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예민보스'인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예민보스'인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 칼럼니스트 박현숙
  • 승인 2023.07.2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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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의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낯선 것에 예민한 아이 육아법

Q. 4살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너무 예민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새로운 놀이 등 처음 접해보는 것에 대해 모두 예민하게 굴어요. 예를 들어서 어린이집에서 놀다가 새로운 선생님이 들어오면 잘 놀다가도 피하거나 울기도 합니다. 혹은 삼촌 같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어른이 집에 놀러왔을 때도 계속 쳐다보며 피해다닙니다. 새로운 것에 거부감이 있는 예민한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새로운 것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있고 예민한 아이의 경우, 기질적인 것이 이유인 경우도 있고, 과보호적인 양육태도로 인한 자율성 발달 부재 때문인 경우도 있다. ⓒ베이비뉴스
새로운 것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있고 예민한 아이의 경우, 기질적인 것이 이유인 경우도 있고, 과보호적인 양육태도로 인한 자율성 발달 부재 때문인 경우도 있다. ⓒ베이비뉴스

A.

아이들이 새로운 것이나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있고 예민한 경우는 크게 두 가지 경우입니다. 기질적으로 외부 환경에 대한 예민성이 큰 경우, 두 번째로는 과보호적인 양육태도로 인한 자율성 발달 부재 때문입니다.

첫 번째인 기질의 경우는 타고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모님이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에게 미리미리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셔야 합니다. 길고 장황하고 세세하게 설명하면 더욱 불안이 증가합니다.

보통 부모님들은 이런 상황일 때, “괜찮아, 여기는 무서운 곳이 아니야. 이거 해야지 씩씩하지. 이러면 형아가 안돼”라고 길게 설명할 뿐 아니라 다소의 위협(?)을 가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이에게 “용기를 내봐”라든가 “괜찮아, 왜 그래”라고 이야기 하면 아이는 더욱 불안해 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걸 못해내는 나는 용기도 없고 괜찮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되겠죠. 그러므로 이런 경우, “삼촌을 오랜만에 봐서 낯설지? 네가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삼촌하고 이야기 할 수 있어”라고 한 뒤 기다리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 기다리는 시기가 중요합니다. 엄마는 “이렇게 말했으니 좀 있다 하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암묵적으로 계속 요구적 태도를 보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틈틈이 “이제 삼촌하고 인사할까?”라고 말하실 수도 있죠. 하지만 제가 말씀드렸듯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가 안전감을 느낄 때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오늘 아이가 당연히 새로운 사람과 헤어질 때까지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이를 수용할 준비를 하고 기다리셔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완전하게 오랫동안 지속하셔야 합니다. 비록 1년이 걸리더라도요. 1년이 너무 길다고 느끼셔서 계속 아이에게 암묵적으로 요구하신다면 결국 커서도 해결이 되기 힘드니까요. 그리곤 마지막에 삼촌이 집을 나갈 때 아무렇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삼촌 가신다 인사하자”며 손을 흔드는 정도만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를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놀이터에서도 반복적으로 유지하세요. 

기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적응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과 어떻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과보호적 양육태도를 유지하셨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는 평소 양육태도에서 기인합니다. 아이가 무엇을 하든 부모님이(혹은 조부모님이) 밀착해서 다 해주는 경우입니다. 아이가 물을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물을 먹고 싶어하는 것 같으면 미리 주거나, 아이가 무섭다고 하면 괜찮다며 뭐든 말만 하면 다 해줄 것 같은 태도를 보이시는 경우, 아이의 눈길만 닿으면 바로 “이걸 원하는거지?”라며 가져다 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 나이면 아이가 혼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야 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서 신발을 신고 벗도록 기다려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가방은 스스로 메고 가기 등등 일상에서 아이의 일을 아이가 스스로 해내고 당연하게 해내는 연습들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동들은 만 18개월이 지나면 자율성을 획득하고 싶어합니다. 자율성의 획득은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자율성을 획득하지 못한 경우, 의존성이 더욱 커져 있는 상태가 되므로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에게 의존하려고 하고, 이 때문에 결국 낯선 상황이나 낯선 타인이 나타나는 경우 보호자에게 의지하려 합니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일을 아이가 스스로 해냈다는 점을 인식시켜 줄 수 있는 말들(“네가 스스로 해냈구나!”, “네가 결정했구나!”, “너 혼자서도 할 수 있구나!”)을 자주 해주셔야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고, 엄마의 말들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면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박현숙은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동대학원에서 아동심리치료전공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년이 넘는 임상경험을 통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기 힘들어 하는 것은 부모의 심리적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라는 점을 알게 됐다. 부모가 조금 더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코칭에 힘쓰며, 부모자녀 관계치료에 관심을 갖고 현재 심리상담센터 마인드카페의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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