 뜨겁게 타오르던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는 그 시간이 벌랑포구의 진가가 발휘되는 시점입니다. 온종일 파랗게 빛나던 하늘이 때로는 보랏빛, 때로는 핑크빛, 또 주황빛으로 변하며 춤을 추는데요. 사랑하는 사람과 노을을 바라보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원당봉 불탑사 5층 석탑. ⓒ비짓제주
원당봉 불탑사 5층 석탑. ⓒ비짓제주

뜨거운 여름이지만 잠시 산책을 나가보죠. 삼양동에는 도심 속 오름 ‘원당봉’이 있습니다. 3개의 능선과 7개의 봉우리가 있어 ‘삼첩칠봉’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원당봉에는 사찰과 함께 보물 제1887호인 5층 석탑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현무암으로 축조된 이 탑은 1층의 기단과 5층의 몸돌이 좁아지는 특이한 양식으로 소담한 멋이 묻어나는데요. 원당봉은 다른 오름에 비해 경사가 완만하고 거리가 짧아 비교적 오르기 쉽습니다. 소나무와 그늘이 우거진 숲길은 오름을 오르는 내내 코끝에 상쾌함을 더하고요. 전망대에 다다르면 삼양검은모래해변과 사라봉, 별도봉까지 한눈에 조망이 가능한데요. 원당봉둘레길은 1.3km로 약 30분 정도 소요되니 한번 꼭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원당봉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비짓제주
원당봉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비짓제주

마지막으로 가볼 곳은 선사시대 유적이며 사적 제416호로 지정된 ‘삼양동 유적지’입니다. 삼양동에서는 청동기부터 초기 철기시대의 집터와 여러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제주지역 송국리형(청동기시대 농경문화) 주거문화 수용단계의 취락 흐름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적지이기도 한데요. 제주 공영관광지인 이곳은 실내 전시관과 외부 전시관, 선사 주거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내 전시관에는 유적지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과 마을의 주거 형태, 생활 모습을 그림과 모형으로 보여줍니다. 외부 전시관에는 발굴 과정에서 확인된 움집터와 원두막 건물터 등이 그대로 재현돼 있어 자녀를 동반한 여행객들은 꼭 한번 들러보길 바랍니다. 

삼양동 선사유적지. ⓒ비짓제주
삼양동 선사유적지. ⓒ비짓제주

올여름 검은모래해변 바닷길을 따라 제주 삼양동으로 꼭 떠나보세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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