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레벨테스트를 보고 원아를 선발하는 '영어유치원'은 전국에 144곳이 있다. 전체 중 17%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기인지교육이 분명히 아동의 건강한 신체적·정서적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유아를 대상으로 레벨테스트와 같은 한줄세우기 입학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마땅히 없어져야 할 비교육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어유치원의 일 평균 교습 시간은 4시간 57분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수업시간보다 길었다. 거의 중학교 수업시간과 같은 수준이다. 교습시간이 가장 긴 학원은 9시간 36분 내내 영어학습에 아동을 노출시키고 있었다.
국회 교육위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 제출 자료 분석을 통해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입학전 레벨테스트 실행 실태를 조사하고 자체 조사를 통해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교습시간 실태를 파악했다. 앞서 '영어유치원' 즉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운영 구조상 문제를 전직 강사 심층인터뷰를 통해 짚어보고,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갯수와 비용문제를 지적했다. 마지막 세 번째 자료에서는 교육과정상의 문제와 종합적 대책을 제시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현재 강남의 유명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이 4세 고시를 통과하기 위해서 개인과외를 받아야 하고, 기출문제, 예상문제, 합격수기까지 담겨있는 시험족보를 돈주고 사고 파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 2020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문의 70.4%가 조기영어교육에 대해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에서 전문의 대부분은 '조기 영어교육은 영유아 정서발달에 부정적(89.5%)'이라고 응답했고, 학습 효과도 낮으며(42.1%), 영어학습을 거부할 수 있다(21.1%)고 우려했다. 또한 조기인지교육을 받거나 받은 영유아들은 짜증, 분노, 공격성 등 감정조절의 어려움과 같은 정서문제(51.9%), 부모와의 관계 악화 문제(48.1%), 학습 거부와 같은 행동문제(40.7%), 증상들이 많이 나타난다고 전문의들은 답했다.
서울시 반일제 이상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일평균 교습시간은 4시간 57분(297분)으로 초등학교 수업시수(40분)로 환산하면 초등1,2학년 일평균 수업시간인 3시간 20분(5교시*40분)보다 1시간 37분 길었다. 또한 중학교 수업시수(45분)로 환산하면 중학교 1학년 일평균 수업시수인 4시간 57분(6.5교시*45분)과 같은 수준이었다.
교습시간이 가장 긴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월평균 학원비 상위 1위에 랭크되었던 버틀러어학원으로 일평균 9시간 36분(576분)의 교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유아가 하루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영어학원에 머무르는 셈이다.
사교육걱정과 김영호 의원은 "현재 누리과정(만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공통교육과정)은 하루 4~5시간으로 운영되나, 그 대부분의 시간은 아동중심 놀이·활동 위주"라며 "그러나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교육과정은 대부분 영어로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유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장시간 학습으로서, 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고비용‧장시간의 학습노동’은 물론이고 이들 학원에 레벨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개인과외를 받는 현상은 ‘아동의 삶의 만족도, OECD 최하위’ 국가의 참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아대상 학원에 관한 관리 감독 규정 정비 및 '영유아 발달권 보장을 위한 4법 개정'이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법 개정은 3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인지중심과목 자체를 교육하지 못하도록 하고, 만 36개월 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는 과잉교육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법에 따르면 1일 40분 이상의 인지교육이 금지되며 유아교육법, 학원법, 평생교육법, 영유아보육법에 해당한다. 사교육걱정은 "특히 2025년 유보통합을 앞두고 신설될 통합 법률에서도 영유아인권보장 및 과잉교육 방지를 위한 조항이 명시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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